싸이클에 몸을 싣고
청담동으로 작년에 이사온 이후에 싸이클을 구입했다. 청담공원을 거쳐서 영동대로를 가로질러 건는다. 청담나들목을 내려서면 바로 한강을 맞이한다. 오른쪽이 한강 상류이며 예봉산 검단산이 손짓을 한다. 왼쪽이 한강하류이다. 아침햇살에 반사되어 일렁이는 물결은 파노라마를 이룬다. 하늘로 치솟구치는 물고기는 어른 팔뚝만큼이나 크다. 살아있음의 찬가를 외치는 몸부림이 아닐까. 아침마다 강물따라 걷기가 하루의 일과로 자리매김을 한 것이다. 토요일은 고등학교와 대학동기들의 정기 만남이 있다. 일요일에서 토요일로 최근에 변경한 것이다. 일요일만은 자신의 스스로의 삶의 시간으로 환불한 셈이다. 가족과 손주들과의 만남의 기회이기도 하리라. 한강에는 보행로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신나게 바람을 뿌리며 페달을 밟는 싱그러움이 발동했나 보다. 싸이클을 인터넷으로 구입한 것이다. 국산중에서도 실용적인 모델이다. 헬멧과 장갑도 빠질 수가 없다. 80을 바라보는 노객이다. 옆에서 바라보는 아내는 걱정이 태산이다. " 나이를 생각해야지, 무슨 싸이클이야, 아직도 청춘으로 착각하고 있으니 ~~~ " 일주일에 한번은 페달을 밟기로 작정을 했다. 손자녀석 말마따나 " 할머니가 무슨 어른이야, 노인네지 " 노인네가 3,4십대의 젊은이로 착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난번 처음 때와는 달리 오늘은 그래도 한결 달려볼만 하다. 한강 탄천을 거스러 양재천 방향으로 향한다. 양재천에는 한강 자전거도로와는 달리 호젓한 분위기이다. 가끔 빠르게 스쳐 지나는 싸이클이 있을뿐이다. 자전거 전용으로 일방통행으로 안성마춤이 아닌가. 모처럼 스마트폰에 동영상을 담아본다. 움직이는 동작을 화면에 담기가 만만치는 않다. 개울에는 물오리들 몇마리가 짝을 지어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물속에는 팔뚝만한 잉어떼가 유유히 더위를 즐기는 모습이다.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30℃를 웃도는 무더위에 몸에 땀으로 범벅이다. 어름물을 보온병에 한가득 곶감도 두개 인절미도 서너조각 배낭속의 간식이다. 거푸 마셔대는 시원함도 잠시일뿐이다. 다리밑에서 한참을 숨을 고른다. 그윽한 섹스폰 소리가 페달을 멈추게도 한다. 영동6교 5교 4교 3교 2교 1교를 통과한다. 영동6교 밑에 주차를 하곤 대모산도 몇차레 오르내렸다. 좌측에는 구룡산과 청계산이 저 앞에는 관악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과천시 경마공원 방향과 양재천 상류 어느쪽으로 갈거나. 잠시 머뭇거리다 관악산이 손짓하는 상류로 향한다. 과천시 환경사업소가 보인다. 다리밑에서 가뿐 숨을 어름물로 달랜다. 왕복 마라톤 풀코스 정도는 되리라. 낮 12시즈음에 출발하여 다시 집으로 들어서는 시각은 저녁 다섯시를 넘어서고 있다. 다툼이 아닌 즐김으로 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여유로움이다. 뱃속에는 허전함이 팔다리 어깨 허리는 과부하가 걸린 모양이다. 걷기와 산행할 때의 근육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노쇠하고 녹슬은 관절과 근육에 기름으로 덧칠을 한다. 폐와 심장에 맑은 산소로 교체한 오장육부로 착각함은 어떨가.
2019년 7월 14일 무 무 최 정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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