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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육영수인데요, 아까 그 기자님이신가요?”♤ <2009-05-07 이의재(뉴스앤뉴스 논설위원)>
박정희 전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도 그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를 직접 만나본 다음에는 대부분 육 여사의 인품과 덕(德)을 높이 평가했다.
길재호씨가 공화당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 “구의동에 있는 공화당 연수원에 취재기자를 보내주면 고맙겠다”는 전화가 왔었다. 구의동 연수원으로 달려갔더니 다른 신문사나 방송국기자들은 한명도 없고 오직 서울신문사 기자뿐이었다. 길재호 사무총장의 안내를 받은 곳은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가 앉아 있는 연수원 별실이었으며 그 자리에는 역시 육 여사 외에 비서와 청와대 경호원뿐이며 기자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길 사무총장의 설명으로 그 날의 행사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대통령 부인에 대한 존칭을 결정해서 공포하는 행사였다. 이른바 어용학자들에 의해 “대통령부인에 대해 ‘영부인’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됐던 것이다.
▲고려대 초청 강연 모습(1968년 11월 21일). ⓒ 국가기록원
‘영부인’이란 너무 흔히 사용되는 칭호이기 때문에 오직 한분뿐인 대통령 부인에 대해서는 당연히 특별한 칭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부에서는 ‘국모(國母)님’이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모님’이란 칭호는 옳지 않으니 ‘경모(敬母)님’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존경하는 어머니’라는 뜻에서 ‘경모님’이라고 하면 국민의 반감도 없을 것이라 해서 결국 대통령 부인을 ‘경모님’으로 부르기로 하고 그 명명식을 공화당 연수원에서 갖게 됐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육 여사 자신은 그 의견은 물론 그런 행사를 갖는 것에 반대했기 때문에 정부 기관지인 서울신문사에만 연락하고 조용하게 행사를 치르기로 했다.
행사는 간단히 끝났으며 육 여사에게 인사를 하고 신문사로 돌아와서 기사를 쓰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무심히 수화기를 들었더니 “저 육영수인데요. 아까 연수원에서 만났던 그 기자님이신가요?” 너무도 뜻밖의 목소리에 “예, 그렇습니다”하면서 벌떡 일어섰다.
“저어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행사는 없었던 것으로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부탁합니다. 아무 기사도 쓰지 말아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전화는 그것으로 끝났다. 서울신문사는 정부 기관지였다. 대통령 부인의 말 한마디면 사장 이하 누구든지 갈아 치울 수 있었다.
그런 막강한 위치에 있는 육 여사가 비서를 시키지도 않고 자기가 직접 그것도 서울신문사장이나 편집국장에게 지시해도 될 일을 말단에 있는 일선기자에게 전화를 해서 기사를 쓰지 말아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다. ‘경모님’이라는 칭호는 그렇게 해서 쓰지 않게 됐지만 육영수 여사에 대한 존경심은 높아지지 않을 수 없었다. (글, 폄. 編: 동해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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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육여사님이 너무나 그리워 지는 요즘 대한민국입니다 ~~
그렇습니다. 세상이 이러니 더욱더 박정희 육영수 여사님이 그립네요.
경모님 멋지시고 정말 어울리는 명칭입니다.
육영수경모님 그립고 그립습니다.
살아계셧음 얼마나 대한만국이 빛이 낫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