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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제(墓祭) 또는 묘사(墓祀)
묘제를 묘사(墓祀), 세일사(歲一祀), 시제(時祭), 시사(時祀), 시향(時享)이라고도 한다. 묘제는 성묘의 발전으로 조상의 묘소를 수호하려는 의지가 오늘날까지 그대로 전승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묘제를 지내는 시기는 3월이나 10월에 날을 정하여 행사한다.
묘제는 기일과 관계없이 지내며 4대 봉사(奉祀)가 지난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는 묘제뿐이다. 그런데 후세에 오면서 속례로 방안 기제사를 지내는 봉사친에게는 묘제를 지내지 않고 친진조(親盡祖)에게만 지내게 되었으나 지방과 가문에 따라 기제사를 지내는 봉사 대상을 포함하여 모든 조상에게 묘제를 지내기도 한다. 묘제는 성씨의 시조로부터 묘소가 있으면 묘소에서 지내고 실전(失傳) 되었으면 설단(設壇)하여 묘제를 지내기도 한다.
기제사는 참제원이 당내친(堂內親)에서 멀어야 3종․4종을 넘기 어렵다. 그러나 시조․중시조․현조의 묘제는 참사자의 범위가 후손 모두로 훨씬 넓으니 수십․수백 명이 참제원이 운집하여 성황을 이루기 때문에 제사 지내는 절차를 정하여 기록 비치하여 행사(行祀) 때 집례가 제사의 절차를 창홀하면서 제사를 지내는 예가 많다. 묘제의 절차를 적은 것이 홀기(笏記)인데 이는 큰 묘사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가. 묘제(墓祭)의 진설
제물은 상석에 진설한다. 진설법은 기제사에서의 제상에 진설하는 것과 거의 같다. 상석 뒤에 혼유석이 있는데 거기에 지방이나 신주를 갖다 놓지 않는다.
향로와 향합은 상석 앞의 향안석에 놓으므로 향탁이 필요 없고 모사기는 띠 풀과 흙이 천연으로 있으므로 필요 없다.
묘소에 상석이 없으면 봉분 앞 평평한 곳에 깨끗한 자리를 깔고 제물을 차리고 향로와 향합을 앞에 놓는다. 천막이 있으면 쳐도 된다. 묘제는 묘지에서 지내므로 병풍․교위․신위 등은 필요 없다.
참사자가 많으면 홀기에 의해 행사하거나 사가(私家) 묘제는 홀기 없이 묘제를 지낸다.
나. 묘제(墓祭)의 절차
묘제 홀기는 지방마다 가문마다 묘소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느 묘제 홀기가 바르다는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여러 한문 홀기에서 보편타당성이 있는 내용을 정선하여 묘제 지내는 절차에 따른 한글 묘제홀기를 예시한다.
참석자가 많은 문중묘사(시조․중시조․입향조․파조)의 경우는 홀기를 읽고 홀기의 절차에 따라 묘제를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 묘제에는 홀기 없이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 일반적인 묘제 절차
1) 참사자서립(參祀者序立) : 모든 참사자는 묘소 앞에 나아가
항렬에 따라 서고, 헌관과 축관이 제자리에 선다.
2) 진설(進設) : 제수를 진설한다.
3) 강신(降神) : 초헌관은 꿇어앉아 세 번 향을 사르고 난 후 서집사가
잔반을 초헌관에게 주면 동집사가 술을 따른다. 헌관이 땅에
세 번 지우고 난 빈잔을 서집사가 받아 원 자리에 올린 다음
초헌관은 재배한 후 제자리에 간다.
4) 참신(參神) : 모든 참사자가 재배한다.
5) 초헌(初獻) : 초헌관이 묘위 앞에 나아가 꿇어앉으면 서집사가
잔을 초헌관에게 주고 동집사는 술을 따른다. 초헌관은 잔을
받아 정성껏 받든 잔을 서집사가 받아 원래의 자리에 올리고
정저(正箸) 한다. 메(밥)를 올렸다면 메의 뚜껑을 열고 삽시한다.
6) 독축(讀祝) : 축관은 초헌관의 왼편에서 동향해 꿇어앉아 독축한다.
이때 초헌관 이하 모든 참사자는 꿇어앉는다. 축관은 독축이 끝나면
제자리로 가고 참사자는 일어서고 초헌관은 재배하고 제자리로 돌아간다.
7) 아헌(亞獻) : 초헌과 같이 하되 독축은 없다.
8) 종헌(終獻) : 아헌과 같이 한다.
9) 삽시정저(揷匙正著) : 술 이외의 제수를 흠향하시도록 정저한 후
참사자는 부복이나 국궁 한 후 바로 선다. 〔메(밥)를 올렸으면
진숙수하고 국궁한다.〕
10) 하시저(下匙箸) : 수저를 거두어 내린다.
11) 사신(辭神) : 참사자 모두 신위께 재배한다.
12) 철찬(撤饌) : 집사자가 제수를 물리고 독축자는 축문을 불사른다.
•독축(讀祝)이 없으면 단헌(單獻)이다.『가례』나『사례편람』에는 묘제에 유식(첨작 : 삽시정저)의 절차가 없으나 대개 큰 묘제사는 유식을 행하는 경우가 많다.
다. 묘제(墓祭)축문(祝文)
1) 선대 묘제축(先代墓祭祝)
유세차경진시월기미삭초오일계해오대세손동수
維歲次庚辰十月己未朔初五日癸亥五代孫東洙
감소고우
敢昭告于
현오대조고학생부군지묘기서유역상로기강첨소봉영불승감모
顯五代祖考學生府君之墓 氣序流易 霜露旣降 瞻掃 封塋 不勝感慕
근이 청작서수 지천세사 상
謹以 淸酌庶羞 祗薦歲事 尙
향
饗
•경진 10월 초5일 오대손 동수는 오대 할아버님묘소에 삼가 고하나이다.
계절의 기운이 바뀌어 이슬과 서리가 내려 봉분을 적시기에 이것들을 쓸어 내리고 봉분을 바라보니 이에 감동하고 사모함을 이기지 못하나이다.
삼가 맑은 술과 여러 음식으로 제사를 드리오니 흠향하시옵소서.
2) 부 묘제축(父墓祭祝)
유세차경진시월무오삭초육일계해 효자영길
維歲次庚辰十月戊午朔初六日癸亥 孝子永吉
감소고우
敢昭告于
현고교장부군지묘 기서유역 상로기강 첨소봉영 호천망극
顯考校長府君之墓 氣序流易 霜露旣降 瞻掃 封塋 昊天罔極
근이 청작서수 지천세사 상
謹以 淸酌庶羞 祗薦歲事 尙
향
饗
•경진 10월 초6일 효자 영길은 아버님 교장부군 묘소에 감히 고하나이다.
절후가 바뀌어 이미 서리가 내렸나이다.
봉분을 우러러보니 아버님의 은혜가 하늘과 같이 크고 넓기 그지 없사옵나이다.
삼가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제수를 차려 놓고 묘제를 올리오니 흠향하시옵소서.
라 .망제(望祭)
사정에 의하여 조상 산소까지 못 가고 산소가 있는 쪽을 향하여 묘하(墓下)의 결지(潔地) 또는 재실(齋室)이나 집에서 지내는 제사를 망제(望祭)라 한다. 지내는 절차는 묘제와 같으나 지방을 모시고 축문의 내용은 망제를 지내게 된 연유를 쓴다. 망제 행사시 묘소에서 인향(引香)을 해 와서 행사(行祀)한다고 함은 속례(俗禮)인데 사정상 인향을 못해올 경우는 인향을 생략할 수 있다.
■ 묘제를 다른 장소에서 지낼 경우 묘제축(墓祭祝)
•경오 시월 십오일 효자 길동은 아버지와 어머님 묘소에 감히 밝게 고하나이다.
절후가 바뀌어 이미 서리가 내렸으므로 묘소를 청결하게 하고 바라보니 하늘과 같은 은혜 끝이 없습니다.
삼가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제물로서 공경히 제사를 올리오니 흠향하옵소서.
•경진 10월 초6일 오대손 동수는 오대 할아버님과 할머니께 감히 고하나이다.
계절의 기운이 바뀌어 이슬과 서리가 내려 사모함을 이기지 못하겠나이다. 오늘 비에 갇혀 묘소에 갈 수가 없어 망제로 행사하옵나이다.
삼가 맑은 술과 제수를 드리오니 흠향하시옵소서.
마. 산신제(山神祭)
산신제를 후토제(后土祭 : 토지를 맡아보는 신(神)인 후토에 대한 제사)라고도 하는데 조상 묘소가 있는 산의 신(神)에게 제사지내는 것이다. 산신제의 제수는 묘제와 같으나 묘제보다 감쇄하기도 한다. 묘제나 차례를 지내는 주인이 제주가 되기도 하고 주인 이외의 사람이 제주가 되기도 한다. 산신제는 묘지에서 가문에 따라 묘사를 지내기 직전에 혹은 지낸 직후에 지내기도 한다.
만일 같은 산곡에 상하 누대(累代)의 직계 또는 방계의 묘소가 있을 때는 최상위 묘소의 산신제만 지내고 그 외의 산신제는 지내지 않아도 된다. 산의 주령이 틀리거나 최상위의 묘소와 같은 날 행사가 아니면 산신제를 지낸다. 산신제의 장소는 묘지의 동북쪽에 제단을 설치하여 지내고 제수는 묘제의 제수보다 대개 간소하게 차린다.
1) 산신제의 절차
① 쇄소제단(灑掃祭壇) : 산신 제단을 깨끗하게 마련한다.
② 참사자 서립(參祀者 序立) : 참사자는 제자리에 선다.
③ 진설(陳設) : 제수를 진설한다.
④ 강신(降神) : 산신을 청하는 뜻으로 술을 받아 삼제하고 제주는 재배한다.
⑤ 참신(參神) : 참사자는 모두 재배한다.
⑥ 헌주(獻酒) : 술잔에 술을 가득 부어 올린 다음 젓가락을 시접에
가지런히 한다. 산신제는 삼헌하지 않는다.
⑦ 독축(讀祝) : 축관이 헌관의 왼쪽에서 동향하여 축을 읽는다.
축문을 읽고나면 헌관은 재배한다. 산신제는 곡이나 숙사 즉
국궁이 없다.
⑧ 사신(辭神) : 젓가락을 내린 다음 참사자 모두가 재배한다.
⑨ 철찬(撤饌) : 제수를 물린다.
2) 산신제 축문(山神祭 祝文)
선대묘제 산신축(先代墓祭 山神祝)
유세차경진시월기미삭초오일계해 유학박길동
維歲次庚辰十月己未朔初五日癸亥 幼學朴吉東
감소고우
敢昭告于
토지지신 박길동(제주성명) 공수세사우
土地之神 朴吉東(祭主姓名) 恭修歲事于
선육대조고학생부군지묘 유시보우 실뢰 신휴
先六代祖考學生府君之墓 維時保佑 實賴 神休
감이주찬 경신전헌 (또는 근이주과 지천우 신) 상
敢以酒饌 敬伸奠獻 (또는 謹以酒果 祗薦于 神) 尙
향
饗
•경진 10월 초5일 유학 박길동은 토지신께 감히 고하나이다.
박길동의 6대조 할아버님 부군의 묘소에 삼가 묘제를 받드온 바 때로 도우시어 신의 보우에 힘입고자 술과 안주로 경건히 전을 드리오니 흠향하옵소서.
2) 부묘제 산신축(父墓祭 山神祝)
유세차경진시월기미삭초육일계해 유학김철수
維歲次庚辰十月己未朔初六日癸亥 幼學金喆洙
감소고우
敢昭告于
토지지신 (제주성명) 공수세사우
土地之神 (祭主姓名) 恭修歲事于
선고교장부군지묘 유시보우 실뢰 신휴
先考校長府君之墓 維時保佑 實賴 神休
감이주찬경신전헌(또는 근이주과 지천우 신) 상
敢以酒饌敬伸奠獻 (또는 謹以酒果 祗薦于 神) 尙
향
饗
•경진 10월 초6일 유학 김철수는 토지신께 감히 고하나이다.
김철수는 어버님 교장 부군의 묘소에 감히 묘제를 받드온 바 때로 도우시어 신의 보우에 힘입고자 여기 술과 안주로 경건히 전을 드리오니 흠향하옵소서.
- 국가공인 실천예절지도사

향기로운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