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잘됐다"... '윤석열 주120시간 논란'의 역설
[이슈] '노동' 사라진 대선판... "윤석열 발언은 상징일뿐, 한국 사회는 기업의 시각이 지배한다"
21.07.22 06:28l최종 업데이트 21.07.22 06:28l
박소희(sost)
<오마이뉴스>기사원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60980&PAGE_CD=ET001&BLCK_NO=1&CMPT_CD=T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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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상가연합회 회장단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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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얘기지만, 잘 됐다. 트리거(방아쇠)가 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소속 류하경 변호사가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말했다. 그가 말하는 '이상한 얘기'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전 검찰총장)의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이다.
윤 예비후보는 19일자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업계를 만났더니 주52시간제 예외 적용을 호소했다며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라는 것"이라고 했다. 현장 노동자들이 원한다면 주120시간이라도 초과노동을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곧바로 '과로사회'에 맞지 않는 인식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관련 기사 : "사람 잡는 대통령 되려 하나"... 윤석열 '주 120시간 노동' 발언 파문 http://omn.kr/1uikp).
그런데 류 변호사는 왜 "잘 됐다"고 했을까? 점점 달아오르는 대선판에서 노동 의제를 꺼내는 후보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와중에, 노동문제가 돌출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논란' 전에는 흔적도 안 보이던 단어, 노동
당장 민주당만 해도 예비경선 TV토론의 최대 쟁점은 '1위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이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본경선 일정 시작이 9월로 미뤄지면서 후보 6인의 정책 토론도 연기되긴 했지만, 연일 캠프마다 경쟁자를 의식하며 내놓는 메시지에선 '노동'이란 단어를 찾기 힘들다. 2041만 명 임금근로자(2021년 6월 고용동향), 그들이 바로 유권자인데도 말이다.
그나마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노동 존중 대통령이 되겠다"며 '신고용 노동정책 구상'을 발표했다. 전통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육성 지원으로 일자리를 유지·창출하고, 산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비정규직 차별 해소,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등으로 새로운 노동질서를 세우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구상'이라는 제목처럼 청사진에 가까웠다.
2017년 대선 때 노동공약을 강조했던 소년공 출신 이재명 지사는 18일 '전환적 공정성장' 공약을 발표하며 "자본과 노동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지게 해 노동현장의 의욕과 노동생산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지사는 지난해 10월 21일자 <서울경제> 인터뷰에서 연구직 등을 예로 들며 "무작정 근로자들에게 '하루에 무조건 8시간만 일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 없다"고 했다. 한때 '주40시간제'를 추진했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경쟁자 이낙연 의원도 20일 "윤석열씨는 말씀을 하기 전에 현실을 제대로 보고 생각을 다듬어주시길 바란다"며 '주120시간 노동' 발언을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6월 28일 부품업체를 방문한 뒤 페이스북에 "반도체 대란, 물류 대란으로 힘겨운 데다 생산을 집중적으로 늘려야 하는 시기에 노동시간 제약이 겹쳐 고통을 겪는다고 하소연하더라"며 "노사가 합의하면 일시적으로 노동시간의 예외를 인정하는 실용적 유연성이 가미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과로사, 플랫폼 노동 등 이슈 넘치는데... "2017년 대선보다 후퇴"
윤 예비후보의 '주120시간 노동' 발언은 문제다. 그러나 이 발언을 비판하는 여권 주자들 또한 '주52시간제 적용 예외'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노동 분야의 새로운 의제를 내걸고 있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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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기사원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60980&PAGE_CD=ET001&BLCK_NO=1&CMPT_CD=T0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