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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주 올레 4, 3코스를
역방향으로 걸을 예정이다.
제주도 서북 방향에 있는 숙소에서 출발하여
동남 방향에 있는 비안포구로 이동하여야 한다.
숙소를 나선 시간이 6시 20분 경,
202번 버스를 타고 서귀포버스터미널에 내리니
8시가 넘어서고 있다.
다시 201번 버스로 환승,
남원포구입구 정류장에 하차한 시간이
8시 55분 이다.
제주 올레 4코스는 표선해수욕장에서 출발하여
비안포구에 이르는 19킬로미터, 난이도는 '중'이다.
남원해수풀장 앞 5코스 시작점,
4코스를 역으로 가는 출발점이다.
아직 철 이른 해수풀장이 방치되어있다.
해안도로를 따라간다.
멀리 서귀포 방향
희미하게 섶섬, 문섬이 보인다.
잠시 해안으로 숲으로 들어간다.
해안도로를 빠져 의귀천을 잠깐 거슬러 오르다
천을 건넌다.
해안도로를 지나는 태흥교다.
그 너머에서
의귀천은 바다에 합수하며 여정을 마친다.
코스를 잠깐 벗어나
하얀 등대를 사진에 담는다.
해안가 풀숲으로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다시 해안도로로 나와
태흥2리 포구 방파제를 향한다.
태흥2리 포구가
상당히 긴 방파제를 바다로 뻗고있다.
아직껏 눈에 익지않은
키 큰 종려나무가 이국 열대지방 바다를 연상케한다.
15킬로미터 지점,
역으로 가는 이들에겐 앞으로 가야할 거리다.
돌림노래처럼 "안녕하세요!",
인사소리가 정겹다.
수학여행을 왔는지,
아니면 인근 고등학교에서 단체로 자전거 라이딩에 나섰는지
한 동안 자전거가 무리지어 추월한다.
몇 일 전, 제주도에 계신 선배님께
맛있는 저녁을 대접받았던 어촌계 식당이다.
태흥2리 포구 내항이다.
옥돔이 유명해서
'옥돔마을'이라고 한다.
바다로 들어가는 길 끝에
낚시를 드리운 젊은 남녀가 보인다.
전통의 미를 살려 잘 지은 리조트 같은 건물이
남원하수처리장 이다.
태흥 3리 덕돌포구다.
포구 옆 용천수가 보인다.
커피잔을 든 돌하르방 뒤,
커피잔 모양 사진틀이 있다.
신흥리포구 방파제다.
그리 크지않은 규모의 신흥리 포구다.
해안도로를 빠져나온다.
일주동로를 횡단하여 산간으로 향한다.
성산읍 제 2 제주공항 건설과 관련
반대 입장에 있는 단체의 현수막이다.
건설에 대한 찬반 의견,
그 어느쪽에도 동조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서로간의 협력과 화해로 좋은 결정이 내려지기를 바란다.
어느 집 앞 작은 바위 위,
자연석에 용을 조각한작품이 눈길을 끈다.
주황색 올레 역방향 화살표는
오른쪽으로 가라한다.
신흥 1리를 이루는 자연부락 중
방구동에는 전해지는 얘기가 있다.
'고려시대 영천사를 중심으로
큰 세력을 가진 무리가 살고 있었다.
두 번의 큰 홍수로 터전을 잃고
터전을 옮겨 다시 마을을 이루었다.
뱀에 의해 큰 홍수가 왔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모든 도로는 삼거리로 만들고
거북이 지키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방구령'이라 하였다.
지금은 방구동으로 부른다.
뱀의 횡포를 거북이 막는다고 하여
당을 세워 지금까지 전해져오고 있다.'
제주올레 4코스를 검색하면서
'영천사'와 '거슨새미', '노단새미' 안내를 보고
찾아볼 생각을 했다.
인근에서 영천사 방향 이정표를 보고 확인하니
올레코스를 벗어나 산간으로
약 1.4킬로미터를 올라야한다.
특히 한라산으로 거슬러 흐른다는
거슨새미에 대한 소개가 흥미를 끈다.
송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건너기 전,
영천사로 길을 잡아 오른다.
송천 변 도로 안쪽,
감귤밭이 계속 이어진다.
송천이다.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다.
천 건너 보이는 사찰이 영천사다.
언덕 경사 높이를 이용해
단을 지어 건물을 지었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제법 넓은 연못을 가로지르는
난간없는 목교를 지나
대웅보전으로 올라가는,
법고가 있는 홍화루 아래
불경이 쓰여있는 원통을 돌릴수 있도록 되어있다.
아마도 윤장대처럼
글을 모르거나 불경을 읽을 겨를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경전을 읽는 것과 같은 공덕을 쌓을수 있는 장치로 보인다.
가장 안쪽, 제일 위에 있는
대웅보전이다.
법고가 있는 홍화루에서
아래쪽 건너편 정자를 향한다.
영천루,
이름처럼 신령스런 샘이 솟는 곳이다.
노단새미다.
노단은 오른쪽, 바른쪽을 가르키는
제주도 사투리다.
샘이 솟아 흘러 바른 방향,
즉 바다로 흘러간다.
옛날 제주도에 날개 돋은 장수가 태어났다.
그 소식은 점점 퍼지기 시작했다.
중국 황실에서 이 소식을 접하자,
두려운 마음에 호종단을 제주도로 보내
산과 물의 혈을 모두 뜨고 오도록 지시한다.
구좌읍 종달리 포구에 들어 온 호종단이
명혈을 뜨고 토산리에 이를 무렵이었다.
'너븐밧'에서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는데,
어떤 고운 처녀가 허겁지겁 달려오는 것이었다.
처녀는 매우 급하고 딱한 표정으로 하소연했다.
"저기 물을 요 놋그릇(행기)에 떠다가
저 길마 밑에 잠시만 숨겨 주십시오."
농부는 처녀의 말대로 거슨새미와 노단새미로 달려가
놋그릇에 물을 떠다가 길마 밑에 놓아주었다.
처녀는 그 물속으로 뛰어 들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바로 그 처녀가 노단새미와 거슨새미의 수신이었다.
농부는 의아해하며 밭갈이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호종단이가 왼손에 책 한권을 들고 농부에게로 다가온다.
그 책은 중국황실에서 작성해준
제주도의 명혈(名穴)을 그린 산록(山錄)이었다.
"여보, 말좀 물읍시다."
여기 '고부랑낭(고부라진 나무) 아래 행기물(놋그릇물)'이 어디 있오?"
"그런 물은 없는데요."
"아, 들은 바도 없단 말이오?"
"그렇소."
'고부랑낭(고부라진 나무)아래 행기물'이란
'길마 밑에 있는 놋그릇물'이란 말로
산록에는 수신이 이미 거기와 숨을 것까지 알고 적어 놓은 것이다.
호종단은 그것도 모르고 다시 한번 산록을 살펴보더니,
'여기가 틀림없는데, 여기가 틀림없는데...',
투덜대며 주위를 계속 샅샅이 찾아보기 시작했다.
찾다가 지친 그는 '쓸데없는 문서로고!'하며
산록을 태워버린 후, 서쪽으로 떠나 버렸다.
그래서 종달리에서부터 토산리까지는
호종단이가 물혈을 모두 떠버렸기 때문에 생수가 솟는 곳이 없지만,
이 마을의 거슨새미와 노단새미만 지금도 솟고 있다.
<출처 : jeju.go.kr/>
주변을 둘러봐도 '거슨새미'는 찾을 수 없다.
지도앱에서 거슨새미를 검색하니
이곳에서 21킬로미터 떨어진 오름을 표시한다.
아쉽지만 여건이 허락한다면,
아니면 다음 번 제주 나들이 때 찾아보자는 생각에
발길을 돌린다.
블로그 자료를 정리하며 검색해 본 거슨새미는
영천사 노단새미 동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슴을 확인한다.
이 샘은 용출량이 풍부하여
토산리 주민들은 물론 인근 가시리, 세화리, 신흥리 주민들도
현대식 수도시설이 갖춰지기 전까지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해왔다고 한다.
다시 올레코스로 돌아가는 길,
건천 송천 바닥이 석축을 쌓은 것 처럼 보인다.
생수 세 통을 가져갔지만
무인으로 쥬스를 파는 상점, 가격도 저렴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두 병을 챙기고 싶은데 한 병 밖에 없다.
혹시 안에 주인이 있는지 불러보지만
인기척이 없다.
이천원을 자물쇠가 채워진 함에 넣고
쥬스 한 병을 꺼낸다.
노란색, 당연히 감귤쥬스라 생각했는데
맛이 그게 아니다.
여행자를 위해
처마밑에 쉼터, 쉼팡을 만들어 놓았다.
믹스커피는 그냥 드시라는
주인장의 배려가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커피를 즐기지 않으니
마음에 스미는 온기만 가득 채운다.
돌아본 쉼팡 오른쪽 밭에
'거리왓'이라는 이름이 있다.
'왓'이 '밭'이라는 뜻이나
'길거리에 있는 밭'이라는뜻이 될려나?
계속 산간 밭길을 걷는다.
올레가 제주동로를 건너
토산 2리 마을 바닷가에 닿는다.
산수국이 연보라 예쁜 꽃을 피워올리고 있다.
지난 한 철 북적였을,
해안가에 풀장이 보인다.
바다 위에 주황색 테왁이 떠있다.
마을 해녀 몇 분이 물질을 하고있다.
토산포구 방파제가 보인다.
규모가 아주 작다.
차단봉으로 차량 통행을 막아놓았다.
윗쪽 종려나무 있는 곳으로
대명샤인빌 리조트가 자리잡고있다.
투숙객을 위해 조성한 해안가 숲으로
올레가 동행한다.
해안가 돌무지 위로
길이 이어진다.
정성을 다했을 돌탑이
위태로워 보임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터이다.
길은 다시 관리 잘된 해안가 숲길로 들어간다.
이번에는 NH농협 제주 수련원 아래
해안가 숲길을 따라간다.
길은 다시 해안가 마을길로 이어진다.
세화리 가마포구다.
꽤 넓어보이는데
어딘가 을씨년스럽다.
가마포구로 귀의하는 가시천이다.
역시 말라있다.
가시천을 가로지르는 길이다.
상류 방향 가시천을 건너는
일주동로 가마교다.
주차장 딸린 소공원이다.
방사탑과 해녀상,
도대불 '광명등'이 보인다.
무궁화속으로 노란꽃을 피우는,
제주도 일부 해안에서 자라는
멸종 위기 야생식물 2급인 황근 자생지다.
현재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대량 증식한
황근을 기증받아 2013년 식재하였다.
제주민속촌 이정표가 반갑다.
십 수년 전 부모님 모시고
들렀던 기억이 있다.
그 곳에서 구입한 풍경이
지금도 강원도 인제 집 처마에 매달려
바람부는 날 은은한 소리를 들려준다.
채취한 해산물 분류작업 하는 것을 보이는
해녀들이 해안가에 모여있다.
바다가 뭍으로 한창 들어온 만이다.
높고 낮은 돌무지가
호수 몇 개를 만들어 놓았다.
이 곳도 황근 복원지다.
갯가에 있는 습지, 갯늪이다.
바다로 이어지는 물길이 있어
테우도 맬 수 있는 넓은 늪이다.
제주민속촌이 1킬로미터 남았다는 이정표 오른쪽,
다시 해안가 숲길로 들어선다.
해안가 풀숲을 지난다.
화산석 돌무지 위에 길을 만들었다.
곳곳에 소망을 담은 돌탑을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해안가 호수다.
밀물과 썰물에 갇히는 어류와
서식지로 뿌리를 내린 해조류가 있는지
주위를 걸어다니며 연신 허리를 꺽는 사람이 보인다.
소공원에 객주리상이 설치되어있다.
객주리는 쥐치를 이르는 제주도 방언이다.
한 때 너무 흔해서 고기 취급도 못받던 쥐치가
지금은 당포마을의 상징어가 되었다.
표선 당케포구다.
옛날 폭풍우가 몰아치면 파도가 인근 마을을 덮쳐
설문대할망이 만들어 주었다는 포구다.
표선해수욕장으로 가는 해안도로다.
4코스 시작점 표지석,
오늘 여정의 기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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