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년 9월 26일 토요일 천마산
나홀로
교통편 : 전철로 상봉역에서 춘천행으로 갈아타고 천마산 역에서 하차하여 산행시작
다래 농장으로 하산하여 팔현리 계곡을 거쳐 오남 저수지를 지나 오남리에서
버스를 타고 사릉 전철역에서 전철을 타고 다시 상봉역과 군자역에서 갈아타고 귀가
https://www.ramblr.com/web/mymap/trip/371711/2378768
거리 12.1 km
소요 시간6h 16m 40s
이동 시간5h 30m 15s
휴식 시간46m 25s
평균 속도2.2 km/h
최고점 817 m
총 획득고도585 m
난이도 보통
미리의 자전거 여행
시간이 참 빨리도 지나간다. 벌써 다음주면 추석이다. 올 해는 늦은 태풍이 세 개나 지나간 데다 봄에도 늦추위가 왔던 터라 과일이 흉작이다. 회사에서 직원과 거래처에 선물할 과일 값이 만만치 않다. 배 한 상자에 5만원 사과 한 상자에 7만원 이렇게 혼합 세트로 십 이만원에 택배비가 4천원씩이다. 예전에 비해 거의 두 배가 된다.
올 해는 추석과 개천절이 이어져 있어 황금연휴라고 한다. 총 5일간 휴일이다. 미리는 추석연휴에다 3일의 연차를 더하여 총 8일간 연속으로 쉬는데 금요일부터 휴가가 시작된다. 금요일 아침에 고속버스 편으로 부산으로 내려가 일 주일 계획을 잡고 종주 라이딩을 시작했다. 나도 마음 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던 일인데 이렇게 직접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힘이 참 대단하다.
서해 어업지도원 월북 후 북한군에 의한 피살 사건
일 주일간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고 아직도 명쾌하지 않은 사건이다. NLL 부근 연평도 근해에서 어업지도선을 타고 근무하던 8급 공무원 (47세)이 19일 NLL 이북 지역에서 북한 군의 총격에 의해 살해되고 시신이 불에 태워진 사건이다. 북한 군인들간 오고 간 교신 내용을 감청하고 여러가지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우리 정부에서는 자진 월북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모든 정보를 공개할 수 없어 일반인들에게는 많은 의문을 남기고 있다. 개인 빚이 1천만원이 넘고 인터넷 도박 빚이 거의 3억원 되기 때문에 일단 월북의 동기는 빚에 쪼들린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월북했든 아니면 실수로 넘어갔든 종국에는 북한 군에 의해 사살되었고 또한 시신이 불에 태워졌다는 점에서 이를 막지 못한 정부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북한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차원에서 취한 조치라고 해명하면서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사과문이 전달되었지만 충격적인 사건은 암울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산행기
이번에는 가까운 천마산에 가기로 했다. 어제 미리가 자전거 여행을 떠난 데다 미리 계획했던 설악산 산행계획이 깨졌다. 소산 형님과 설산과 셋이서 신사 산악회에 금요 무박을 예약했다가 설악산의 통제구간이 많은데다 산악회 버스로 가면 제대로 된 산행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산악회 예약을 취소하고 자차로 가기로 계획을 변경하였는데 마지막에 여러가지 어수선한 분위기에다 주말에 비 소식도 있어 소산 형님이 계획을 취소했다. 금요일 밤에서야 불암산에 가겠다고 문자를 날렸다. 모두 각자 산행을 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가 보지 못한 천마산이 궁금했다. 몇 년 전에도 이 시기에 천마산을 갔었는데 그 기억을 되새기며 이번에도 반대편에서 산을 넘어올 생각을 가졌다. 천마산은 가까우니 늘 자동차를 이용하였는데 이번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천마산 역에 내려 지도를 보니 가까운 곳에 산행 들머리가 있다. 마침 나보다 조금 앞서서 등산 배낭을 메고 가는 사람이 있어 그 뒤를 따라가니 쉽게 들머리를 찾을 수 있었다. 큰 나무가 없이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잘 다듬어진 산길이다. 초입에 하얀 서양등골나물 꽃이 큰 무리를 지어 피어 있다. 개울가에는 땅에 떨어진 알밤을 줍는 사람들의 즐거운 아우성이 넘쳐난다.
근교 산들은 참 북적거린다. 가족 단위로 또는 친구들과 모여서 산행하는 사람들로 시끌거린다. 어떤 이들은 라디오나 음악을 크게 틀고 왕래하기도 한다. 이래 저래 사람들이 많으니 산에 와서도 코로나 감염을 걱정해야 한다. 꽤 많은 사람들이 산에서도 마스크롤 쓰고 다닌다.
천마산 역에서 오르는 코스는 처음이다. 한참 올라가 뾰족봉 바로 아래에서 주능선길과 합쳐진다.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꽃길을 꾸며 놓았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떠다니는 전형적인 가을날이다. 멀리 남동쪽으로는 용문산까지, 북쪽으로는 철마산 축령산 너머로 운악산까지, 그리고 남동쪽으로는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불수사도북)까지 시야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비록 하늘에는 구름이 두텁게 끼어 있지만 이렇게 사야가 맑은 날을 보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돌핀샘이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었다. 식빵과 커피 그리고 과일이다. 간단하지만 풍성하다.
하산길은 팔현 계곡으로 잡았다. 차를 두고 왔으니 어디로 가든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면 된다. 야생화가 많은 계곡 길이다. 봄철에는 노루귀부터 복수초 그리고 각종 바람꽃과 얼레지 등 각종 야생화가 피어 있어 꽃쟁이들로 북적대던 계곡이 한 여름을 지나고 나니 절간처럼 한산하다.
이제는 꽃이래야 투구꽃과 진범 뿐이다. 불과 2 주 전 쯤에 만발했던 듯 눈빛승마가 무거운 씨앗을 달고 흔들거린다. 투구꽃 종류 중에서도 씨앗 꼬투리가 세 갈래로 갈라진 것은 놋젖가락나물이라고 한다. 마치 덩굴처럼 긴 대공에 꽃이 마디 마디 피어 있다.
계곡 끄트머리에 내려오니 길 가에 야생화가 많이 피었다. 눈괴불주머니, 개여뀌, 물봉선과 노란물봉선 등 옛날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풀들이다. 꽃 이름을 알고 나면 귀하고 예쁜 꽃인데 말이다. 여뀌와 환삼덩굴이 우거진 묵밭 한 켠에 뚱딴지 꽃이 잔뜩 피어 있다. 돼지감자라고도 부르는 뚱딴지는 작은 해바라기 꽃이라고 불렀을 것이다. 몇 해 전에는 연인산에 오르다가 노랗게 핀 나래가막사리 꽃을 보고 돼지감자가 아닌가 하면서 뿌리를 캐 보고 나서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식물의 세계는 참 오묘하고 신비롭다.
내가 이 길을 택하게 한 한 것은 길 가에 있는 괴불나무 열매다. 작년에도 궁금했지만 이 나무 열매 익은 것을 보지 못했기에 지금쯤 익었겠거니 하고 찾아 온 것이다. 하지만 푸른 잎 사이 가지 양쪽에 달려있는 열매는 아직도 작고 딱딱하다. 괴불나무라면 빨갛고 탐스럽게 익었으려니 했는데 아직도 저런 상태라면 언제 익을지 짐작할 수도 없겠다.
다래산장을 지나 천변 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산 위에서 보던 오남 저수지가 나온다. 저수지 둘레로 산책로를 잘 만들어 놓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걷는다. 평소에도 이처럼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요즘 들어 코로나로 인해 집안에 갇혀 사는 것이 갑갑하다 보니 시간 날 때 이렇게 밖으로 나와 혼자서 걷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오남리로 나와 202번 시내버스를 타고 사릉 전철역으로 가 경춘 전철을 타고 상봉역을 거쳐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