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과 오복이야기

[녹림처사]

■ 설날과 오복(五福) 이야기 ■

이제 내일이면 설날이지요

'설날’이라는 말은

처음으로 마주하는 한해가 아직은 익숙하지 않고 낯설게 느껴진다하여

‘낯설다’의 어근에서 ‘설’이 유래했다고 하는 주장이 있으며

또한 설날의 어원을 ‘선다’로 보기도 하지요

‘시작하다’는 의미가 담긴 ‘선다’와 ‘날’이 결합한 ‘선날’이 시간이 흐르면서

‘설날’이 되었다는 설도 있어요

이 외에도 ‘삼가다’의 옛말인 ‘섧다’에서 설날이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지요

또 우리 조상들은 새해 첫날에는 나쁜 행동을 삼가며 행동과 마음가짐을 조심했어요

이러한 이유에서 설날을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가는 날’을 뜻하는

‘신일(愼日)’이라고 부르기도 했지요

설날 아침에는 새해를 맞아 새롭게 장만한 옷을 입었어요

‘설빔’ 혹은 ‘세장(歲粧)’이라고 부르는 새 옷을 입으며

좋지 않은 과거를 보내고 새해에는 기쁜 일만 가득하기를 빌었지요

설빔으로 단장한 후에는 차례를 지내고

차례가 끝난 뒤에는 온 가족이 모여 떡국을 먹었어요

그리고 부모님과 집안 어른께 세배를 올리고 성묘를 다녀 왔지요

그다음 주변 친척들과 이웃 어른들을 찾아뵈며 세배를 드렸어요

이때 세배하러 온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음식을 ‘세찬(歲饌)’이라 하였고

술은 ‘세주(歲酒)’라고 불렀지요

또한 설날에는 다양한 놀이를 즐겼는데

대표적인 설날 놀이에는 윷놀이, 연날리기, 널뛰기 등이 있었어요

설날에 떡국을 먹는 전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

떡국의 떡은 길게 뽑은 가래떡을 둥글게 잘라 만들지요

길게 뽑은 하얀 가래떡은 장수와 집안의 번창을 의미한다 하지요

또한 둥글게 썬 가래떡의 모양이 옛날 화폐인 엽전과 비슷하여

엽전과 닮은 떡을 먹으며 새해에는 경제적으로 풍요롭기를 기원하기도 했어요

요즘에는 떡국의 재료로 소고기가 쓰이지만, 예전에는 꿩고기로 육수를 내었지요 

당시 꿩고기는 귀한 음식으로 설날이 아니면 먹기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꿩고기를 구하지 못하면 설날 떡국에 닭고기를 대신 넣었는데

여기서 만들어진 속담이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생겨 났지요 

복조리는 음력 섣달 그믐날이나 정월 초하루날에 조리를 구입하여

대청, 안방 문, 마루 등에 걸어 놓음으로써 한 해의 복을 비는 풍속이지요

조리는 쌀을 이는 도구로 돌을 가려내고 쌀을 고른다는 것으로

곡식을 거둔다는 주술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정월에 복조리를 걸어 두면 일년 내내 집안이 풍요해진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세시 풍속이었지요

정월에 파는 조리를 특별히 복조리라 불렀으며 쌀속에 섞여 있는 이물질(돌)을 

걸러내고 쌀을 이듯 복을 건진다는 의미가 있어요

또 어느 지방에서는 정월에 조리와 함께 갈퀴를 사기도 했지요

이는 한해의 복을 취하거나 긁어모으길 바라는 믿음에서 생겨난 풍속이지요

그런데 

옛날부터 사람이 살아가면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다섯 가지의 복을 오복(五福)이라 했지요
중국 유교의 5대 경전 중 하나인 <서경(書經)>에 나오는 오복(五福)을 보면

♡️첫번째는 수(壽)로서
천수(天壽)를 다 누리다가 가는 장수(長壽)의 복(福)을 말했고

♡두번째는 부(富)로서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풍요로운 부(富)의 복(福)을 말했으며

♡세번째는 강령(康寧)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깨끗한 상태에서

편안하게 사는 복(福)을 말했다고 하지요

♡네번째는 유호덕(攸好德)으로 남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돕는 선행과 덕을 쌓는 복(福)을 말했고

♡️다섯번째는 고종명(考終命)으로 일생을 건강하게 살다가 고통없이 평안하게

생을 마칠수 있는 죽음의 복(福)을 말했다고 하네요

사람들은 이처럼 큰 복으로 여겼던 이 오복(五福)을

염원하기 위해 새 집을 지으면서 상량(上梁)을 할 때는 
대들보 밑에다가 "하늘의 세가지 빛에 응하여 인간 세계엔 오복을 갖춘다"는 뜻의

"응천상지삼광(應天上之三光) 비인간지오복(備人間之五福)"이라는 글귀를 써 넣기도 했어요

그런데 보통 서민들이 원했던 또 다른 오복(五福)으로는
1. 치아가 좋은 것 !
2. 자손이 많은 것 !
3. 부부가 해로하는 것 !
4. 손님을 대접할 만한 재산이 있는 것 !
5. 명당에 묻히는 것을 말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오복은 무엇일까요?

첫번째는 건(健)으로서 건강한 몸을 가지는 복(福)인데

무엇보다도 건강이 최고라는 뜻이지요

두번째는 처(妻)로서 서로 아끼며 지내는 배우자를 가지는 복(福)이라 하는데

늙어 죽을때 까지 서로 의지하며 지낼수 있는 마누라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세번째는 재(財)로서 자식에게 손을 안벌려도 될 만큼의 재산을 가지는 복(福)인데

큰 재산은 아니더라도 생활하는데 필요한 만큼의 재산은 있어야 한다는 의미 이지요

네번째는 사(事)로서 생활의 리듬과 삶의 보람을 가질수 있는 적당한 일거리를 갖는 복(福)인데

늙어서도 열심히 일할수 있는 일자리가 있다는 것은 큰 복이지요

다섯번째는 우(友)로서 나를 알아주는 참된 "친구"를 가지는 복(福)인데

늙어서도 마음을 터 놓을수 있는 친구는 천금같은 것이기에

이 다섯가지를 현대인의 오복(五福)이라 하지요

다시말해

현대인의 오복(五福)을 건(健), 처(妻), 재(財), 사(事), 우(友)라 하는데
이 중에서 가장 중시되는 것은 처(妻), 사(事)라 하네요

죽을때까지 마누라와 해로(偕老)할수 있다는 것은 복중에 복(福)이요

늙어서도 일할수 있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 하기도 하지요

이제 내일이면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지요

정치가 어수선 하여 침울한 명절이지만 

만복(萬福)과 함께 소원성취(所願成就) 하시기 바래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

[박서연(수필 작가)]

[녹림처사]

그래요 고마워요
이번설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