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은퇴이민 2기 56. 두 녀석(1)
방학이면 어김없이 손자녀석이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이곳에 온다. 영어 연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 나라는 15세 이하의 어린이는 부모 동반 없이 입국이 안 된다.
할머니나 다른 어른들과 함께 들어올 때는 공증 받은 부모의 동의서를 지참해야 하고 그나마도 입국 시에는 별도의 라인에서 부모가 동반하지 않았다는 요금을 우리 돈 약 10만원 정도를 별도로 물어야 한다.
참 불편하고 황당하기도 하지만 그게 이 나라의 제도이니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것 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가 있다. 일부러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와 주어야 하는 일가친척이나 어른 역시 비행기 표를 끊어야 하고 서로가 일정이 맞지 않거나, 데리고 롱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 또 귀국 절차 역시 어린이만 보내기는 다소 무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용하게 된 것이 UM Service이다. 이번에 우리 아이들은 아시아나 항공의 UM Service를 이용했다.
한국에서 비행기 표를 끊을 때 이곳의 보호자에 대한 인적사항을 자세히 신고한 후에 UM Service의 절차를 따르면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쪽 항공사 직원이 아이들을 맡아서 무사히 데리고 온 다음, 이쪽의 항공사 직원이 신고된 보호자에게 사무실에서 인계해 주는 방식이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에 불과한 우리 손자녀석과 친구가 바로 그 UM Service로 우리에게 왔다.
아이들이 오기 일주일 전쯤, 나는 휴대전화를 받게 된다. 엄청 빠른 영어로 나와 아이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다음, 만나는 장소와 시간을 알려준다. 그래서 약속을 하게 되고 그렇게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호기심과 긴장으로 눈망울을 또록거리며 들어서는 겨울옷 차림의 아이들을 사무실에서 만나 반가움으로 얼싸 안는다.
그래도 부모님 말씀만 믿고 생면부지의 이나라 저나라 항공사 직원을 따라 할머니를 만나게 된 녀석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그렇게 왔다고 해서 부모동반 없이 온 아이들이 내는 별도의 요금을 물지 않는 건 아니다.
출국할 때도 우리 나라와 다르다. 일반인들은 공항의 대합실 안에 아예 들어갈 수가 없다.
입구에서부터 e티켓을 확인하고 들여보내니 익숙지 않은 사람은 어른들도 불안해 한다. 우리니라처럼 안에 들어가 티켓팅도 해 주고 짐도 부쳐주고 오면 오죽이나 좋으련만 우린 아예 못 들어가고 떠나는 손님들만 들여보내니 불안하긴 우리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공항 useal fee 도 돈 주고 사야 한다.
다행히 UM Service는 만날 때처럼 사무실에서 아이들을 인계하니 직원들이 모든 걸 대행해 주고 비행기를 태워 준다.
그리고 귀국해서는 보호자를 만나주는 것까지 책임을 져 준다.
부모를 떨어져 6주 간의 긴 생활을 마치고 이곳에 올 때처럼 설레며 가는 녀석들.
무사히 잘 지낸 것에 감사하면서 그동안 항상 내게서 떠나지 않던 근심 걱정을 내려 놓는다. 그러면서 가슴이 또 텅 빈다.
휑뎅그레하게 집은 왜 이렇게 갑자기 더 큰지, 시원하고 서운하고, 그 새 벌써 그립고 , 그래서 빈 방을 자꾸만 열어본다.
입국하던 날 공항에서 (연말,시즌이라 등 장식이 화려함)
저녁에 일기 쓰고 있는 모습
주말의 즐거운 한 때
주말의 즐거운 시간
첫댓글 아이들이 얼마나 신이 났을까....
외국에게신 할머니댁에 와서 방학을 보내는 것이.....................
보람이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