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달라지는 것들이 많지요. 이를 알립니다.
여행 전날, 어머니는 아픈 손자 둘을 돌보았다고 합니다. 피곤하지만, 김희호 씨와 저를 위해 이 여행을 취소하지 않았습니다.
일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다른 일이 손에 안 잡히는 성격이라 하십니다. 느긋한 김희호 씨, 저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신 분입니다.
여행할 때, 함께하는 이의 성향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지요.
“다온빌 선생님이 거기 가면 호떡 먹으래.”- 김희호 씨
“내가 밀가루는 싫어하는데 호떡은 좋아해.”- 양어머니
“희호 커피 좋아하잖아. 커피 타임 하려고 가져왔어. 커피숍 가지 말고 커피 한잔 끓여서 먹자.”
어머님도 여행에서 있을 순간들을 기대하셨습니다.
봉이호떡 집에서 김희호 씨는 이리 말합니다.
“어머니가 사주시는 거 드실래요? 희호 씨가 결제할래요?”
“어머니가 사주는 거 먹을래. 마트 가서는 내가 결제할게.”
첫째 날 밤, 이리 말합니다.
“엄마가 머리 감겨줬어. 히히.”
김희호 씨가 준비한 잠옷을 건넵니다. “희호야, 고마워.”라 답하십니다.
딸이 준비한 잠옷 입고, 나란히 앉아 사진 남겨달라 하십니다.
둘째 날 아침, 어머님이 설거지할 때 이리 대화 나눴습니다.
“김희호 씨가 설거지할 줄 알잖아요.”- 이다정
“엄마가 해준대.”- 김희호 씨
친정집 놀러 온 딸처럼 마음 편히 어머니의 손길과 챙김을 받아들입니다.
우리 엄마니까 기댑니다. 나의 연약함을 다 드러냅니다. 그래도 큰일 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엄마는 걱정이 쌓입니다. 아직 알려주어야 할 게 한참 남은 어린 딸입니다.
숙소에만 있을 때도 어머님은 이리 말씀하십니다.
“희호 덕분에 앉아서(TV로) 여행하네.”
“비 오는 것 바라보는 것 좋아해.”
괜찮다고 말씀하십니다.
알고 보니 이 여행이 제가 계획하는 프로그램인 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다정 학생이 다 짜줄 거라 들어서 나는 따라가기만 하면 될 줄 알았지. 그런데 짜는 거 보니까 영 아니더라고.”
“제가 짜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어머니와 희호 씨의 여행이었어요. 오히려 어머님이 의견 많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럼 다행이네요.”
“안쓰러워서.”
짐 들고 가는 딸이 안쓰러워 보여 대신 메려 합니다.
청주로 돌아와 저녁을 먹습니다.
반찬이 나옵니다. 감자샐러드, 김희호 씨 앞으로 놓아주십니다. 김희호 씨가 좋아하는 반찬이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희호와…감사합니다.” 매번 식기도, 감사기도 하셨습니다.
청주로 돌아가는 차편을 자신이 결제하고, 집 가는 방향이 아닌데도 내수까지 가는 버스를 함께 타셨습니다.
피곤하더라도 어린 두 딸을 끝까지 책임지십니다. 끝까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흰 스케치북을 하나 샀다’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냥 그랬어.”, “그래도 괜찮았어.”- 양어머니
네, 아직은 채워진 게 없어 밋밋합니다.
이리 여행한 것은 처음이었을 겁니다. 다음 여행에서는 더 많은 의견을 낼 수 있겠지요.
어머니도, 김희호 씨도.
2024년 7월 8일 월요일, 이다정
※김희호, 여행, 24-3, 여긴 택시 안 잡혀요
※김희호, 여행, 24-4, 저녁은 먹어야지
※김희호, 여행, 24-5, 학생을 위해서
※김희호, 여행, 24-6, 희호가 할 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