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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째 왕복 100㎞ 오가며 야학 봉사
중등교육과정 어머니뻘 10·청소년 2명
검정고시 사회과목 모두 합격선 “너무 감사”
여건이 허락하는 한 계속할 예정
공군방공관제사령부 8351부대 전자중대장 이수안 중위가 솜리야학에서 열강하고 있다. 부대 제공 |
“학생들이 다 제 어머니 같고, 고교 시절 방황하던 저 같아서 더욱 힘을 내게 됩니다.”
공군방공관제사령부 8351부대 전자중대장 이수안(학사130기·27) 중위는 매주 목요일 밤 중대장에서
교사로 ‘변신’한다. 일주일에 한 번 부대에서 50㎞나 떨어진 전북 익산의 솜리야학에서 사회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일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가기엔 만만찮은 거리지만 이 중위는 지난해
8월부터 9개월째 꾸준히 왕복 100㎞의 거리를 오간다.
이 중위는 지난 2013년 6월 임관 당시부터 봉사의 의지를 다졌다. 순탄치 않았던 학창시절과 장교가
되기까지 겪은 우여곡절 때문이었다.
“인문계 고교에 다니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죠. 그런데 IMF로 가세가 급격히 기울면서 도저히 학교에
다닐 수 없어 눈물을 머금고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난생처음 어떻게 살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하며 방황하던 중 정예 항공전문인의 산실인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를 알게 됐다. 공군 부사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 학비 부담 없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점에 끌렸다. 다행히 합격해 열심히 생활한 끝에 부사관으로 임관할 수 있었다.
공군20전투비행단에서 군 생활을 시작한 김 중위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 ‘장교가 되고 싶다’는
꿈이었다.
또다시 공부에 매진한 그는 엄격한 심사를 거친 끝에 위탁교육 대상자로 선정돼 대학 4년을 마치고
마침내 장교로 임관하게 됐다.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받았죠. 봉사를 통해 되돌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라
중대원들을 자신감 있게 지휘통솔하는 부분이 부족하다 생각했고, 강단에 서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요.”
봉사가 업무의 피로도 날려버릴 만큼 즐겁다고 이 중위는 말했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수업할 때가 잦거든요. 하지만 불을 뿜듯 강의하고 나면 힘이 들어도 정말
행복합니다. 학생들이 이해했다고 느낄 때면 뿌듯함이 배가되죠.”
여가를 활용해 수업 준비도 열심히 한다. EBS 스타 강사들의 강의를 유심히 보며 교수법을 익히고
유명 역사만화인 WHY 시리즈를 탐독하며 이해하기 쉽게 강의할 방법을 연구한다. 사회 교사지만
교과서 내용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보이스피싱·단통법 등 최근 이슈가 되는 사회 현상도 함께
설명하며 학생들이 거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등교육과정 12명을 가르치는데 어머니뻘 여성이 10명, 학교를 중퇴한 청소년이 2명입니다.
어머니들께선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수시로 전화해 질문할 정도로 열성적이세요. 정성껏 가르쳐
드리려고 노력해요. 제 어머니께도 그렇게 살갑게 못 하지요.”
자퇴한 학생들에게는 절로 감정이입이 된다고.
“학생들에게 ‘검정고시 보는 처지라고 기죽을 필요 없다’고 격려하면 시큰둥한 목소리로
‘저희 맘 아세요?’라고 반문합니다. 그때 제 자퇴 경험을 얘기해 주면 훨씬 표정이 누그러져요.”
열심히 가르친 덕분에 지난 12일 있었던 검정고시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이 중위는 자랑했다.
“가채점 결과지만 12명 전원이 사회 과목에서 80점 이상을 받았습니다. 전체 평균이 60점을 넘으면
합격인데 사회 과목에선 다 합격선 이상인 셈이라 너무 감사합니다.”
물론 이 중위가 봉사활동에만 열심인 것은 아니다. 지휘관인 정희두(중령·공사45기) 대대장이
“자신의 임무 외에 영역이 모호한 업무까지 도맡아 하는 이 중위 같은 간부가 있어 든든하다”고 칭찬할
정도로 본연의 임무에 누구보다 충실하다. 여건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야학 봉사를 계속할
예정이라는 이 중위는 다른 장병들도 자신과 같은 기쁨을 누려보길 권했다.
“야학은 우리 교육제도 안에서 가장 낙후한 부분입니다. 우리 군의 인재들이 관심을 둔다면 뒤늦게
배움의 꿈을 키우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단, 꾸준히 할 분들만 도전해 주세요. 한두 번 하다
힘들다고, 바쁘다고 그만둬 버리면 학생들이 상처를 받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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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봉사하는 마음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저희집 생도도 학생들을 지도하는데,그저 고맙고 기특하기만 합니다.
저희 아들은 중학교 2학년 입니다.
파일럿이 꿈인데... 아직은 스스로 할일들을 잘 하지못하여 걱정입니다.
가정상황상 중학교를 기국학교로 가야할것 같은데...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있다면 도움을 받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