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배려한다는 것은 나보다 먼저 상대방을 위하는 따스한 마음입니다. 누군가를 배려한다는 것은 좋아하는 관계를 떠나 알지 못하는 낯선 회원들을 향할때 더 진한 감동으로 전해져 옵니다.서로 어우러져 뛰는 세상 작은 배려가 하나하나 쌓여갈때 우리가 뛰고 있는 공간이 얼마나 아름답게 변하는지...
오늘 작은 배려 하나로 후배님 마음도 따스함으로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그날 많았던 잔소리 이해 하시기 바랍니다.
붙임: 몇Km 달렸다.6시간 달렸다 하는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달리기는 평생을 즐기면서 뛸 수 있다. 지금 당장 빨리 멀리 뛰는건 중요하지 않다. 제일 중요한건 올바른자세다. 올바로 뛰기 위해서는 올바른 걸음걸이를 배우기 바란다.
꿈에 그리던 첫 LSD 완주,
장~장~ 6시간을 오직 달리는 데에만 몰두했다.
나 생전, 이렇듯 어디에 열심히 매달려 본 적이 있던가.
오직, 정말 오직 뛰기만을 하면서
하루 중 반나절을 온통 그렇게 달렸다.
새벽 4:30분 경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아직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씻고 옷 갈아입고 운동화 끈을 메고
새벽 공기를 뚫고 도로를 씽씽~운전하며
5시 반이 조금 지난 이른 시각, 동백섬에 도착했다.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고, 어리둥절 했는데...
저기서 몸 풀고 있는 구용운 선배를 봤다.
무척 반가웠다.
언제 오셨는지 어둠을 뚫고 서 계신
하덕식, 안찬기,도기정, 김도수, 김문겸, 이상금. 이종섭 선배님들께서 서 계셨다.
그 뒤를 이어 효마클의 회장님, 총무님께서도 오셨다.
쭉 둘러서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단체사진 찍고(사진은 회장님글 추석맞이 LSD훈련에 있음)
그룹별로 나뉘어 (5,6,7분대)
출발을 했다.
(정확한 코스는 용운 선배 글에 있음. 난 잘 모르겠음)
뛰는 곳곳이 아름답고... 한적하고... 어찌나 고즈넉하던지.
어찌 이런 아름다운 곳도 다 있었나! 싶을 정도로 경치가 좋았다.
6시간을 달렸지만 지겨움일랑 모르면서 뛰었다.
경치도 한 몫을 했지만,
그 보다 앞서
동백섬에서, 출발할 때 부터 도착하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내 옆에서 세심하고 자상하게 페이스 메이커를 해 주신
김도수 선배님 덕분이었다.
그렇게 오래 6시간을 달리는 와중 옆에서 줄 곧
뛰는 자세와 살아가는 일상의 얘기를
재미있게... 진솔하게... 털어 놓는 선배님의 소탈함에
그만 푹(?) 빠져 있었다.
뛰시는 뒷모습은 아직도 청년 같으셨다. 히히.
간식거리가 군데 군데 제공되어 아침을 그르고 온 나에게
또다른 행복함을 선사해 주었다.
휴식 장소에서 열심히 물, 바나나, 초코파이, 영양갱을
꼭 꼭 챙겨먹으면서 에너지를 비축했다.
그렇게 긴 시간을 자원봉사하시는 런너스 클럽의 사람들...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었다.
얼마를 뛰었던가?
저 멀리 태종대가 내 눈 앞, 가까이 와 있었다.
오륙도와 함께.
신선대 위에서 본 절경이란 말로 다 표현못할 정도였다.
무지 아름다웠음.
간간히 소리없이 뿌리는 가을 비를 얼굴 가득 맞으며
지칠 줄 모르고 달렸다.
나와 도수 선배는 반환점에서 돌아오는 와중에
길을 잘 못 들어 한 참을 헤메어 다녔다.
(나중 생각하니 헤메인 그 동네가 바로 나병환자 촌 이었음. 달걀농장과 가구점들이 즐비해 있었음.)
나와 도수선배는 헤맨 거리를 합친다면
아마 오늘 참가한 선수들 중
가장 긴 거리를 달린 셈이 되었다.
도수(고수?) 선배와 함께 뛸 수 있었던건 나에게 행운이었다.
이제 어떤 무엇도 두렵지 않은
삶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났다.
마지막, 얼마남지 않았을 땐
내 다리가 내다리가 아니었다.
아무런 감각도 없이
그냥 툭, 툭,
땅을 차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내 모습을 보았다.
온 몸, 고통이 따랐지만,
그 고통에 주저치 않고 그 고통을 즐기면서,,,
고통과 함께 나아가라는
도수 선배님의 말이 아직도 귀에 들리는 듯 하다.
그래 맞아! 고통과 함께 그 고통을 즐기면서...
결국엔 내가 해냈구나!
울산에서의 첫 하프 완주도 정말 잊을 수 없지만,
첫경험, LSD 완주는 아마 평생 머리 속에 남아
힘들고... 삶에 지칠 때
한 번씩 꺼내어 내 삶에 활력과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리라 생각든다.
사랑한다. 마라톤을.
문득, 김병호 회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10km 뛴 사람은 하프 완주자를, 하프는 풀 완주자를 부러워하는데,
풀 코스 완주한 사람은?
모든 인간을 사랑한다란 말.
나 또한 실감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생겼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모든 인연들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