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루카2,1-14)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는 그 날 밤을 말씀을 따라 그려봅니다.
요셉과 마리아의 상황은 험난하고 불안하고 아주 위급하였고
차가운 기운이 가득한 배척의 분위기 입니다.
그러나 목자들이 등장하는 다른 장면은
두려움은 있지만 천사들이 비추는 빛이 있습니다.
천사들은 두려워하는 즈카리야에게도 두려워하지 말고 기뻐하라고 한 것처럼
목자들에게도 두려워 말라고 하며 기쁨의 소식을 전합니다.
고대하던 구원자의 탄생을 듣게 되는 이는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이었습니다.
목자들은 ...
천사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찬미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들려주시는
하느님의 마음이 들려옵니다.
“어둠 속에 앉아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이사 9,1)”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14)”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
과연 어떤 사람일까? 어떤 부류의 사람들일까?
물론, 나이며 우리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오늘 말씀 안에서 그 주인공을 따라가보자!
그들은 목자가 아닐까?
최초로 그리스도를 계시받은 이,
그들은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떼를 지키는 목자(8절)들이다.
이 큰 소식을 유력자가 아닌 힘없는 목자에게,
자신의 일에 충실한 이들에게 계시하신다.
그들이 목자가 아니고 권력자였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기뻐하며 전할 수 있었을까?
큰 위협을 느끼고 불안해 하지 않았을까?
그런 이들에게 주님의 천사가 오시고 주님의 영광이 두루 비춘다(9절)
몹시 두려워하는 그들에게 계속 증거해 주신다.
하늘 군대의 찬미까지 목격하게 해 주신다.
이들을 마음에 들어하심을 알 수 있다.
뭔가 가지고 있음, 누리고 있음은 새로움의 적이 될 때가 있다.
움켜쥐고 있는 내,외적인 사정들과 물질들이
그분 만남의 방해가 됨을 알고 있지만
욕심을 부린다.
그 욕심을 내리고 그분께 주시는 평화를 누리고 싶다.
그분 마음에 들고 싶은 욕심만 빼고...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마르타 할머니는 가난한 시골로 시집와 농가의 셋방을 얻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우연히도 주인집 아주머니와 같은 달에 아이를 가졌습니다.
같은 달에 같은 집에서 아이들을 낳으면 한 아이가 죽는다는 속설을 믿던 주인은
그녀에게 집에서 나가 아이를 낳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12월 엄동설한에 마르타 씨는 자신의 신세가 부끄럽고,
딱히 갈 곳도 없어서 허름한 외양간을 찾아갔습니다.
이내 통증이 오더니 급기야 그녀는 혼자서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동안 정신을 잃었던 그녀는 등에 온기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뒤를 돌아다보니 소가 등을 기대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겨울에 아이를 낳으려고 외양간을 찾은 손님을 소가 안쓰럽게 여겼나 봅니다.
그녀가 정신을 차려 보니 아이의 몸은 한겨울 추위에 싸늘하게 식어 있었습니다.
가난한 부모 때문에 아이를 죽였다는 서러움이 북받쳤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죽은 것처럼 보였던 아이가 차츰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자라서 지금은 유치원 원장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요즈음 많은 이는 예수님께서 마구간에서 태어나셨다는 것을
동화 속의 이야기처럼 생각합니다.
성전에 꾸며 놓은 구유와 마구간은
상상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풍요로운 시대에 살면서 가난이 몸에 배어 있지 않은 탓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시대에도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다면
저 2천 년 전, 예수님께서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마르타 할머니를 통하여 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첫댓글 성탄 축하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