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이야기(1)
이어령은 그의 최초 에세이집 ‘흙속에 저 바람속에’에서
일본국가인 기미가요는, ‘모래알이 뭉쳐져서 바위가 되고
그 위에 바위옷(이끼)이 덮이도록....‘일본 왕실이 무궁하길 노래하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의 애국가는 동해물은 마르고, 백도산은 닳아 없어지라고 노래한다고 개탄하였다.
이 글의 주장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처럼 외향적으로 뻗어나가길 좋아하는 일본인의 사상과, 이에 반하여 ‘이 몸이 죽고 죽어 일 백 번 고쳐 죽어..’로 상징되는 쇠퇴지향성의 사상을 비교하는데 그 의미가 있지만, 단순히 ‘모래’만을 놓고 보면, 이 글은 반드시 옳다고만은 할 수가 없다.
즉 모래의 속성은 ‘뭉치기 힘든’데에 있지만, 시멘트를 섞어놓으면 ‘콘크리트 concrete’화 되어서 교량이나 아파트의 중요한 기자재가 되며, 수력발전용 댐의 하나인 사력댐
(砂礫Dam)이 되면 소양강댐에서 보듯 오랜 시간 동안 그 견고함을 자랑한다.
레미콘(Ready Mixed Concrete;미리 섞어놓은 콘크리트라는 뜻의 일본식 약어)의 주재료로 대표되는 이 ‘모래’는 이미 ‘귀하신 몸’이 된지 오래다.
모래의 출처는 강모래, 파석모래, 바다 모래인데, 이 모두가 귀하신 몸이 되었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이제 환경문제와 함께 ‘전쟁’이 되었다.
전두환 노태우 시절 주택 이백만 호 건설이란 기치 아래
한강을 똑 바로 펴고 수중보를 만들어서, 오늘 날과 같은
‘항상 물이 (고여)있는 한강’의 모습이 되었다.
여기서 생겨난 모래의 양은 당시 돈으로 약 2조원이 넘는데, 이 돈은 모두 재향군인회로 대표되는 관제데모꾼이나
군부 세력들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하지만 누구 하나 손해를 본 사람은 없었으니 정치꾼들도 그 내막을 물고 늘어지지 않았고, 그럴 실력도 의욕도 없었다. 나 같으면 지랄했을텐데. 노태우가 비자금으로 5천억을 조성하고, 그것이 탄로나자 순순히 그 돈을 토해낼 수 있었던 것은, 그 돈의 조성과 반환에 ‘모래돈’이라는 눈먼 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제 곧게 펴진 한강에서 골재용 모래를 채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오랫동안 낙동강 상류에서 모래 채취하는 현장을 보아왔는데, 장마 때 큰 물이 나면, 물살이 부딪치는 반대편에는 자연스럽게 모래 언덕이 생겨난다. 이를 모래톱이라 하고 하구에 쌓인 모래톱은 삼각주(洲)가 된다.
수년에 걸쳐 모래톱의 부피가 커지면, 강물의 범람을 막는다는 구실 아래 골재업자에게 그 모래톱 채취허가를 지자체가 해준다. 그나마 이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모래 채취법이고, 자연에 대한 피해가 적다.
그러나 경북 봉화지역에서 성행했던 이런 골재확보는, 수계댐 건설로 유속이 느려지고 하천의 직선화로 말미암아 전국 거의 모든 곳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강모래가 없다.
다음으로 모래를 확보하는 방법은 석산을 확보하여 이를 파쇄하여 골재를 얻는 방법이다.
전국에는 화강암,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석산(돌산)이 산재해있는데, 이들 암석을 폭파하고 파쇄하여 골재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일차적으로 Crasher로 파쇄한 아이들 주먹만한 크기의 돌은 도로포장시에 일차적으로 투입되는 소위 ‘기리코미’가 되고, 그 위에 한 번 더 보다 잘게 파쇄한 돌을 깐 후, 모래를 깔고 다시 그 위에 아스콘을 덮으면 아스팔트가 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기리꼬미 확보라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으나, 시멘트 원료 확보를 위해서 무참히 훼손된 단양지방의 산에서 보듯이 환경훼손이 심하고, 분쇄로 인한 입자도가 작아질수록 분진의 발생도 비례적으로 늘어나서 그 폐해가 크다. 더구나 그 석산들이 상류에 위치하므로 침출수로 인한 수질오염이 심각해져서 언제나 민원의 대상이 된다. 그 석산 침출수에는 어떤 생물도 살 수가 없다.
그러므로 원석 파쇄로 모래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그 양도 미미하다.
마지막으로 모래를 확보하는 방법은 해양모래를 채취하는 것이다.
바닷속에 파이프를 바닥까지 넣고 모래를 흡입 채취하는 방법은 일견 그럴 듯 해 보인다. 그럴까?
강모래의 확보가 쉬울 때에는 바다모래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염분이 많고, 세모래에는 토분(土分)도 많고 굵은 모래에는 반대로 석분(石分)이 많아서 콘크리트의 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수욕장의 모래는 사용할 수가 없고 서해안의 다소 심부의 모래를 채취하여 일정 시간 물로 세척을 하거나 비를 맞춰서 골재로 사용한다.
그러나 한해에 웬만한 산 하나 만큼의 해사(海沙)를 채취하다보니 미쳐 생각지 못했던 부작용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다 모래 채취로 생겨난 큰 웅덩이가 해수의 이동으로 자연스럽게 메꾸어져가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바닷속에서는 키조개등 바다 생물이 들어가서 살 수 있는 모래가 줄어들고, 주위 섬에서는 갯벌이 사라져갔다!!
갯벌에 지천으로 흔하던 바지락, 가무락, 동죽, 백합이 사라져간다!! 뻘흙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지금 서해안 섬에 가보면 ‘바다모래 채취반대!!’라는 프랭카드가 즐비하다. 한번 사라진 갯벌은 복구되지 않는다.
그럼 이젠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는 아파트 건축을 줄이는 일이다.
흙벽돌, 목재로 짓는 집을 확산시켜야한다. 친환경적이고 좋다. 일본이나 호주 등에서는 한강변에 일렬로 늘어진 흉물같은 아파트가 없어서 보기 좋았다. 게으른 군상이 아파트에 산다.
콘크리트의 재활용을 활성화해야 한다. 부수어진 콘크리트를 매립하는 것은 환경적으로나 재활용 측면에서 낭비다.
콘크리트의 적극적인 재활용이 답이다.
당분간은 동남아시아에서 강모래를 사오는 도리 밖에 없다. 그러나 지구적인 입장에서는 이것도 할 짓이 아니다.
다음엔 다른 모래이야기(2)로 이어질 것이다.
To be contitued....
戊戌 伏中
토종닭 백숙엔 엄나무와 황기로 냄새를 잡고 뱃속엔 반드시 찹살과 녹두를 넣게나
못 구하면 강릉오시게
냉채족발도 맛있네
여름철 별미지
내일은 비가 온단다
아, 急時雨!
豊 江
첫댓글 풍기에 흐르는 강(풍강-한문없슴), 좋은 글 잘 읽었네요.
언제 강릉 경포대에서 만납시다. 동해시(북평군)에도 한 번 들리게요 !
잠배(담배)재의 옛 고집(얼굴)은 잊지 맙시다. ㅋㅋ ㅎ~~~
옛날 영주에서 예천 방향으로 가다보면 한없이 이어지는 금모래 하천이 있었지..... 지금도 있으려나?
반가운 빗소리가 들리는가? 豊江! 대구는 새벽에 두방울이 떨어지고 끝.
이 더위에 기진맥진하시던 노인네가 돌아가시니 장례식장하는 저 놈이 깨춤을 추는구나...
참남배기가 누구셔? 혁수는 누가 돌아가셨다고? 참남배기는 내게 전화하시오.010-6519-1760 북평장 덕취원에서 오향장육 살테니
참남배기님은 우리 선배님(차 ㅇㅇ 교수님)이시고, 돌아가신분은 저 산넘고 물건너 사시는 어르신이라네. 걱정 되어서 전화해준 풍강! 고맙네~~
豊江은 풍기에서 나서 강릉에 사는 사람이란 뜻. 풍요로운 강. 풍기에 흐르는 강?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지요.
김영삼 전 대통령도 거제에서 나서 부산서 컸다고 거산이라 호했지요.
풍강! 내 호는 豊大! 어떤가??? 풍뎅이라고 놀림 받을것 같은데.......
豊邱나 風狗로 해야지
희석이 형이 동해사신다고? 연락 좀 주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