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극단 산 윤정환 작 연출의 어느날 갑자기
공연명 어느날 갑자기
공연단체 극단 산
작 연출 윤정환
공연기간 2021년 6월 3일~13일
공연장소 예술공간 혜화
관람일시 6월 7일 오후 7시 30분
극단 산의 윤정환 작 연출의 <어느날 갑자기>를 예술공간 혜화에서 관극했다.
윤정환(1972~)은 극작가이자 연출가다. 서울예술전문대학 연극과,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전문사(MFA)다. 2002년 창작 연극 공연 ‘ 내 아내의 남편은 누구인가?’를 쓰고 연출해 등단했다. 2004년 한국 희곡작가협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매직룸, 짬뽕, 안악지애사, 유쾌한 거래, 뷰티풀 게임, 캐츠, 오페라의 유령, 천국의 눈물, 하이킥, 웃음을 훔쳐라, 안녕 마이버터플라이, 고공정원, 손님, 미소 배비장전, 당신의 눈, 리드미컬 투맨, 동물없는 연극, 허튼 웃음 등을 쓰고 연출하거나, 연출 그리고 협력연출을 한 발전적인 장래가 기대되는 작가 겸 연출가다.
무대는 배경 백색 스크린에 한 지역 아파트의 동 호수가 나타나고, 장기판이 등장해 장기를 두는 장면이 투사된다. 그 옆 배경 막을 움직이면 창 같은 사각의 공간에서 코로나 양성반응 환자나, 확진자에게 격리 치료할 생활치료소 배치장소를 통보한다. 문짝이 있는 세트 조형물이 있어 장면변화에 따라 이동배치하고, 배경 앞 탁자에는 전화기가 놓여있다.
앰뷸런스에 싣고 갈 환자의 바퀴달린 철제 당가가 등장하고, 생활치료소 장면에는 환자들이 길게 기댈 수 있는 침상이나 의자가 배치된다.
연극은 여배우의 해설로 시작되고 마무리까지 계속된다. 대학로에서 공연을 준비하던 한 극단에서 공연 첫날 단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모든 공연을 취소한다. 확진자의 밀접접촉자인 같은 극단 단원 성진도 검사 후 양성 판정을 받고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여 격리치료를 받는다.
생활치료센터에는 확진 판정을 받은 다양한 사람들이 입소하여 생활한다. 기본적으로 코로나로 인한 불안과 우울을 안고 있는 확진자들은 낯선 사람과의 첫 만남과 동거가 코로나보다 더 낯설고 두렵다.
전직 건달 출신으로 현재 합기도 체육관을 운영하는 태수는 같은 방에서 과거 자신을 감옥에 보낸 형사 두보를 만나게 된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두 사람은 마음의 앙금을 털려고 노력하지만 싸움만 된다.
다른 방에는 신앙심이 깊은 여신도와 여대생이 한 방에 배정이 되었다. 억울함에 하염없이 울기만 하는 여대생과 끊임없이 기도만 하는 여신도 사이에 종교적 차이로 인한 다툼이 생기며 여대생은 두려움에 탈출을 시도하지만 여기는 생활치료센터, 함부로 나갈 수도 들어갈 수도 없다.
한 편, 성진은 방을 지저분하게 사용하는 고등학생과 같은 방을 쓰며 기본적인 상식을 지키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과 공포, 화남으로 불편한 생활을 한다. 뭐라고 하자니 어른스럽지 못한 것 같고, 가만히 있자니 정신병 걸릴 것 같은 성진의 불안과 공포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된다. 결국, 참지 못한 성진은 고등학생과 시비가 붙어 다투다가 살인까지 이르게 되는데… 그러나 장면이 바뀌면 고등학생이 잠들어 헛소리를 하는 성진을 깨운다. 성진은 꿈을 꾼 것임을 깨닫는다.
증상이 악화되어 병원으로 옮겨간 성진, 병실에는 성진과 교수를 비롯한 증상이 비슷한 사람들이 함께 생활을 하고, 마스크를 벗은 채 치료에 임한다. 그러다가 중증환자가 입소하자, 중증환자의 기침소리 하나에도 전율하듯 놀라며 마스크를 착용한다.
2주간의 치료 후 퇴원하는 성진, 돌아오는 길에 친지들로부터 위로의 전화가 걸려오고, 연극하는 동료들로부터 결국 공연을 포기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접한다. 눈물을 흘리는 성진, 그러나 성진은 용기를 갖고 내일을 향해 걸어간다.
최재섭, 정수한, 장재권, 최정화, 김경환, 채송화, 이정근, 문수아, 이선주, 이진우, 서원진 그리고 작가 겸 연출을 한 윤정환도 한 장면 출연해 기량을 드러낸다. 출연진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관객을 극 속으로 끌어들이고 우레 같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감독 서원진, 조명 임효섭, 무대 윤인아, 작곡 김지수, 분장 이승환, 의상 이명아, 세트 서울무대장치, 조연출 조은겨레 권오윤, 오퍼 정금운 김진성, 그래픽 권건하, 제작PD 홍민진, 기획 이현희, 홍보 이현희 김령희 김소현 정혜연 등 스텝진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산의 윤정환 작 연출의 <어느날 갑자기>를 코로나 확진자가 경험하는 듯싶은 실제와 방불한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6월 7일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