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카를로 발레단 <신데렐라> -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공연기간 2005. 10. 27(목) ~ 29(토)
공연시간 목~금 20:00, 토18:00
공연장소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하우스
티켓가격 V석 14만원 / R석 12만원 / S석 9만원 / A석 7만원 / B석 3만원
청소년(초/중/고생) 20% *만 7세이상 입장가
예매문의 티켓링크 1588-7890
공연문의 031-729-5617
“맨발의 신데렐라, 고전은 진화한다”
무용계에는 이른바 <신데렐라 징크스>가 있다. 페로 동화집 <마더 구즈>에 실린 <신데렐라> 스토리는 19세기 이래 굴지의 안무가들을 사로잡으며 꾸준히 토슈즈를 위해 재현되어 왔다. 고전 발레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마리우스 프티파와 미하일 포킨은 물론 로스티슬라프 자카로프(볼쇼이), 콘스탄틴 세르게이예프(키로프), 프레데릭 에쉬튼(로열 발레), 루돌프 누레예프(파리 오페라 발레)등 내로라하는 안무가들이 이 줄거리에 손을 댔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처럼 수많은 <신데렐라>들 가운데 작품성을 인정받고 흥행에 성공한 버전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 징크스로 인하여 여타 다른 고전 발레 레퍼토리에 비해 <신데렐라>는 전세계적으로 그 공연횟수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다. 또한 아직도 많은 <신데렐라>들이 작품 그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스타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마이요와 그의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바로 이 <신데렐라 징크스>를 깬 장본인들이다. 1999년 4월 3일 프랑스 파리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마이요 안무의 <신데렐라>는 대중과 평단 양쪽 모두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신데렐라>는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과거의 <신데렐라>에 비해 일단 눈에 띄는 차이점은 참신하면서도 파격적인 해석이다. 고전을 새롭게 비틀어보이는 마이요의 파격은 지난 2000년과 2002년 국립발레단에 의해 한국 초연된 그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이미 목격된 바 있다.
순수 그 자체로 승부를 거는 소박한 신데렐라와 신데렐라보다 더욱 능동적이면서 관능적이기까지한 마법사, 어딘지 모자라보이는 우유부단형 왕자, 전처를 잊지 못하는 신데렐라의 아버지. 등장인물들은 원작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하여 <신데렐라> 이야기를 보다 기발하고 재치가 넘치면서도 때때로 그로테스크하게 풀어나간다.
마이요는 신데렐라로 하여금 무거운 유리구두를 벗어던지고 대신 금가루를 묻힌 맨발로 춤추게 한다. 그것은 줄거리 상으로는 순수의 상징이며 사회적으로는 기존의 격식과 선입견으로부터의 해방을 상징한다. 더욱 자유롭게, 본질 그 자체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신데렐라>를 안무가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모나코 캐롤라인 공주가 후원하는 세계 최정상 컨템포러리 발레단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전막 발레 <신데렐라> 최초 내한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안무한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신데렐라>(11월 27~29일)는 발레 팬들이 목을 빼고 기다릴 만한 공연이다. 국립발레단이 2000년 선보였던 그의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은 현대적이면서도 극히 세련된 아름다움으로 관객을 황홀경에 빠뜨린 바 있다”
-한국일보 오미환기자 / 2005년 7월 1일자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Jean-Christophe Maillot)가 말하는 <신데렐라>
프로코피예프의 다채로운 음악에 근거한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신데렐라>는 즐겁고 생기발랄하며, 서정적이면서도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마이요의 안무는 초자연적인 현상에서부터 교훈적인 내용에 이르기까지, 각 등장인물과 장면 사이를 자연스럽게 넘나들고 있다. 그 모습은 너무도 진지하여 뻔뻔스럽게 여겨질 정도이다. 그 결과 이 발레는 대단히 유니크한 매력을 가지게 되었다. 극단적일만큼 현실적인 요소와 희극적인 요소들이 서로 대등하게 마주치는가 하면 마법의 에피소드 안에서 완전히 하나로 융화되어 버리곤 한다.
동화 원작 그 자체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듯이, 발레 <신데렐라> 또한 정해진 해석은 없다. 이로 인해 주인공들은 자유롭게 그들이 원하는대로 줄거리를 풀어내고, 표현의 방법을 선택하고 작품을 고찰하고 이끌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시각과 사유의 자유는 관객들에게 또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보는 이 한 명 한 명이 나름의 해석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열린 작품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신데렐라>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가운데에서도 극적으로 매우 탄탄하게 설정되어 상상의 여지가 없는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신데렐라>를 보는 관객들은 실제 동화상의 줄거리와 안무로 전달되는 발레극의 줄거리 양쪽 모두에 개방되어 있다.
그렇지만 <신데렐라>는 동시에 <로미오와 줄리엣>과 유사한 요소도 많다. 단촐한 무대라든가, 고전적인 코드의 변형, 극중극 개념의 도입을 안무가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바 있다. 극중극은 관객과 극중 주인공을 대상으로 벌어지는데, 이런 장치를 통해 안무가는 <신데렐라>를 희화화시켜서 감상적으로만 바라보는 관점을 비판하고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이 두 명은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눈에 띄지 않는 등장인물들이다 - 이 커플은 제1막에서부터 두드러지게 강조된다. 그들은 곧 사랑이 이루어질 신데렐라와 왕자의 원형처럼 묘사된다. 이는 근원적인 사랑에 대한 추구이며 신데렐라가 추구하는 바의 핵심이다. 죽은 생모는 삶의 진정한 원천이며 자신의 딸을 인도하고 방해물을 제거해주며 배후에서 충고해준다. 엄청난 욕망덩어리인 그녀는 그 욕망이 육체적으로 발현된만큼 역동적이기도 하다. 자신의 진짜 결혼상대를 찾아 헤매는 왕자는 미심쩍은 태도로 삶과 정체성을 추구하는 장본인 그 자체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추구는 오직 진정한 순수에 의해서만 실현가능하다. 눈은 다만 보이는 것만 볼 뿐이니 가면을 벗고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라고, 생모인 요정은 신데렐라에게 무도회 드레스를 선사하며 이렇게 충고한다.
평범한 듯 독특한 이 드레스는 그녀의 언니들이나 계모의 과장된 의상과는 완전히 정반대이다. 신데렐라의 이러한 모습은 작위적이고 어색한 유혹으로 일관하는 다른 등장인물들의 귀감이 된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손은 매우 중요한 상징이었다. 그것은 관대함과 은총을 의미했다. <신데렐라>에서는 실제 이야기에 등장하는 ‘유리 구두’보다도 신데렐라의 ‘맨발’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된다. 그런 이유로 발레 전막에 걸쳐 그녀의 발은 내내 특별한 주목을 받는다. 무도회에 가기 위해 변신할 때, 신데렐라의 발은 황금빛 신발을 신고 있다. 그러나 무도회장에 도착한 신데렐라는 맨발이며 이는 조명으로 따로이 집중적으로 부각된다. 이 맨발에 대한 인상은 왕자에게 여행의 계기가 되어 그의 닫힌 세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도록 촉구한다. 마침내, 발 모양으로 신데렐라를 알아본 왕자는 처음으로, 그리고 그 지위에 어울리지 않게 누군가의 ‘발 앞’에 무릎을 꿇는다. 이는 감사와 겸손을 의미하는 매력적인 상징이다. 이 장면은 또한 마침내 왕자가 자신의 힘과 조화, 그리고 고귀함을 획득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출연 : 몬테카를로 발레단
안무가 : 장-크리스토프 마이요 Jean-Christophe Maillot
음악 :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Sergei Prokofiev
제작 : 어네스트 피뇽-어네스트 Ernest Pignon-Ernest
의상 : 제롬 카플랭 Jerome Kaplan
조명 : 도미니크 드리요 Dominique Drillot
주역 : 요정 - 베르니스 코피에터스 Bernice Coppieters
신데렐라 - 쉐퍼 아우렐리아 Schaefer Aurelia
아빠 - 크리스 롤랑 Chris Roelandt
왕자 - 아시에르 우리아헤레카 Asier Uriagereka
(※출연자의 사정에 따라 변경 될 수 있습니다.)
공연시간 : 120분(인터미션 포함)
주최 : 성남문화재단
www.snar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