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진영에서 나를 정면으로 공격하는 곳은 거의 없다. 나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 정면에서 비판해주면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이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어차피 네티즌들은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도 없다.
다만, 뒤에 숨어서 네티즌의 여론을 등에 업고 교묘하게 공격하는 주로 인터넷매체의 젊은 기자들의 경우는 참 마음이 아플 지경이다. 저런 수준의 기사를 써서 대체 어떻게 전문화 시대에 기자로서 먹고 살 수 있을지 본인들 스스로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투덜이스머프깨갱:
논쟁을 하다가 상황이 불리해지면 소송이나 걸어대는 변희재와 상대하고 싶어할 사람은 별로 없다. 변희재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언론을 동원해서 자주 인터뷰를 하여 스스로를 알리지 않았다면 다들 변희재를 듣지도,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진중권의 평가는 수긍이 간다). 솔직한 심정을 고백 하자면, 나는 변희재 보다 훨씬 더 듣보잡이지만 변희재의 글은 비판을 하기조차 귀찮다. 아예 상대를 하기 싫으니 본격적인 논쟁도 일어나지 않는다.
변희재:
나는 내 스스로 내가 보수니 우파니 이런 생각을 별로 생각을 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보수진영에 대해서 어떻게 문제점을 짚는다거나, 그럴 만한 자격이 없는 것 같다. 보수진영에서 평생 삶을 바치면서 일해온 분들이 있다. 보수에 대한 문제는 이 분들의 문제이고, 나는 외곽에서 이 분들이 이끌어나가는 보수진영의 방향에 대해 사안에 따라 협조 및 도움을 주는 정도에 멈춰야 되는 게 아닐까 한다.
내가 여전히 조갑제 대표와 함께 나의 글쓰기 스승으로 삼고 있는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사석에서 “당신 보수가 맞아? 보수가 아닌데 왜 보수인양 하고 다니냐”고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나는 내 스스로 보수라 자칭한 게 아니고 진보좌파 언론에서 해꽂이를 하기 위해 보수인사로 찍어버렸고, 아직까지도 진보의 브랜드 가치가 더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나는 보수가 아니에요" 이렇게 피해가고 싶지 않아, "너희 마음대로 보수라 부르고, 너희가 진보다 해먹어라. 나는 진보의 브랜드가 보수보다 가치가 높은 이 기형적인 현상을 바꿔내겠다. 그걸 하기 위해 내가 보수해주마" 이런 취지였다. 개인적으로 내가 보수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인터넷 재벌 포털과 목숨 걸고 싸우는 걸 보수적 행태라 비난하겠다면, 내가 보수 해주겠다는 거다.
투덜이스머프깨갱:
한국 사회에서 진보나 좌파가 더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것은 이상한 표현이다. 돈을 잘 번다는 뜻인가? 권력을 장악하는데 유리하다는 뜻인가? 해명을 바란다. 예를 들어서 현재 한국의 정치권력은 보수가 장악하고 있다. 혹시 변희재가 진보 측에 지나친 피해의식을 가져서 공정하지 못하게 현실을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궁금하다.
그리고 변희재는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진보와 싸우기 위해서 스스로를 보수라고 인정 했다고 하였다. 이해는 하지만, 변희재는 지난 번에 '한국 사회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이념이 아니라 진영에 따라서 갈린다.'고 하였다. 변희재가 그러한 현실을 긍정한다면 보수라 불려야 마땅하다. 따라서 보수라고 불리는 데에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리고 변희재는 존 스튜어트 밀을 중도로 보면서, 그 입장에 호의적인 언급을 많이 한다. 그렇다면 변희재는 한국사회가 진영이 아니라 이념에 따라 진보와 보수로 나뉠 때는 변희재 정도가 중도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 아닌가. 중도에 관한 변희재의 신념이 맞냐 틀리냐를 떠나서 변희재의 속내는 스스로를 중도라고 부르고 싶었는데, 단지 진보가 싫어서 보수로 불리기를 인정했다는 말이다. 맞지 않은가? 중도를 자처하고 싶다면 진보와 보수를 모두 비판해야 할 것이다.
일단 변희재의 이념론에는 몇 가지 지적할 부분이 있지만, 변희재의 스펙트럼을 인정해 주어도 내재적 모순이 많아 보인다.
변희재:
정치인이 국민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언론사 기사이다. 즉 정치인은 언론을 상대로 정치를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언론이 정치현상을 왜곡보도한다면, 정치인이 정치판을 왜곡해서 판단하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4년 노무현 세력이 단행한 민주당 분당이다. 이건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그 여당을 깨버려, 야당으로 만들어버린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정당민주주의 파괴행위이다. 이때 진보좌파 언론들이 어떻게 보도했냐는 거다. 분당을 조장하고 권력을 쥔 친노세력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 만약 그 당시 진보좌파 언론들이 여당 분당이야말로 파렴치한 범죄행위라는 점을 강조했더라면 분당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노대통령이 불행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노대통령 장례식 때 분당을 주도한 유시민 등이 울고 불고 하는 태도, 역겨워서 봐줄 수 없었다. 만약 유시민 세력이 분당에 반성과 사과없이 노대통령의 자살을 이용하여 정치적 재기를 시도하는 순간, 대한민국 언론계의 젊은 논객으로서 목숨 걸고 글로써나마 막아내겠다.
진중권은 허위사실 유포, MBC는 여론조작, 포털사는 부당권력, 보수언론은 기회주의, 좌파언론은 정치패거리들의 나팔수, 이 기준으로 비판하는데, 그냥 일반 상식이 아닐까 한다. 크게 고민해본 적 없다.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때부터 항상 매체를 운영해왔다. 매체 운영이 나의 취미이자 직업이다. 당연히 나의 꿈은 작지만 강력한 매체를 창간하는 것이다. 미디어워치 이외에 인터넷신문 빅뉴스를 강화할 것이며, 조만간 청년CEO들을 중심으로 한 청년 리더들을 위한 경제 월간지를 만들 것이다. 이것 성공시키는 게 1차 목표이고, 이게 성공하면 아시아대중문화 월간지, 청년을 대상으로 특화된 영상프로덕션 등등 계속 미디어사업을 할 것이다.
다만 나는 작지만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강점이 있지, 조직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것에는 능력이 부족하다. 30대가 아니라 계속 이렇게 매체를 창간하고 운영하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언론시장이 최악으로 위축된 시대에, 언론창업의 물꼬를 튼 사람으로 평가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하도 정치를 할 거냐 말 거냐 가지고 질문들을 많이 해서 이번 기회에서 확실하게 입장을 밝힌다. 정치 하지 않는다. 정치 할 시간에 매체 하나 더 만든다.
내가 정치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사람은 적성이 있다. 정치인은 수많은 서민대중들과 함께 하며 그들을 끌어안아야 하는 직업이다. 나는 대중과 상대하는 게 잘 맞지 않는다. 전문가들과 만나서 다양한 정책들을 토론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운영하는 매체, 그리고 앞으로 창간할 매체도 모두 전문매체이다. 일반 종합매체라던지, 대중매체는 하지 않을 것이다.
대중매체 하나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 대중을 위해 자기 삶을 헌신해야 하는 정치를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정치 하자마자 실패할 게 뻔한 일을 어떻게 하는가.
내가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 중 한 명인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의 경우, 같이 술 한 잔 하러 시장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먼저 알아보고 인사한다. 김경재 최고는 정말 진심으로 그들과 부둥켜안고 손잡고 하는 걸 좋아한다. 쇼가 아니라 진짜 그 사람의 마음이다. 이런 사람들이 정치해야 한다. 그리고 허술한 사람들처럼 보여도, 지금 여의도에 있는 여야 정치인들 다수는 최소한 서민대중을 보면 기뻐할 수 있는 심성을 갖고 있다. 대단한 사람들이고 존경한다.
나는 길거리 다니다 누가 알아보고 인사하면 그 자체로 스트레스 받는다. 하여간 능력이 안 돼서 정치를 할 수 없는 것이니, 사석에서라도 "다음 총선에 국회 들어가야지"이런 말 좀 진짜 안 들었으면 좋겠다. 또한 언론창업의 깃발을 들고 나서는 사람을 무조건 정치할 사람으로 찍어버리는 것, 이건 대한민국 언론계 전체를 모독하는 일이다. 비정상적으로 정치권력이 비대해지고, 언론이 위축된 대한민국의 특수현상이기 때문에, 이 잘못된 현상도 바꿔내야할 의무가 언론인으로서 있다고 생각한다.
투덜이스머프깨갱:
당시의 문제는 주도권 장악이 아니라 당의 혁신에 관련한 이견이었다. 분당은 당세를 보아서 불리한 상황이었고, 신념에 따른 일이었다. 당시의 언론들도 그것을 높게 평가하여 호의적으로 보도 하였다. 현실 정치가가 아닌 논객이라고 자처하면서 정치 권력을 둘러싼 쟁투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문제를 논의의 정당성보다 우선한다니 특이한 취향이다.
목숨씩이나 걸고서 유시민 반대를 위한 정치 논쟁에 뛰어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정치를 할 생각이 없고, 미디어워치와 빅뉴스 등의 언론사업에 종사 하겠다니 언론 문제나 주력하기를 권한다. 물론 권고일 뿐이니, 발끈하지 않기를 바란다. 분당 시의 언론에 그렇게 불만이 많았다니 그 문제에 힘을 쓰면 될 것 같다는 뜻이다.
변희재가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니 덧붙이지만, 나는 유시민이나 김경재와 같은 정치인과 관련이 없다. 평범한 유권자로서 글을 쓴다. 당시의 분열을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라고 혹평하는 변희재가, 지금은 보다 심각한 내분을 초래하는 논의를 많이 하고 있어서 의아하다. 변희재의 인터뷰를 보면 글로만 평가해 달라고 하는데, 오히려 사석에서 대화할 내용이 많은 사람(변희재와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과)으로 보인다.
변희재가 진보진영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에 관해 가진 피해의식과 '브랜드가치'에의 집착은 놀랄만한 것이다. 혹시 변희재 스스로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려 진중권이나 유시민 비판에 돌입 하지는 않았나. 변희재가 피해의식이 큰데, '간첩조작사건'에 말려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그만하면 입장을 변화 시키기에 충분한 선물이 되지는 않을까 싶다. 어느 쪽을 비판해야 할 현실인지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변희재와의 논쟁을 피하는 것은 변희재가 상상하거나, 내가 밝힌것 보다 현명한 이유가 있다고 암시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