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사진)은 13일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조류독감이 올 가능성(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크며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몇 백만 명이 숨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총장은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상'을 받기 위해 이날 내한해 서울 조선호텔에서 조류독감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나.
"최근 유엔총회에서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온다고 얘기했다. 정황으로 봐서 온다고 본다. 언제 올지는 모른다."
-얼마 정도 사망자가 발생할 것 같은가.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때 전 세계에서 700명이 숨졌다. 조류독감은 사스에 비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사망자가 몇 백만 명이 될 것이다. 경제.사회.정치적으로 파급효과가 상당히 클 것이다. 사망(예상)자를 숫자로 표현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 없이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우선 백신을 개발하고 치료약을 비축해야 한다. 그리고 방역대책을 철저히 세워 도상연습을 해야 한다. 국제 공조가 중요하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어떻게 사람에게 전염되나.
"이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다. 굉장히 불안정해서 변화가 잘된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약 120명이 전염돼 절반이 사망했다. 일반 독감(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람 몸에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침투해 변종이 생기거나 이 두 바이러스가 돼지 몸에서 변종을 일으켜 사람에게 옮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닭을 취급하는 사람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아야 한다."
-사람끼리 옮긴 경우는 없는가.
"베트남에서 자매끼리 옮긴 것으로 강한 의심이 가는 경우가 있었다. 태국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한 건 있었다. 둘 다 지속적인 감염(확산)은 없었다."
-북한이 위험하다는 얘기가 있다.
"지난번 북한에 조류독감이 발생했을 때 '정보를 공유하고 우리(WHO)의 약과 장비를 받아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더니 며칠 후 북한이 발생 사실을 발표하더라. 북한도 투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본다. 평양의 WHO 대표부가 조류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일부 갖고 있다."
글=신성식, 사진=김성룡 기자
출처: 중앙일보(2005년 10월 13일) *중앙일보 홈페이지로 가서 원문을 보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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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에 없던 별놈의 병이 느닷없이 생기느니라." "이름 모르는 놈의 병이 생기면 약도 없으리라." (도전 3편311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