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휴 내내 먹고자고 먹고자고만 반복하다보니 온몸이 나른해졌습니다.
연휴 마지막날 밤에야 모처럼 모인 식구들과 곡차를 좀 열심히 마셨지요.^^*
작취미성(昨醉未醒)이 종일 가더군요.
늦은 아침에 밥을 먹는데, 외손녀가 옆에서 ‘뿌웅~~~’하는 소리를 내더군요.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방!구!”라고 또박또박 말하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오늘은 ‘방구’에 대한 겁니다.
‘음식물이 배 속에서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기어 항문으로 나오는 구린내 나는 무색의 기체’는
‘방구’가 아니라 ‘방귀’입니다.
방구는 강원, 경기, 경남, 전남, 충청지방에서 쓰는 사투립니다.
그런데도 방송이건 일반사람들 대화에서건
‘방귀’보다는 ‘방구’라는 낱말을 더 많이 씁니다.
심지어는 어떤 소설책에도 ‘방구’라고 써져 있더군요.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더 짚으면,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을 ‘냄새’라고 하는데,
이 낱말을 ‘내음’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향 냄새’보다는 ‘고향 내음’이 왠지 더 정감 있잖아요.
그러나 ‘내음’은 경상도 지방에서 쓰는 사투립니다.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은 ‘냄새’지 ‘내음’이 아닙니다.
끝으로 하나만 더
“새나 곤충의 몸 양쪽에 붙어서 날아다니는 데 쓰는 기관”은 ‘날개’지,
‘나래’가 아닙니다.
‘나래’는 강원도 지방에서 쓰는 사투립니다.
‘방구’가 ‘방귀’보다 더 정감 있고,
‘내음’이 ‘냄새’보다 더 어울리며,
‘나래’가 ‘날개’보다 더 잘 날 것 같아도,
표준말은 ‘방귀’, ‘냄새’, ‘날개’입니다.
말과 글은 의사소통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지만
그래도 문화 보존이라는 면에서는 표준말이 더 우선되어야 할 겁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
첫댓글 다큰 아들이 학교에서 오자마자 엄마 뒤로 돌아서더니 방귀를 뿡~ 하지뭐예요 ㅎ
그러고서 하는말이 더 웃겨서 한참 웃었습니다.
"휴~ 길거리에서도 학교에서도 터트릴 수가 없어 혼났네~" "깔깔깔"~
녀석때문에 눈가 주름지도록 웃었답니다~ 어안 선생님 안녕하시겠지요?
변비에 좋다고 해서 돼지감자를 달인 진액을 마시게 했더니 ... ㅎㅎ
방귀가 장난 아니더라고 하네요
그래서 당장 끊었다는군요. 하나를 얻으려다가 하나를 잃는 셈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