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6일 월요일 맑음 실내 공기가 차다. 새벽에 눈이 떠진다. 새벽 4시다. 가이드 북을 보며 뒤척거린다. 아내도 무척 추웠단다. 아침식사로 밥을 해서 먹고 과일로 후식을 했다. 단단히 준비해서 두 여학생을 만나 수니온 곶을 향해 출발했다. 산타그마 광장 주변에서 버스를 30분 정도 기다려 탔다. 운전사도 차장도 나이 지긋한 영감님으로 친구인 듯 했다. 아주 친근감이 가는 모습이다. 아덴에서 남동쪽으로 69km 지점이다. 아티카 반도의 제일 끝에 위치해 있다. 이곳이 영국 유명한 시인 바이런도 노래했던 바다의 신 포세이돈 신전이 있는 곳이다. 버스는 아폴로 코스트라는 해안선을 따라 달린다. 여름철에 피서객들로 아주 붐비는 멋진 바닷가다. 그리스에 와서 에게 해를 보지 않으면 돌아가지 말라고 할 정도로 아름답다는 바다인데, 겨울이라서인지 별로다. 우리나라 해안이 더 좋은 것 같다. 유칼리나무로 이루어진 가로수를 지나니 바다가 보인다. 포도주 빛 인 줄 알았는데, 평범한 바다다. 해수욕장 주변의 시설들은 고급스럽고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다. 나무도 없는 회색 산을 왼쪽으로 하고 바다를 오른쪽으로 해서 한참을 가니 포세이돈 신전이 보이기 시작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67EA464F30E8072A)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무척 강하다. 가슴을 펼 수 없을 정도다. 눈에서는 눈물이 나온다. 바다로 향한 곶의 끄트머리에 15개의 기둥이 바다를 보고 웅장하게 서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당당해 강한 힘을 느끼게 한다. 에게 해의 넓은 바다를 향해 호령이라도 하는 듯, 균형 잡힌 모습이 볼만하다. 이 바다와 신전을 보려고 이곳까지 왔구나. 실망감과 아쉬움도 있다. 바람을 벗 삼아 기둥에 등대고, 강아지와 어울려 몇 장의 사진을 박고 아르헨티나에서 왔다는 깡마른 총각 둘과 어울려 기념촬영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너무 추워 오래있기가 힘들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아쉬움을 뒤로하고 언덕을 내려왔다. 커피 숖에 갔으나 가격이 비싸다. 우리는 점심을 해결하기위해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벼랑 파인 곳에 6명이 쪼그리고 앉아서 김밥을 꺼냈다. 먹다 남은 그리스 빵조각과 꿀, 고추장, 오이지 등을 곁들여 바다를 내려다보며 식사를 했다. 춥고 음식이 차지만 숭늉을 먹으니 견딜만했고 즐거웠다. 에게 해를 보며 먹는 점심은 잊지 못 할 것 같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646F434F30E8653C)
돌아오는 버스는 시간이 맞질 않아 일단 먼저 온 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해변 가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 내륙을 통과해 아덴으로 간다. 내륙지방의 모습을 달리는 맛도 그리 나쁘지 않다. 우리나라 시골 모습과 흡사하다. 아덴 시내로 들어오는 차들이 움직이질 않았다. 엄청난 교통체증이다. 도착예정시간보다 2시간이 더 걸렸다. 고고학 박물관 위에 있는 공원 앞에 내렸다. 여행사와 의 약속시간이 임박해서 우리일행은 열심히 뛰었다. 뛰다가 산타그마 광장을 간다는 버스에 올라탔다. 트롤리버스인데, 표도 없이 무조건 뛰어올랐다. 운전기사는 요금을 받지 않는다. 내고 싶어도 어떻게 내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내렸다. 또 뛴다. 오늘 비행기를 타야할 시간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여학생들과 인사도 못하고 헤어지게 되었다. 앞에 뒤는 남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두 여자(아내와 홍 선생님)는 차에 받칠 뻔 했다. 겨우 여행사에 도착해 비행기 표를 받았다. 친절한 여행사 직원의 안내로 산타그마 광장 앞에서 공항버스를 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7B18404F30E89D2F)
낯익은 건물과 유적을 보며 아덴시내를 벗어난다. 공항근처에 와서 문제가 생겼다. 대부분 사람들이 다 내리고 우리는 미처 내리지 못해 국제선을 타는 웨스트 공항에서 내려야하는데, 국내선을 타는 이스트 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서둘러 내려서 택시 타는 곳으로 뛰었다. 급히 택시를 타고 비행기 표를 보여주며 긴박함을 온 몸으로 설명했다. 총알택시는 그리스에도 있었다.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오후 6시 15분, 뚱뚱하고 나이든 스튜어디스들의 불친절한 서비스와 흡연하는 인간들로 오소리 굴이 된 올림픽 항공을 타고 이제 이집트로 간다.(17년 전) 다시 이스라엘에서 그리스로 넘어온 것은 1월 24일 화요일이다. 그리스 웨스트 공항에 내렸다. 맑은 날이다. 여행의 종착점에 도착하니 맘도 편하다. 30분을 기다려 시내버스를 타고 낯익은 도시 아덴이다. 산타그마 광장으로 향했다. 몇 번 스친 도시라 정이 간다. 호텔은 아피스 호텔 옆에 있는 플로리다 호텔로 들어갔다. 시장에 가서 낙지 두 마리와 과일을 샀다. 호텔에서 진하게 고추장으로 낙지볶음을 만들어 점심을 먹었다. 꿀맛이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3AA5454F30E8EC1F)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아크로폴리스 앞에 있는 아레오 바고에 들렀다. 성경 사도행전 17장 22절에 기록된 장소로 바울이 전도 활동하던 장소다. “아덴 사람들아 너희를 보니 범사에 종교성이 많도다.” 큰 바위 언덕, 대리석 산이었다. 미끄러웠다. 바울의 체취가 느껴지는 것 같다. 여러 사람이 모이기에는 약가 좁다. 아덴 청년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며 주변 유적지 설명을 들었다. 건너 보이는 곳이 아레스의 언덕이란다. 그곳에 세워진 구조물이 제우스의 아들인 전쟁의 신을 제사하는 곳이란다. 그 아래 중턱 평지가 시의회가 모여 회의하던 곳으로 해발 113m의 바위언덕이다. 오모니아 광장에 있는 현상소에 그동안 찍은 사진을 맡겼다. 저녁에 남은 돈으로 사진을 찾고 쇼핑하러 갔다. 옷은 외제를 입어도 구두만은 본국 것을 신는다는 그리스인들이다. 가죽제품 가게가 산타그마 광장 앞에 즐비하다. 약간 고급스러운 상가들이다. 상가를 기웃거렸다. 우리 애들을 봐주는 처제를 주려고 가방을 하나 샀다.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1월 25일 수요일을 맞이했다. 그동안 남은 음식을 처리했다. 김은 이제 지겨워졌다. 여행도 힘들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 싱가롤 항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