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예초기와 엔진톱 작업을...
2022년 10월 7일 금요일
음력 壬寅年 구월 열이튿날
산골의 이른 아침,
또다시 가을비가 부슬거린다.
그다지 반갑지가 않은 가을비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은 사정이 없이 떨어질게다.
찬공기에 혼자 중얼거린다.
"이제 좋은 시절 다갔네."라고...
요즘같은 가을날에는
비가 내리는 것이 달갑잖기도 하고
가을채소외는 별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봐야 자연의 이치인걸 어쩌겠는가?
둘째네 컴백으로 인한 여러가지 일들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서 별다른 일이 없다.
이제 촌부 본연의 일상에 충실해야겠다.
하려고 마음을 먹은 일은 부지기수이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까 하고 망설였다.
우선순위를 정해 일하는 것이 상책인데...
그래, 후순위로 미뤄놓았던 더덕, 두릅밭은
밭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어쭙잖은 산기슭...
잡목과 잡초들의 천국이라고 해도 될것이다.
예초기 작업을 하기가 가장 어렵고 힘든 곳,
그래서 가장 늦게 예초기로 짊어지게 된다.
돼지감자, 환삼덩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카시아, 오리나무, 참나무도 난리법석이다.
얕으막한 경사도 작업 방해요인 중 하나이다.
예초기로 꽤 자란 나무를 자르는 것도 쉽잖다.
그래도 이제는 제법 숙달이 되어 거침이 없다.
두어 시간 예정을 했는데 반나절이 지나버렸다.
군데군데 서식하는 두릅나무가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더덕은 땅속에 자라는 뿌리식물이라
덩굴은 잘라도 상관이 없어 마구잡이로 베었다.
아무래도 올가을엔 더덕을 캘 수 없을 것 같다.
이 더덕밭을 만들어 더덕 씨앗을 뿌려놓은 것은
거의 10년 다 되었지 싶지만 자연상태로 길러
아직까지 뿌리는 어른 손가락 크기에 불과하다.
그래도 이따금씩 캐서 먹고 아직도 많이 남았다.
내년 봄에 싹이 돋으면 그때는 수확을 해야겠다.
늦은 오후에는 이서방과 함께 진입로 양옆의
잡목을 베느라 간만에 엔진톱 작업을 하였다.
아직 이서방에게 엔진톱 작업을 맡기가 이르다.
힘이 들어도 조금 더 숙달된 촌부가 하기로 했다.
가능한 나무는 함부로 베어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겨울날 길에 그늘이 지게 하고 눈이 내리면 늦게
눈이 녹아내려 길바닥을 얼게 하는 것이 싫었다.
뒤로 미루다가 과감하게 베어내는 좋을 것 같았다.
비탈진 더덕, 두릅밭도 깔끔해서 좋고
진입로 양옆도 훤하게 되어 너무 좋다.
이젠 어쩔 수 없이 이상적인 것 보다는
현실적인 것에 더 치중하게 되는 것 같다.
첫댓글
늘 부지런하신 촌부님
환절기에 건강 조심 하세요~
촌부님을 정리의 달인으로 명명합니다.
언제나 정지정돈을 하시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시는 분
늘 건강과 당부드립니다. 날씨가 추워집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