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21) 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주님,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22) 그때에 나는 그들에게,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하고 선언할 것이다."(23)
마태오 복음 7장 15절~20절이 열매를 통한 거짓 예언자의 분별과 경계에 관한 가르침이라면, 마태오 복음 7장 21절~23절까지는 그리스도를 거짓으로 추종하는 자들에 대한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나에게'로 번역한 '모이'(moi; to me)는 일인칭 대명사 단수 여격인데 '바로 나 자신에게'라는 뜻이다.
그리고 '주님'에 해당하는 '퀴리오스'(kyrios; Lord)는 하느님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자주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볼 때, 예수님을 창조주시요, 구세주이시며 만물의 주인으로 고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이것은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 고백 내지는 기도의 문맥인 것이다.
동시에 '주님'이라는 호칭이 두번 거듭 사용된 것은 매우 큰 종교적 열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주님께 대해 신앙고백을 하고 열정적으로 기도를 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진정한 열정이 아닌, 위선 내지는 가식이거나 자신의 현세적인 복만을 위한 이기적인 기도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신다.
그리고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실천적인 신앙을 가져야만,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아주 충격적인 가르침을 주시고 있다.
이것은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이다'는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10장 13절의 말씀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마태오 복음 7장 21절에서 '주님, 주님!' 하는 자가 진정으로 주님을 바로 알고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입술로만 고백하는 거짓된 신앙을 가진 자를 지적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주님,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 (22)
여기서 '그날에'에 해당하는 '엔 에케이네 테 헤메라'(en ekeine te hemera; on that day)는 미래에 주어질 심판의 날을 가리키는 묵시문학적 표현인데, 하느님의 정의가 완전히 실현되는 종말의 날을 가리키며, 함께 섞여 있던 밀과 가라지, 알곡과 쭉정이가 완전히 구분되는 날을 가리킨다.
그리고 '주님의 이름으로'에 해당하는 '토 소 오노마티'(to so onomati; in your name)가 한 절안에 세 번이나 반복되어 쓰였는데, 이것은 예수님의 이름을 악용하는 자가 많을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고대 사회에서 임금의 이름으로 명령하면, 그 명령은 임금이 직접 한 것과 같은 효력을 지닌 것으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그 무엇을 했다면, 그것은 곧 예수님의 힘을 빌어 행한 것이므로, 모든 영광은 예수님께 돌려야만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마태오 복음 7장 22절의 거짓 추종자들은 애덕의 실천과 같은 말씀의 실천없이 예수님의 이름만을 빌려 기이한 일을 행하고는, 그 영광은 자신이 가로챈 삯꾼 목자와 같은 자들이다.
'그때에 나는 그들에게,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하고 선언할 것이다.'(23)
여기서 '도무지 알지 못한다'에 해당하는 '우데포테 에그논'(oudepote egnon; I never knew)에서, '우데포테'(oudepote)는 부정문에 사용되는 접속사로서 '~도 아닌'이라는 뜻을 지닌 '우데'(oude)와 부정어 뒤에서 '일찍이 단 한번도'라는 뜻을 지닌 '포테'(pote)의 합성어인데, '일찍이 한번도 그러한 적이 없는'이라는 뜻을 가진다.
말하자면, 그리스도께서는 '주님의 이름'을 많이 사용하고, 사람들이 놀랄만한 큰 권능을 행했다고 하더라도, 이전에 단 한번도 그를 알았던 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불법을 일삼는'에서 '일삼는'에 해당하는 '에르가조메노이'(ergazomenoi; work)는 현재 분사형으로서 불법을 습관적으로 행하는 자들을 가리킨다.
이들에 대해 그리스도께서는 '물러들 가라'에 해당하는 '아포코레이테'(apochoreite; depart)라는 현재 명령형을 사용해서 강력하게 떠나가라고 촉구하신다.
주님의 구원 사업이 계승되는 교회 안에 소속되어 있고, 하느님의 일꾼으로 여겨지던 자들에게 행함이 없는 신앙이 얼마나 헛된 것이며,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질책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피앗사랑, rig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