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최초의 SUV 벤테이가가 부분변경을 치렀다. 지난 2016년 등장 이후 약 4년 만의 페이스리프트다.
우선 표정 변화가 눈에 띈다. 벤틀리 골수팬이 아니라면 이전과의 차이를 쉽게 찾기 힘들 듯하다. 네 개의 원으로 구성한 눈매는 같은데, 가로로 길쭉한 타원 형태로 바꿨다. 덕분에 신형 컨티넨탈 GT와도 사뭇 비슷한 느낌을 전한다. 또한, 그릴은 훌쩍 키우고 범퍼는 기존보다 공격적으로 빚었다. 바람개비처럼 역동적인 새로운 22인치 휠도 포인트.
앞보다 뒷모습 변화가 더 크다. 핵심은 테일램프. 컨티넨탈 GT처럼 길쭉한 타원형 램프를 심으면서 번호판은 범퍼 쪽으로 내렸다. 벤틀리 엠블럼 아래에 자리한 ‘BENTLEY’ 레터링도 신상이다. 그러나 위아래 면적이 넓고 웅장한 골격을 지닌 SUV 특성상, 개인적으로 기존 모델의 각진 스타일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한다.
실내는 기존 골격을 유지한 채, 몇 가지 화장을 고쳤다. 우선 동그란 중앙 송풍구에 각을 세웠고, 모니터는 8인치에서 10.9인치로 키웠다. 화면 아래 공조장치도 새롭게 디자인했다. 독특한 패턴으로 이룬 대시보드 패널도 눈에 띄며, 무선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챙기는 등 커넥티비 시스템등 업그레이드했다. 단,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 기어레버 등은 기존과 같다.
신형 벤테이가의 보닛은 V8 4.0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품었다. 8단 자동기어,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맞물려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8.5㎏‧m의 막강한 힘을 뿜는다. 벤틀리는 먼저 V8 모델을 출시하고, 올 연말에 ‘정점’ W12 버전과 살뜰한 효율을 앞세운 벤테이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PHEV 모델은 V6 3.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 17.3㎾h 리튬-이온 배터리를 짝지었다. 시스템 총 출력은 462마력(6,000rpm), 최대토크 71.4㎏‧m(1,100~4,500rpm)을 뽐낸다. 순수 전기 모드로 최대 51㎞(유럽 NEDC 기준)까지 달릴 수 있다. 어지간한 도심 출퇴근 환경에선 전기차처럼 쓸 수 있는 셈이다. 0→시속 100㎞ 가속은 5.5초에 끊을 정도로 호쾌하지만, 복합연비는 28.6㎞/L(WLTP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9g/㎞로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