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죄인인가?
남상근 신부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타볼산에서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함께 한 직후 제자들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모세는 그렇다 치고 왜 하필 엘리야일까?
다른 많은 예언자들을 제치고 엘리야가 함께 할 이유는 무엇일까?
엘리야는 그리고 예수님이 이 시대의 엘리야라고 생각하신 세례자 요한은 시대의 희생양임을 제자들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그렇게 희생 제물로 바쳐질 것임을 암시하십니다.
엘리야와 요한 그리고 예수님은 억울하게 몰려 세상의 적개심의 표적이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희생양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죽음을 통해 세상의 죄와 불의를 명백히 드러내며 그 문제를 사라지게 한 게 아니라 오히려 폭로한 것입니다.
희생양이 죽으면 대체로 문제는 봉합되었습니다. 원인이 제거되었으니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희생양 예수는 다릅니다. 오히려 문제가 더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그 희생을 통해 이제 새로운 질문이 솟아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엘리야가 죄인인가?
그 말씀을 듣지 않고 외면한 우리가 죄인인가?
광야의 예언자로 회개의 세례를 베푼 요한이 죄인인가?
새로운 삶을 거부하고 옛 삶에 파묻힌 우리가 죄인인가?
십자가를 지고 넘어지면서도 기어이 스스로를 내어던진 저 나자렛 사람이 죄인인가?
그를 못 박아 처형한 우리가 죄인인가?
이런 질문들 말입니다.
* 우리의 희생양인 예수님을 통해 감추어진 우리의 죄악과 실패, 상처와 아픔이라는 민낯이 드러나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