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운영자님의 직언을 읽고 되짚어 본 한-중 TV 변천사
오랜 세월 TV 기술의 변천사를 곁에서 지켜보며, 최근 운영자님께서 남기신 씁쓸한 소회글을 읽고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져 옴을 느낍니다."나무아미타불"같이 느꼈을 것 같은 말씀처럼 ,그토록 수없이 경고등을 울렸음에도 안일함에 빠져 있던 사이, 우리가 눈길조차 주지 않던 추격자가 어느새 우리의 턱및, 아니 안방극장까지 치고 들어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씁쓸하다.
돌이켜보면 불과 십수 년 전만 해도 국내 가전시장은 매년 봄마다 '지구상에 없던 혁신'이라는 화려한 미사여구로 넘쳐났다.약간의 주사율 개선이나 백라이트 구조 변경 같은 자잘한 기술 보완조차 마케팅의 연금술을 거치면 '꿈의 화질'.'혁명적 기술'로 포장되곤 했다.
삼성과 LG라는 두 거인은 세계 왕좌를 두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LCD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외침과 "OLED야말로 기술의 성역"이라는 반박이 매일 같이 매체를 도배했다. 소프라노니 리얼이니하는 자존심 싸움은 때로 피로감을 주었지만, 당시의 우리에게 그것은 대한민국 가전이 세계 최고라는 명실상부한 훈장이었다.
그 시절 중국 TV는 안중에도 없었다. '짝퉁' '조립품'이라 부르며 쳐다보지도 않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언론과 기업이 화려한 수식어의 성벽 안에서 자만하고 있을 때, 무대 뒤편의 중국은 전혀 다른 판을 짜고 있었다.
베끼기에서 '기술 디테일'의 복기로
중국 기업들이 무서운 점은 과거 삼성과 LG가 성공했던 '기술 개선과 제품화의 공식'을 아주 치밀하게 복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기에는 디자인을 베끼기 급급했지만,그들은 거대한 내수 자본과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집어삼켰다.그리고 어는 순간, 과거 한국 기업들이 자랑했던 미니 LED 분할 제어(Local Dimming), 화질 전용 processor 칩셋, 색재현율의 미세 조정 같은 '디테일한 기술 개선'을 기가 막히게 따라 하기 시작했다.
과거 우리가 '혁신'이라 부르며 과대 포장했던 그기술적 요소들을, 이제 중국은 더 우수한 가성비와 독자적인 화질 엔진을 앞세워 압도적인 물리적인 스펙으로 시장에 뿌려대고 있다. Sports 중계의 잔디 결 하나, 선수들의 땀방울과 유니폼의 질감까지 세밀하게 구현해 내는 중국 고급 라인업의 화질을 보고 있노라면, 운영자님께서 왜 그리 탄식하셨는지 피부로 와닿습니다.
그 사이, 내세울 기술 밑천이 줄어든 국내 기업들의 광고는 시들해졌고, 정작 알맹이 없는 AI 마케팅에만 의존하는 사이 화질의 본질을 아는 마니아들의 눈은 이미 냉정하게 돌아서고 있다.
씁쓸한 현실을 넘어, 진짜 초격차를 기다리며
운영자님의 그동안의 글은 단순한 비판이 아니었다. 그것은 평생 TV라는 물건에 애정을 쏟아온 사용자로서, 그리고 기술의 본질을 간파하고 있던 선구자로서 느끼는 안타까움이자 가슴 아픈 경고였다.
중국 TV가 보여주는 기가 막힌 추격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걸어왔던 길이 얼마나 위대했는지를 증명하는 거울이자, 동시에 매너리즘에 빠진 거인이 치러야 하는 혹독한 대가다.
화려했던 수식어의 시대는 끝났다. 껍데기뿐인 마케팅 포장지를 볏겨내고, 다시 화질의 근본과 기술 초격차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우리가 누렸던 왕좌는 되찿기 힘들지도 모른다. 운영자님의 묵직한 소회가 헛된 메아리로 끝나지 않고, 한국가전 산업이 다시금 매서운 초격차의 칼날을 벼리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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