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망받는 학자였던 영태(유동근)는 어느날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었다.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다. 자기 이름조차 떠올리지 못했다. 아내 나영(김희애)도, 아이도 몰라본다. 기억을 상실한 사실 자체도 알지 못한 채 사고당시 생명을 구해줬던 현자(엄정화)와 7년간 부부로 지낸다. 그러던 중 잃어버린 남편을 찾아낸 아내의 끈질긴 노력으로 기억이 차츰 돌아오면서 혼돈과 갈등에 빠진다…’
최근 인기 드라마 ‘아내’의 대략적인 줄거리입니다. 기억상실증은 드라마의 단골 주제죠. 2년전 드라마 ‘겨울연가’에서도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준상(배용준)이 나왔던 것 처럼.
그런데 '아내'에서의 영태는 기억상실로 ‘바보’가 된 반면 '겨울연가'에서의 준상은 사고 후 민형이라는 전혀 새로운 인물로 거듭났었죠. 사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지만 과연 어느 쪽이 현실에 가까울까. 한번 잃은 기억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할 수 있죠.
◇기억상실증=기억이란 경험을 통해 얻은 정보를 저장했다가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기억의 과정은 등록-저장-회상의 3단계로 나눠지면서. 이중 한 부분이라도 결함이 생기면 기억장애가 나타나게 됩니다.
기질상 문제나 심리적 요인으로 기억을 상실할 수 있는데. 기질적 원인은 주로 정신지체나 치매. 이때는 자아 상실감 같은 것은 나타나지 않는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보는 주된 기억상실증은 심리적인 원인 때문. 심리적인 면에서는 ‘해리성 기억상실’과 ‘해리성 둔주(fugue)’ 등이 있는데. 해리성 기억상실은 이미 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중요한 정보를 갑자기 회상하지 못하는 장애입니다. 대개 스트레스가 심했거나 상처가 컸던 사건을 망각하게 됩니다. 치매와 달리 일반적 지식은 잘 유지되고 있어 생활에 지장은 없으며. 갑자기 발병하고 주로 급격히 회복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해리성 둔주는 자신의 과거나 이름, 신분 등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게 되는데. 결국 가정이나 직장을 떠나 방황하기 일쑤다. 자신이 기억을 상실한 것을 모르므로 새로운 신분을 가지기도 하고. 대개는 남들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고립되어 살아가는 편이지요. 짧게는 수시간~수년간 증상이 나타난 뒤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것이 특징. 그렇다면 “극중 영태(유동근)의 증상이 해리성 둔주에 비교적 가깝다”고 할수 있겠죠.
‘겨울연가’의 준상처럼 자신의 이름, 살아온 날에 대한 것을 모두 잊어버리고 지적능력, 어학, 어머니와의 관계 등 일부만 기억하는 것을 ‘선택적 기억상실증’이라고 합니다. 싫은 기억을 없애려는 의식의 방어작용 탓인데. 어떤 사건 하나만 기억하지 못하거나, 특정시기의 기억을 일시적으로 모두 잃기도 하는 편이지요.
◇기억 되찾을 수 있나=기억을 회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드라마에서는 보통 주변 인물들이 옛일을 일러주거나 기억을 떠올릴 만한 물건이나 장소를 보여준다.
이처럼 전에 살던 집을 찾아가거나,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는 등 작은 단서를 통해 기억을 찾아나가는 것은 비교적 현실과 부합한다. 기억과 연관된 환경이나 정서적 자극이 주어지면 언제든 튀어나온다. 외운 전화번호나 일반적인 정보보다 깊숙한 곳에 기억되기 때문이다. 운전, 옷 입기, 양치질하기 등 비언어적인 기억은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는 민형이 한번 들은 멜로디를 멋지게 치는 장면이 바로 그렇다. 민형은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아노를 잘 치던 준상의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특히 사랑 등 감정과 관련된 기억은 기억상실증으로도 잘 지워지지 않는 편이다.
나아가 ‘겨울연가’는 정신과 의사에 의한 최면요법까지 동원했는데 “드라마 속의 기억상실과 최면치료는 드라마를 보다 극적으로 펼쳐나가기 위한 장치일 뿐”사실상으론 “현실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드물다”.
최면을 건다는 것은 긴장을 풀어줌으로써 의식의 집중상태를 높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최면감수성이 약 10% 미만인 사람에게는 시도하기 어렵다. 또 최면감수성이 높더라도 암시 내용이 비합리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 애써 거부하게 된다.
한편 “드라마나 영화처럼 교통사고로 마치 회로가 끊기듯 과거 기억이 백지처럼 지워지고, 갑자기 기억이 되살아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데.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아 가족을 못 알아보는 등 일시적으로 기억을 상실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때는 뇌 전체의 기능이 떨어져 마치 치매와 같은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다른 뇌 기능은 멀쩡한데 과거만 기억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말하고, 글을 읽고, 버스를 타고, 밥을 사먹는 등의 능력도 모두 ‘기억’의 산물이라는 것이 바로 이를 입증합니다. “충격으로 기억을 상실했다면 이런 능력도 함께 사라져야 마땅하다”고 봐야죠.
첫댓글 기억상실증은 소설에서나 드라마에서나 너무 진부한 주제라서 싫음...
ㅇㅇ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리성기억상실증이아니련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리성기억상실증이아니련지...
마자여,,, 넘 진부해서 짜증날려구해여...
이글 퍼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