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이 임박한 시간
급하게 남자에게 전화가 왔다
"그간 잘 보내셨어요?"
"오늘 끝나시고 커피 한잔 사주세요?"
"네?"
젊고 발랄한 그리고 10살 차이가 넘는
그녀가 밤늦게 커피 사달라는데
남자는 거절할 이유가 없다
"그곳에선... 근무 잘하고 있니?"
"그래 매장 근처 투썸에서 보자"
가장자리 끝부분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이번에도 가슴 선이, 반쯤 보일랑 말랑
깊게 파여 있는 옷을 입고 왔다
그녀가 자신 있는 곳 중 하나이겠지...
하면서도
그녀를 볼 때면 매번 가슴에 시선이 머문 것을
애써 태연한 척했던 것이다
그녀가 다소곳이 무언가 작심한 듯
입가에 꼬리가 치솟더니
"궁금한 게... 많은 것... 같아서요?"
잔뜩 긴장한 표정 뒤에 입술이 작은 떨림이
그 남자에게 보였던 것이다 선홍빛 입술을 약간 깨물듯이 망설이다 옷을 하나하나 벗는 것처럼
감추고 싶은 속내를 들취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저... "
"이혼 ... 했어요"
"알고 계신 것... 같던데요?"
"또... 궁금한 것... 있으시죠?"
뜻밖에 공격적인 질문에
남자는 당황한 기색을 숨길 수 없었다
"왜 이러지?"
"날 남자로 보나?"
단정한 대답과 달리 오늘은 단정하지 않는
질문만 하니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럽기 시작했다 화색 하듯 반기며 남자는 애써
태연한 척 말꼬리를 잡아내기 시작하듯
"궁금한 것... 많지?"
"근데 그렇다고 해서 다 말할 순 없고"
"그냥 차 한 잔도... 고맙지?"
"내겐! ㅎ"
남자는 그렇게 대답해 놓고서도 그녀가 오늘
보고야 말겠다는 작심한 이유가 순간 스치고 지나는 것이었다 그녀가 다시금 질문의 수위를 높여 목소리에 무게를 더 실어 이내
"인사...이동이 있었네요?"
"설마... 절 위해... "
"칼날을 세우신 건... 아니겠죠?"
늘 단정한 말투 뒤에 오만한 말씨
그런데도 그녀의 모습이 오늘따라 하나도
오만하게 보이지 않았다
"아니야? "
"늘 이때면 이동이 있어?"
"다만 그렇게 너 입장에선 보일 수도 있고"
남자는 서둘러 대답해 놓고선
가슴이 창백할 정도로 서늘하게 느끼면서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이젠 내 마음을 읽을 줄 알다니.."
"젠장"
그 남자의 유일한
필터 없는 언어가 다시 튀어나온다
다른 매장으로 보낸 이후
한동안 가질 않았던 남자
한 번이라도 더 와주길 기대한 그녀
그래서 뿔이 난 그녀가 애써 표정을 숨기면서
"고맙고 다시금 감사해요"
"저 때문에... 마녀사냥에 희생양이 되셨네요?"
"혼자면 되는데... 본의 아니게..."
고개를 떨구는 표정 뒤에 죄송함을
말로 대신할 수 없는 그 마음을 추스르더니
"너무 늦었네요"
"지하철이 끊겠네요?"
"저... 집 앞 근처까지만... 데려다주세요?"
남자는 갑자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엉?. .어.. 엉..."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차... 가지고 올게?"
어둠이 짙게 깔린 차가운 밤 시간인데도
바람은 거칠게 스치고 도심을 가르고 있었다
근처의 도달하자
"여기서 그냥 내려 주세요!"
"남은 거리는 택시 타고 갈게요"
여자의 본능인 것을 남자는 못이긴 척
마지막 궁금한 점을 조심스레 그녀에게
질문 하나를 던지고 말았던 것이다
"궁금한 게... 있는데..."
"곤란하면.. 대답 안 해도 되고?"
"혹시... 아이와... 함께 있니?"
"아니면... 혼자 있니?"
빙그레 웃더니 갑자기 남자의 귓불 가까이
그 선홍빛 야한 립스틱 색깔의 입술이
천천히 다가오자 긴장한 남자의 목선
아래의 근육이 바짝 뜨겁게
타들어가고 있을 때 나직하니 속삭이듯
"그게., 그렇게.. 궁금했어요?
"ㅎㅎ "
" 상상에... 맞길게요?"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내내 남자는 자신에게
무한한 상상력의 질문이 나오고 있었다
"혼자... 인가?"
"아니면 ... 애들과 함께... 있나?"
"그걸 알아야만 내가 다가갈 수 있는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데..."
고민도 잠시 이내
그 남자의 악마가 조급함을 기다리지 못하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 있게
"혼자 일 거야?"
" 그걸 바라고 있지?"
그 남자의 천사는
"아니야?"
"분명 아이들과 함께 있을꺼야"
"보인데도 저리 이쁜데 "
"안보이는 그곳은 얼마나 이쁘겠어?"
"오해...하지마?"
"이번엔 이쁜.. 마음이닌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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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악마...세번째 이야기
못생긴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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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3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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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11월도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