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간다면 코로나만큼 '모기' 주의를
말라리아, 연간 500~600명 환자 발생
인천·경기·강원 여행 땐 주의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말라리아 위험 지역은 주로 인천과 경기·강원 북부지역이다.
여름을 맞아 가까운 수도권 근교로 나들이나 캠핑 등을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야외는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적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말라리아 발생국으로, 수도권 근교 지역에서 야외 활동을 할 계획이라면 말라리아 감염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말라리아는 '3일열 말라리아'로, 약 3일 주기로 열이 올랐다 내리기를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드물게 비장 파열 등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의심될 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오한, 발열 증상… 3일 주기로 반복된다면 의심을
말라리아는 기생충의 한 종류인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이다. B·C형 간염, 일본뇌염, 비브리오패혈증 등과 마찬가지로 질병관리청 3급 감염병으로 분류되어 관리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는 매년 수억명이 감염되고, 그중 4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연간 500~6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사망자는 5명으로, 치사율은 1% 미만으로 분석된다. 치사율은 낮지만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노인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으로 오한, 두통, 발열 등이 발생한다. 3일열 말라리아는 잠복기가 1~2주 정도로 비교적 짧다고 하지만, 드물게 1년 넘게 잠복해 있는 경우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감염내과 정우용 교수는 "올해 말라리아가 발생한 경우, 올해 물린 모기가 아니라 지난해 물린 모기가 원인일 수도 있다"며 "말라리아 위험 지역인 파주·연천 등에 거주했고, 야외 활동 이력이 있으며, 열이 2~3일 주기로 오르락내리락 한다면 말라리아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치사율이 낮다고 안심하는 환자도 많은데, 드물게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정우용 교수는 "치료 후 회복 과정에서 비장이 커지면서 파열까지 이어지기도 하므로 호전 상태에 있더라도 갑자기 통증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말라리아에 걸렸다가 치료된 후에도 말라리아 원충이 몸속에 남아있을 수 있다. 정 교수는 "과거 말라리아 감염으로 발생한 원충이 간에 숨어있다가 다시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기·강원 여행 땐 주의를, 예방 물품 챙겨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말라리아 위험 지역은 주로 인천과 경기·강원 북부지역이다. 지난 2020년에는 경기 북부에서 230명(64.6%), 인천에서 62명(16.4%), 강원 북부에서 30명(8.4%)이 발생했다. 이 지역에 거주·근무하고 있다면 최대한 야외활동을 피하고, 야외 활동을 할 땐 반드시 모기 기피제, 모기장 등 예방 물품을 챙겨야 한다. 특히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풀숲이나 웅덩이 근처 등에서 서식하므로 주의한다. 물가 근처가 아니어도 야간에는 활발하게 활동하며 사람을 물 수 있다. 모기는 어두운색을 좋아하므로 흰색과 같은 밝은 계열의 옷을 입는다.
만약 열대열 말라리아 등 고위험성 말라리아 발생 위험이 큰 지역으로 여행을 간다면 미리 예방약을 먹는 것도 방법이다. 정우용 교수는 "위험 지역에 근무하는 군 장병들의 경우, 예방화학요법으로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을 사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로 여행하는 일반 시민들은 굳이 예방약을 먹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치료에도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이 사용된다. 정우용 교수는 "3일 정도 클로로퀸을 복용하면 혈구 내에 있는 말라리아 원충은 대부분 사라진다"며 "간에 숨어 있는 원충까지 제거해 재발을 막기 위해 프리마퀸도 2주간 사용한다"고 말했다.
모기 안 물리는 방법 알려드립니다
'큰 숨·어두운 옷·꽃향수' 피해야
마늘·비타민B 섭취 민간요법 무소용
고인 물은 산란지
여름철 불청객 모기가 돌아왔다. 우리에게 그저 성가신 존재인 모기는 말라리아 등을 옮겨 매년 세계적으로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모기를 '지구에서 가장 치명적인 동물'이라고 규정한다.
2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모기 대처법'을 소개했다. WP에 따르면 플로리다대 위생곤충학연구소 에바 버크너 조교수는 "모기가 특정한 사람에게 더 끌리는 이유는 다양한데 안타깝게도 대부분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남들보다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은 무엇보다 자신도 모르게 모기를 유혹하는 요소를 없애고 싶겠지만 그런 요소 대부분은 인력으론 어찌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모기의 습성을 알면 조금은 피할 수 있다. 모기는 인간이 호흡할 때 내뱉는 이산화탄소를 탐지해 공격대상을 선정한다. 따라서 주변 사람보다 숨을 크게 쉰다면 모기의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땀과 열 등도 모기를 매혹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아울러 모기는 어두운색 옷에 더 이끌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모기는 꽃의 꿀샘에서 나오는 꿀을 먹이로 삼기 때문에 꽃향기가 나는 향수가 모기를 불러들이는 유인물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마늘을 먹거나 비타민B를 섭취하는 민간요법은 효과가 없다고 보고 있다. 최근 모기퇴치용으로 팔리는 시트로넬라 초도 모기를 쫓는 데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버크너 조교수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허가를 받은 모기 기피제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미 환경보호청(EPA)에 등록된 디에칠톨루아미드(DEET)나 이카리딘, 레몬유칼립투스 성분이 들어간 기피제가 대표적이다.
다만 디에칠톨루아미드는 신경계통에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데다 일부 국가에선 사용이 제한되는 성분이기 때문에 습진이 있는 등 피부가 민감할 경우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근본적인 해법으로는 모기의 산란을 막는 게 있다. 모기는 고인 물에 알을 낳는 만큼 주변에 물이 고인 곳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일부 모기 종은 1.6㎞ 이상 비행할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분수와 같이 물을 비울 수 없는 곳이 있다면 방역 처리가 필요하며 이때는 박테리아인 비티아이균(Bti)을 활용한 살충제 등 친환경적 제품을 쓰는 방식이 추천된다.
여러 노력에도 모기에 물렸다면 물린 부위를 긁지 않는 것이 좋다. 감염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가렵다고 바로 긁기보단 물린 곳을 미지근한 물과 부드러운 비누로 씻어낸 뒤 가려움을 잠재워주는 칼라민로션 등 약을 바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