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신문 ♤ 시가 있는 공간] 로마에서 / 김정자
심상숙 추천
로마에서
김정자
로마 한가운데 배를 띄웠네
전설의 신화들이 여기저기서
말을 걸어오고 춤을 추기도 하는 이곳
고대와 중세, 르네상스 그리고 먼먼 과거만이
숨을 쉬고 있는 거리거리
세계화의 기운은 수면 아래에서
조심스레 노를 젓고 있을 뿐
그 아득한 날 불운의 동물들 처절한 울음소리
용맹을 가장한 검투사의 피고름 같은 눈물이
지축을 뒤흔들었을 이곳 ‘콜로세움 원형경기장’
인간의 잔혹함과 황제들 쟁탈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이름표를 달고
흉물이 되어 버티고 서 있는 이곳
아득히 먼먼 시대의 향기에 이끌리어
전 세계 관광객을 자석처럼
끌어당기고 있는 이곳
한때 세계사의 중심, 이태리 로마에서
첫째 날 석양이 낯설게 지고 있다
( 「김포문학」36호 158쪽, (사)김포문인협회, 2019 )
[작가소개]
김정자 시인, 월간 《문예사조》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1995), 제22회 문예사조 문학상, 2018년 김포문화예술인 국회의원상 수상, 現 더스마트학원장, 시집 『또 하나의 길』 『때때로 내가 타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외 다수의 동인 시집.
[시향]
김정자 시인은 현재 김포시 장기동 더스마트학원 원장으로 바람직한 학원 운영에 매진해 온지 오래이다. 빈틈없고 차별화되는 운영으로 찾아온 학생들 하나하나 개성과 수준에 맞게 과정을 재구성하여 맞춤식 학원 수업을 펼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 나가고 있다.
사랑과 정성만큼 인성교육에도 앞장서 나날이 학원의 위상을 다져가고 있으며 어린 학생들을 섬겨가는 데에 신뢰를 더욱 돈독하게 해나가고 있다. 믿을만한 학원인 것이다.
김정자 시인은 본문에서 로마의 한복판에 다 무너져가는 ‘콜로세움 원형경기장’을 돌아보면서 “로마에서” 시를 쓴다.
바티칸 궁전에서 멀지 않은, 닦지 않은 승용차들을 길거리에 세워둔 좁은 골목들을 돌아 나가면, 폭격이라도 맞은 듯 헐어 내린 콜로세움을 누구든지 볼 수 있다. 맨 처음 의 서양, 로마 희랍 이곳의 고대 각종 운동경기와 문화예술,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이 흥행하던 객석의 화답, 합창 소리가 땅속 층층이 쌓인 유적들은 언제까지라도 세계 관광객의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엄격하도록 반듯한 정도만을 길로 아는, 아름다운 사회교육의 일역을 책임진 시인, 더 스마트학원장 김정자 시인의 시는 詩라기에는 정답에 가까워, 시의 날개가 더욱 가볍게 날아올라 고무적이고, 입술에 휩쓸리는 사랑스런 헛소리들이 1센티미터 가까운 도처에서 사뭇 기다리고 있다.
글: 심상숙(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