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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식기 통해 읽어본 역대 영부인 취향 2006/02/09 10:39 | 추천 1 스크랩 3 |
2년 전에 LG
백화점 부천점에서 있었던 청와대 식기전시회 사진입니다. 역대대통령들이 청와대에서 사용하던 식기를 모아 전시회를 열었는데 여성조선에 들어와 처음으로 취재를 간 곳이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박정희 대통령부터 김영삼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사용되었던 청와대 식기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식기 전시회가 열린 이벤트 홀
박정희 대통령 시절-소박함 속의 은은한 멋 청와대 식기의 역사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육영수여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청와대 식탁에 일본 식기가 오르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육여사가 73년 한국도자기 김동수 회장에게 도자기 제작을 의뢰한 것이죠. 그렇게 탄생한 최초의 국산 청와대 식기에는 육영수 여사의 소박한 취향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우리나라 도자기 역사의 새 장이 열렸다며 함박웃음을 머금었던 육여사가 이것들을 채 1년도 사용하지 못하고 고인이 된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술을 즐겼던 박정희 대통령의 식기에는 유일하게 술병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각모양의 떡 접시 도 눈길을 끕니다.
전두환 대통령- 철쭉꽃무늬의 화려함
전두환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청와대 식기 스타일은 확 달라졌습니다. 화사한 디자인을 선호했던 이순자 여사는 선명한 분홍빛 철쭉 사진을 도자기 회사로 보내 식기제작을 의뢰했다고 합니다. 연보라와 핑크색의 알록달록한 꽃무늬 식기들이 청와대의 새 주인을 맞았고 5공시절 내내 대통령의 식탁에는 화려한 철쭉꽃이 만발했습니다.
분홍빛 철쭉꽃 무늬에 금색 봉황 문양으로 화려함을 더한 전두환 대통령의 찻잔.
노태우 대통령- 심플한 디자인의 세련미 노태우 대통령 시절의 식기는 심플한 디자인 속에 세련미를 담고 있습니다. 영부인 중 그릇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았던 김옥숙 여사는 도자기 제작을 위해 직접 청와대로 디자이너를 불러들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마음에 드는 무늬가 나올 때까지 여러 차례 견본을 검토한 후 까다롭게 디자인을 선택했다는 후문입니다. 그러나 이 푸른 무늬의 식기세트는 오래가지 못했다고 하네요. 김여사가 1년만에 다른 디자인을 요청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귀족풍 식기입니다다.
흰색 자기 위의 심플한 푸른 무늬가 깔끔한 느낌을 주는 노태우 대통령의 찻잔
김영삼 대통령 / 김대중 대통령-금색 십장생 무늬의 고급스러움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새로운 청와대의 안주인이 된 손명순 여사는 새로운 기록을 남겼습니다. 처음으로 전임자와 같은 디자인의 그릇을 사용한 것이죠. 또한 김대중 대통령 시절 이희호 여사도 똑같은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김옥숙 여사가 주문했던 귀족풍의 식기는 10년 이상 장수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청와대에서 가장 오래 사용되었던 이 식기는 녹색 테두리와 금색 십장생 무늬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시절 사용했던 죽그릇. 정교한 금색 십장생 무늬가 돋보입니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식기를 사용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
<여성조선 2004년 7월호> 글 신경원 기자 사진 이종현(F1 Stud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