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1)에서 막을 내린 제 147회 디오픈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5언더파로 출발한 타이거 우즈(미국)의 조에는 챔피언 조인 조던 스피스,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 조보다 더 많은 갤러리가 몰렸다.
갤러리들의 시선은 온통 3년 만에 디오픈에 돌아온 우즈의 우승 경쟁에 쏠렸다. 우즈는 갤러리들의 염원에 화답이라도 하듯 전성기를 연상하게 하는 거침없는 경기를 펼쳤다.
3라운드에서 2006년 이후 메이저 최저타 기록인 5언더파 66타를 적어낸 우즈는 최종일
에도 샷감을 이어갔다. 4번 홀(파4)에서 6m 가량의 첫 버디로 선두를 3타 차로 추격한 우즈는 6번 홀(파5)에서 가볍게 투온을 시킨 뒤 버디를 추가해 선두와 2타 차가 됐다.
그 사이 챔피언 조의 스피스와 쇼플리가 5번 홀에서 나란히 타수를 잃으면서 격차는 1타 차로 좁혀졌다.
최종일에 대회장인 커누스티에는 최대 시속 32km의 강풍이 몰아쳤지만 장기인 낮게 깔아치는 스팅어 샷을 들고 나온 우즈는 우승 후보 중 가장 안정적인 티샷을 했다. 8번 홀(파3)에서는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파로 막아냈고, 챔피언 조의 스피스가 6번 홀 더블보기, 쇼플리가 보기를 하면서 공동 선두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우즈의 안정적인 플레이는 9번 홀까지였다. 우즈는 사흘 내내 버디를 기록했던 가장 쉬운 11번 홀(파4)에서 티샷을 우측 긴 러프로 보낸 뒤 두 번째 샷을 당겨치는 실수를 했다. 공이 맞는 순간 "오 마이 갓"이라는 우즈의 비명이 나왔다. 공은 갤러리를 맞고 코스로 들어왔지만 그린 앞 벙커를 의식해 높게 띄워친 어프로치 샷이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굴러 내려오면서 그 홀에서 치명적인 더블보기가 나왔다.
다시 선두를 1타 차로 추격하는 입장이 된 우즈는 12번 홀(파4)에서 티샷과 두 번째 샷을 연속으로 러프에 빠뜨리면서 보기를 범했다. 2홀에서만 3타를 잃은 우즈의 상승세는 거기서 멈췄다.
우즈는 파 5 14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했지만 이후 더 이상 버디를 잡지 못했다. 최종일 버디 3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로 이븐파. 최종 합계 5언더파가 된 우즈는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의 우승 도전은 완성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는 의미가 크다. 우즈가 가장 최근에 메이저 대회에서 최종일 공동 선두를 달린 것은 지난 2011년 마스터스였다. 우즈는 당시 최종일에 5언더파를 몰아친 찰 슈와첼(남아공)에 밀려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우즈의 마지막 메이저 우승 시계는 2008년 US오픈의 14승에서 멈춰져 있는 상황. 기나긴 허리 부상으로 공백이 계속되는 동안 골프계에서는 우즈의 우승은 커녕 메이저 우승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그러나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우즈의 우승 도전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지만 갤러리들의 응원 역시 뜨거웠다. 이번 대회 나흘 동안 17만 2000만명의 갤러리가 입장해 '우즈 효과'를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