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26 (목) 목선 타고 온 북한 주민… “북에서 오늘 왔다”
“어디서 왔냐고 묻자, 처음엔 대답을 않더니 북한에서 왔다고 했어요.” 10월 24일 오전 7시 10분쯤 강원 속초시 동방 약 11km 해상에서 홀로 조업 중 북한 주민 4명을 태운 목선을 발견해 최초 신고한 임재길(60) 씨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복어잡이 어선 선장인 임재길 씨는 이날 오전 4시에 출항해 조업 중 길이 5~6m의 낯선 목선을 발견하고 바로 북한 배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그는 곧바로 수협중앙회 속초어선안전조업국에 북한 배가 있다고 신고했다.
이후 임재길 씨는 배를 몰아 목선 쪽으로 접근했고 목선 위에서 30대로 보이는 남성 1명과 30대와 40~50대로 보이는 여성 2명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임재길 씨의 배가 다가오자 북한 남성은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고 임재길 씨는 “강원도 속초”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남성은 갑자기 자신이 타고 있는 목선을 임재길 씨의 배에 붙이더니 줄로 고정한 뒤 임재길 씨의 배에 올라탔다. 이를 보고 있던 임재길 씨는 “뭐 저런 놈이 있냐고 생각했지만, 그냥 가만히 보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북한 남성은 허름한 옷차림에 장화를 신고 있었으며 손에는 고무장갑을 끼고 있었는데 기름이 많이 묻어있었다고 임재길 씨는 설명했다. 반면 여성 2명은 모두 파카를 입고 있었는데, 이 중 나이 든 여성은 흰색 구두를, 젊은 여성은 운동화를 신는 등 말끔한 차림이었다고 한다. 이어 직접 눈으로 본 것은 이들 3명이었는데 선실에 아이가 1명 더 있었던 같고 모두 가족처럼 보였다고 했다.
임재길 씨는 북한 남성이 자신의 배에 오른 후 해경이 도착하기까지 10~20분 정도 같이 있었다. 담배와 물을 건네주며 말을 걸기도 했지만, 북한 남성은 별 대답이 없었다고 한다. 반면 북한 여성들은 “남한의 배가 좋다”고 하는 등 종종 말을 하기도 했다. 이후 해경이 도착하자 임재길 씨는 조업을 위해 자리를 떠났고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귀항했다. 임재길 씨는 “혼자 조업 중이었는데 무섭지는 않았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 데, 같은 한민족인데 겁이 날 게 뭐가 있겠냐”고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한편 정부합동정보조사팀은 목선에 타고 있던 북한 주민 4명을 안전한 장소로 옮긴 뒤 이동 경로와 귀순 의사 등을 확인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 尹 숙소 찾아 환담, '파격' 예우
윤석열 대통령이 깜짝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10월 24일(현지시간) 단독 환담을 가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가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며 긴밀한 양국 관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10분부터 23분간 빈 살만 왕세자와 단독 환담을 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이날 만남은 사전 예정에 없던 것으로, 빈 살만 왕세자가 대통령 숙소인 영빈관을 전격 방문해 이뤄졌다. 환담을 마치고 윤석열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운전하는 차량 옆자리에 동승해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FII) 행사장으로 15분간 이동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동 중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다음 번에 오시면 사우디에서 생산한 현대 전기차를 함께 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현대차는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 국부펀드와 4억달러 규모를 합작 투자해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킹압둘라 경제단지에 건설될 이 자동차 공장에서는 2026년부터 연간 5만대의 전기차와 내연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FII 행사장에 동반 입장, 윤석열 대통령이 연설과 대담을 진행하는 동안 끝까지 자리를 함께했다. 포럼 행사를 마친 뒤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작별 인사를 나누며 잡은 손을 오래도록 서로 놓지 않았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 1주기… "박희영 구청장 사퇴해야"
오는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시민단체가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용산시민행동은 10월 24일 오전 10시께 서울 용산구 용산구청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이 신이 아니라고 항변할 것이 아니라 무능함을 깨닫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하여 한시라도 빨리 그자리에서 내려 오길 바란다"며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박희영 구청장의 자진 사퇴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사전 안전관리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박희영 구청장이 참석하지도 않은 (용산구청) 회의에서는 안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사 발생 전) 구의회에서 핼러윈 안전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됐다는 사실이 이태원 참사 주민 토론회에서 밝혀졌다"며 "구청장이 나서서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도 했다. 이들은 또한 이날부터 단체 이름을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자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용산시민행동'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파죽지세 NC, SSG 꺾고 PO행… "덤벼라 KT"
2023시즌 프로야구 NC와 SSG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는 화끈한 방망이 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정규시즌 4위 NC는 0.270의 시즌 팀 타율을 기록, LG∙KIA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개인 첫 타격왕(타율 0.339)에 오른 손아섭을 비롯해 박민우, 박건우 등 상위 타선이 불을 뿜었다. 최정 등이 포진한 SSG도 팀 타율 4위(0.260)에 오르는 공격력을 과시했다.
두 팀은 무엇보다 장타력이 빛났다. SSG는 장타 수(370개)와 순장타율(0.129) 모두 리그에서 선두를 달렸고, NC는 각각 리그 2위(349개)와 3위(0.117)에 올랐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PS)에선 승기를 굳히거나 경기 흐름을 뒤집는 장타가 중요한 만큼 양 팀 중 어느 쪽에서 ‘미친 선수’가 더 나오는 지가 승부를 판가름하는 요소였다.
1~2차전에선 NC의 방망이가 더 뜨거웠다. NC 김성욱은 지난 22일 1차전에서 8회 대타로 나와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렸고, 다음 날 2차전에선 김형준이 4-3으로 간신히 앞서던 8회 쐐기 솔로포를 터뜨렸다. 반면 SSG는 2차전에서 한유섬이 멀티포를 쏘아 올린 것 외에는 존재감을 드러낸 타자가 없었다. 팀의 간판인 최정이 2차전까지 타율 0.143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그렇게 NC는 화력에서 앞선 1차전(4-3)과 2차전(7-3)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식지 않는 NC의 타선이 또 터졌다. NC는 SSG와의 난타전에서 승리하며 PO(5전3승제) 진출에 성공했다. NC는 25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준PO 3차전 홈경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PO까지 PS 4경기에 모두 승리한 NC는 이제 정규리그 2위 KT와 30일부터 PO를 치른다. 두 팀의 뜨거운 방망이에 양 팀 선발 투수는 오래 버티기 힘들었다. NC의 선발 투수 태너 털리는 2이닝 5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고, 오원석은 1.1이닝 5피안타 5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건 NC였다. 1회말 2사 2, 3루에서 권희동이 안타를 때려 2-0으로 앞서가는 득점을 완성했고, 직후 등장한 서호철이 2루타까지 터뜨려 1루에 있던 권희동이 홈까지 들어와 3-0을 만들었다. 벼랑 끝에 몰린 SSG는 반격에 나섰다. 선봉에 선 건 부진했던 최정이었다. 1-3으로 끌려가던 2회초 2사 만루의 기회에서 태너의 직구를 받아쳐 5-3으로 역전하는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최정은 이승엽 두산 감독(14개)에 이어 역대 공동 2위인 PS 통산 13번째 홈런이자, 홍성흔(은퇴·42타점)을 넘어 PS 최다 타점 1위(43타점)로 등극했다.
SSG가 분위기를 바꾼 듯했지만 이날 시리즈를 끝내고 싶은 NC에서도 미친 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이었다. 2회말 1사 1,2루에 박건우의 안타로 1점을 쫓은 NC는 4번 타자 마틴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아치를 그려 7-5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SSG는 4회초 한 점을 따라붙으며 기사회생을 노렸지만 불펜진을 총동원한 NC가 한 점 차 리드를 지키며 시리즈를 끝냈다. 3차전 승리를 이끈 마틴은 이날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시리즈 3경기(1승 2홀드)에 모두 출격해 3.2이닝 무실점한 투수 김영규가 준PO MVP의 영예를 안았다.
# 만루 홈런 폭발에도 ‘패배… SSG, KBO 42년 역사상 ‘최초의 팀’
SSG가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썼다. 불명예라면 불명예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루 홈런을 치고도 패한 역대 최초의 팀이 됐다. SSG는 10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 NC와 경기에서 6-7의 재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1회말 3점을 주며 끌려갔으나, 2회초 대거 5득점에 성공하며 5-3으로 뒤집었다. 그러나 2회말 다시 4실점 하며 밀렸다. 4회초 1점을 뽑으면서 바짝 추격했는데 그 이상이 없었다.
시리즈 전적 3패로 탈락이다. 정규시즌은 막판 치열한 경쟁 끝에 3위로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와일드카드전을 거치지 않기에 체력적으로 세이브 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경기력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문제다. 1~2차전은 타선이 철저히 침묵했다. 2경기 합계 득점권 15타수 무안타. 결과도 2패였다. 1차전은 3-4로 졌고, 2차전은 3-7로 패했다. 3점씩 뽑은 것도 용한 수준이다.
3차전은 다득점에 성공했다. 먼저 실점한 부분은 아쉽지만, 곧바로 뒤집었다는 점은 반가웠다. 중심에 최정이 있었다. 2회초 1-3에서 그랜드슬램을 폭발시켰다. 포스트시즌 개인 1호 만루포. 가을야구 개인 13호 홈런이기도 했다. 동시에 포스트시즌 43타점으로 홍성흔의 42타점을 넘어 최다 타점 1위가 됐다. 많은 것을 일군 대포다.
문제는 이후 오원석과 노경은이 2회에만 4점을 줬다. 노경은이 제이슨 마틴에게 재역전 3점포를 맞았다.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식는 순간이었다. 4회부터 커크 맥카티(2이닝)-고효준(1이닝)-최민준(1이닝)이 올라와 실점 없이 막아냈으나 초반 좋았던 타선이 다시 차갑게 식었다. 추가점이 없었다. 그렇게 SSG가 6-7로 졌다. 허무한 3패 탈락. 딱 3경기로 가을이 끝났다. 그리고 SSG는 이날 패배로 묘한 기록도 하나 만들었다.
KBO는 “SSG가 KBO리그 포스트시즌 사상 만루 홈런을 치고도 패배한 역대 최초의 팀이 됐다”고 밝혔다. 놀랍다면 놀라운 기록이다. 그랜드슬램이면 한 번에 4득점이다.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가장 많은 득점이다. 상대의 기를 단숨에 꺾을 수 있고, 아군의 기세를 한 방에 올릴 수 있다. 그만큼 강력하다. 이런 홈런이 나오고도 졌다. SSG로서는 패배 이상의 충격을 안고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의 초라한 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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