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부터 6개월간 Robert Beckman의 대폭락(CRASHES)를 증권사 펀드매니저 김정래씨와 함께 번역 작업에 착수하여 출간을 앞두고 있다. (옮긴이 : 김정래 장현덕)
로버트 벡크맨(Robert Bedckman)은 유럽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금융 경제 해설가로서 미래의 추세를 정확히 예측하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1974년에, 주식시장의 역사에서 영국은 최장의 가장 영광스러운 상승을 가져오리라고 예측하면서 주식시장 하락이 끝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의 금융에 관한 저서엔 투자은행가, 월스트리트 중개인, 펀드 매니저, 라디오 TV 해설가 및 주간
Investors’ Bulletin의 편집 주간으로서 35년이 넘게 활동한 소중한 경험이 녹아 있다. 그는 ‘Money
Matters for TVSW’와 ‘Money Talk for TV-am’의 인기 해설가였고, 수백만 열성적 청취자에게 12년간 매일 LBC 라디오 프로그램 Backman Report를 제공했다. 그의 저작 중 가장 크게 성공을 거둔 것은 ‘The Downwave and Into The Upwave’였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 19 사태로 금융시장의 대폭락이 휩쓸고 있다. 이러한 때에 대폭락의 출간은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폭락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이 책이 제공해 줄 것으로 보인다.
폭락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이 책에서 폭락 대비법을 자세하게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과거 영국
에서 통하는 방법이 오늘날 한국에서도 같다고 말 할 수 있을까? 과연 우리에게 가능한 폭락 회피법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는 역사를 명멸해간 11회의 폭락 사례를 체험적으로 들고 있다. 각각의 경우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며, 시대와 장소를 달리하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이
나온 이후에도 여러 번의 대규모 폭락이 있었지만, 이 11번의 폭락 사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특히 폭락을 가져오는 분위기에 본질적인 공통점을 가진다. 그래서 이 책의 효용이 있다고 보인다. 즉, 각자가 자기가 살고 있는 금융 환경과 사회 환경 속에서 이런 폭락의 바이러스를 스스로 잘
찾아봐야 한다. 폭락의 대비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폭락의 가능성을 인정하면, 방법은 스스로
간단해진다. 이번 중국 코로나 사태에서도 일찍 바이러스를 인정하고 그에 대해 대비했다면, 문제
가 그렇게 심각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방법이 무엇이었겠는가? 그냥 환자를 격리시키고,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는 개인 위생 정도로 해결되는 문제였다.
여기서 문제는 예방이라는 점이다. 아직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식의 위생 캠페인을 벌였다면, 엄청난 불만이 터져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열심히 준비하는 사람들이
항상 패배할 수 밖에 없다. 즉, 준비를 해서 폭락을 피했다면,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수선을 떤 사람으로 욕을 먹었을 것이고, 일어난 뒤에는 이런 불길한 소식을 떠드는 재수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게 된다. 주식 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다반사로 일어 난다. 폭락 과정에서 미리 알고 재미를 본 사람들에게는 항상 폭락을 일으켰다는 비난이 따른다. 그로부터 피해를 본 모든 사람들의 원망과 분노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폭락이란 어디까지나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 해법 역시 여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구체적인 경제적 대책을 강구해 보자. 일단 스스로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가 인식이 되어서, 어디가 어떤 식으로 문제가 될 것인지 알고 있다면 거기서 답은 스스로 나온다. 그리고 그 답은 매우 간단하다.
먼저, 첫번째 원칙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Back to the Basics!)는 것이다. 여기서 기본이란 원점이란 의미다. 예를 들면, 현금은 원점이며 기본이고, 여기서 주식이나 펀드, 그리고 채권은 현금에 대해서 파생품이라고 볼 수 있다. 주식이나 펀드, 채권 등의 금융 상품은 폭락의 가장 직접적인 대상이 되기 쉽고 폭락의 결과에 따라 가장 큰 가치의 변동이 뒤따른다. 여기서 더 나아가 파생 금융 상품은 진정한 파생품에 속하는 전형적인 것으로 가장 위험하다.
현대 사회는 종이돈(fiat)의 사회이다. 돈의 뒤에서 가치를 보증하는 것은 정부의 힘 밖에 없다.
1971년 달러가 금 본위제에서 탈락한 이래로 이것은 세계 모든 통화에 해당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돈 중에도 여전히 금의 가치에 가장 가까운 것이 바로 기축통화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위기 시에는 항상 달러와 금이 가치를 발휘한다. 달러가 가치의 기본이고 다른 통화는 그에 따른
파생통화라고 볼 수 있다. 달러 현금이나 달러로 표시된(denominate)된 자산이 위기 시에 자산
보존 수단으로서 유력하다.
금은 달러와 경쟁 관계에 있다. 금은 진짜로 가치를 가지고 있고, 달러는 종이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무척 많다. 하지만, 나는 금이 종이보다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금의 귀금속으로서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통화로서의 가치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종이지만 세계 최대의 권력을 가진 국가의 보증이 붙어 있다면, 그것은 황금보다 훨씬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금과 달리 달러는 구체적으로 가치의 든든한 수호자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달러의 수호자는 금 시장 역시 컨트롤하고 있다. 한 때 미국 정부는 금의 개인 보유와 거래를 금지한 바 있다. 지금도 필요하면 미국은 금 시장을 닫을 수도 있다. 거기다 여전히 가장 큰 금 보유국은 미국이다. 그래서 경제적 폭락의 혼란 속에서 금의 가격을 부채질 하는 세력이 있겠지만, 상승은 어느 한계에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원칙으로는 레버리지가 들어가 있는 것은 원래 그대로의 자산보다 그 레버리지만큼 훨씬
위험하다. 폭락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이러한 레버리지이다. 즉, 한 마디로 한다면, 남에게 빌린 돈으로 투자가 되는 자산은 위험하고, 뭐든지 자기 돈으로 투자한 것이라면 좀 더 안전하다. 주식
이라면, 신용이 많이 늘어나 있다면 폭락 국면에서 제일 먼저 희생자가 된다. 그리고 다시 회복을
한다고 해도, 전혀 구제를 받지 못한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가치의 원점에는 부동산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부동산의 의미를 레버리지라는 측면에서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레버리지가 들어간 부동산의 대표는 부채를 안고 있는 부동산을 말한다. 이러한 레버리지의 정도가 클수록 시장의 움직임이나 금리의 움직임에 예민해진다. 즉, 투기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부동산이 실물 자산의 대표이며 모든 자산의 원점에 있지만, 모두를 똑같이 볼 수는 없다. 더구나 버블의 정점에서도 인기가 없었던 부동산이 폭락 이후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폭락 과정에서는 모든 자산의 가치 동반 하락이 일어나기 때문에 부동산도 여기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세 번째 원칙으로는 실수요와 가수요의 관계에서, 가수요로 버티는 자산은 훨씬 더 위험하며 하락 폭도 클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앞의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것과 레버리지의 원칙 모두가 합쳐진 것과 다름없다. 가수요라는 것은 인기로 버틴다는 의미이고 그 투기 수요에서 레버리지가 들어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그리고 그 수요가 인간의 기본적 수요에서 멀리 있다는 점에서 나쁜 뉴스로 작용한다.
세 번째로는, 폭락에서는 금융 자산보다 실물 자산이 좀 더 안전하다. 즉 유형(tangible)의 자산이 무형(intangible)의 자산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 금융 자산은 실체가 없이 종이 상의 계약으로 존재하는 자산이지만, 실물 자산은 실체가 있다. 그리고 금융 자산은 만기가 있지만, 실물 자산은 만기가 없다. 그래서 실물 자산은 더 장기로 보유할 수 있다.
네 번째로는 다음으로는 집중이 아니고 분산의 원칙이다. 자산을 분산시켜 놓는 편이 집중해 놓는 것보다 더 폭락에서 안전할 가능성이 높다. 폭락은 하락 사이클을 일으키며 돌아가며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자산이란 각각의 절대적 가격이 아니라 상대적인 교환 가치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럴 경우 분산된 자산은 커다란 가치를 갖게 된다.
다섯 번째로는 유동성의 원칙이다. 폭락에서 유동성은 가치를 갖는다. 자산과 현금성 자산의 본질적 차이점은 현금화할 때 받는 유동성 디스카운트의 정도에 있다. 폭락에서 가장 취약한 것은 귀금속이나 골동품 등과 같은 유통이 어려운 자산이 될 수 있다.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쌀이나 음식으로 바꿀 경우 이런 것들은 엄청난 디스카운트에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최대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정신적 가치의 원칙이다. 폭락 이전에는 사회가 물질적으로 흐르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폭락 이후에는 개인이나 가정의 정신적 가치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사회가 차분해짐에 따라 사람들은 정신적 가치를 추구할 수 밖에 없어진다. 그 경우 생각 못했던 인간 관계의 법적인 측면이 악몽으로 될 것이다. 인간에게 생존 욕구 이상의 욕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상 폭락에서의 대처 원칙을 대략 말했지만, 이것은 꼭 폭락이 일어날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때라도 평소에 매우 중요한 포인트들이다. 폭락은 인간과 사회의 극단적인 실존 상황으로 가져갈 것이고, 이런 상황은 평소에도 위기 시의 대처법으로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것이다.
첫댓글 장회장님,
대폭락 위기시 대처법~잘 읽었습니다 ㆍ
무엇보다 실물 자산과.
자산을 분산하는 대처 방법은
옳다고 봅니다ㆍ~^^
투자에 도움이 됐다면 저로서는 기쁜 마음입니다.
경제에 대하여 저는 둔한 편인데
이 글을 읽으니 뭔가 집히는 곳이 생기는 군요.
아침나절에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번역한 이 책은 딱딱한 경제서적이라기 보단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가면서 풀어가고 있어
참 재미있습니다.
주식에 대하여는,실물경제라는 단어자체도 생소한 문외한이고요..
경제 번역서는 전문지식 없이는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라 생각하고 있는데 전문서 번역을 하셨으니 경제 전문가를 확인시켜 주시네요~!
훌륭한 성과에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그런데 이 책은 재미있어요. 소설같이 흥미진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