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관상(觀象)을 살피는 것이나 사주팔자(四柱八字)를 간명(看命)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풍수(風水) 역시 주위의 환경이 조화를 잘 이뤄 줄 때 비로소 명당(明堂) 터가 된다.
관상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찰색(察色)이라지만 신체의 구성비율과 함께 얼굴의 각 부위의 뼈대와 살갗의 크기와 두께 그리고 위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사주팔자는 용신(用神=月令)이 가장 중요하지만 사주를 구성하고 있는 기운들과 함께 대운과 세운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면서 흘러가는가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풍수는 일반적으로 한가지로 논(論)하지 않고 죽은 사람이 있는 음택(陰宅)과 살아 있는 사람이 거처하는 양택(陽宅)으로 나누어서 거론하게 되지만 여기서 음택이라고 하여 음기운(陰氣運)만 강하고 양택이라고 하여 양기운(陽氣運)만 강해야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음택이든 양택이든 음기운과 양기운 그리고 주위의 환경이 서로 조화를 잘 이뤘을 때 비로소 명당이라고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사극(史劇)을 보면 어떤 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다”라든지 또는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주어라”라고 윗사람이 하명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이 말은 사실 죽은 사람에게나 살아있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죽은 사람이 들어가는 곳을 음택이라고 한다면 살아 있는 사람이 사는 집은 양택에 해당이 되는데, 죽은 사람이 묻히는 곳이나 산 사람이 사는 곳 모두 다 같이 기본적으로는 ‘햇빛이 잘 드는 곳이 좋다’라는 뜻이 된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살라고 하는 말은 이해가 되지만 죽은 사람에게도 햇빛이 필요할까 싶겠지만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죽은 사람이 있는 곳이라 하더라도 음기만 지나치게 흐른다면 오히려 흉지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당을 잘 모르겠거든 겨울에 눈이 내렸을 때 다른 곳과는 달리 지열 때문에 눈이 쉽게 쌓이지도 않고 잘 건조가 되는 땅을 찾으면 된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음택(陰宅)은 혈(穴)이요, 양택(陽宅)은 향(向)이라고 했는데, 이 말은 음택은 정확하게 혈(穴) 즉 ‘기(氣)가 응집이 되어 있는 구멍’ 자리를 명당이라고 했고, 양택은 배산임수(背山臨水)를 기본적으로 이루고 있으면서 수맥이 흐르지 않는 남쪽을 향한 집을 두고 명당이라고 했던 것이다.
혈(穴)의 중요성
음택에서는 용(龍) 즉 산맥의 흐름이 끊어짐 없이 힘차게 이어져오다가 어느 곳에서 부터는 아래로 향하게 되는데, 그렇게 아래로 향하던 기운이 어느 한 지점에서 멈춰서 기운이 맺히게 된 곳이 바로 혈(穴)이 된다.
그러므로 혈(穴)은 실로 엄청한 산세의 기운들이 모이고 모여서 아주 작은 한 지점에 응축이 되어 있는 곳이라고 해도 틀림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기운이 지극히 한정적이면서도 강력한 기운을 발산하게 되는 것으로 여기는데, 이러한 문제 때문에 혈을 찾는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고 형국(形局)을 유심히 살펴 어렴풋이 그 위치를 찾아냈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지점을 짚어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 되는 것이다.
양각(陽刻)과 음각(陰刻)에 있어 양각은 나타내고자 하는 부분을 편평한 면에서 드러내거나 튀어나오게 했다면 음각은 편평한 면을 깎아서 파고 들어가게 한 것이 되는데 이것과 마찬가지로 양택이 평지 위에 인간이 거처할 집을 세우는 것을 뜻한다면 음택은 땅을 3자나 5자 정도 파고(임금은 10자) 체백을 안치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묘지에 바람이 들거나 체백이 얼지 않게 하고 벌레나 해충의 침입으로부터 보호를 했던 것인데 그래서인지 산등성이에 가까울수록 그 깊이를 점점 더 깊게 하게 된다.
음택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여성의 음부 형태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서양에서 말하는 대지의 여신 품에 안기듯 하는 형상을 하게 되는데, 혈이 맺히기 직전에 조금 볼록 올라 온 모양을 두고 입수(入首)라고 했고, 봉분을 좌우에서 둥그렇게 감싸고 있는 것을 선익(蟬翼=매미의 날개 모양)이라고 했으며 그러한 형상 가운데 혈(穴) 즉 구덩이(광정)를 파고 체백을 안치했으며 그 앞을 편평하게 골랐던<전순(前脣)> 것이다.
양택(陽宅)도 정확하게는 양기(陽基)와 양택(陽宅)으로 나누게 된다.
일반적으로 양기(陽基)는 집을 세우는 집터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고, 양택은 그 양기 위에 세운 집을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엄격하게 따진다면 양기는 도읍지나 군현 등 많은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넓은 지역을 말하는 것이 되고, 양택은 개인의 집을 말할 때 사용되는 의미가 된다.
양택은 땅의 기운뿐만 아니라 집의 방향과 위치 그리고 형태를 더 중요시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대문과 안방, 부엌을 중요시하여 양택삼요결(陽宅三要訣)이라는 말까지 있어 왔다.(현대에 와서는 화장실 위치를 중요시하는 경우도 있음)
결국, 양택은 혈장이 넓고도 광범위할 수도 있음을 뜻하고, 음택은 좁고도 한정적인 것이 된다. 그래서 넓은 의미에서 보면 양택은 가족들이 거주할 집을 지을 크기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거주할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음택은 한 사람의 체백만이 묻히는 지극히 작은 공간이 된다는 차이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