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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주인공 이미지가 '김기범' 씨를 생각하긴 했는데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
개인적인 팬은 아니구.. 그냥 이미지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MC the MAX의 마지막 내 숨소리 라는 음악이 있으시다면
같이 감상해주세요~
후.. 한 20번쯤은 다시보고 조금 고치고 다시보고 다시 고치고
그다지 대단한 소설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올리는 소설입니다.. ^^
즐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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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신가봐요
난 아직 이렇게나 심장이 저린데..
가끔 잠 잘못자 손발이 하얗게 질려 따끔거리는 것 마냥
심장이 이리도 저린데..
편안하신가봅니다..
"아.. 정말 귀찮네"
벌써 꾀나 되었다 한.. 6개월? 좀 덜 된모양이다
일에 지쳐 이렇게 한밤 중 돌아오면
언제나 그랬듯 교복입은 이 꼬맹이 녀석이 이렇게
우리집 앞에 이렇게 앉아 있었다
"어? 아줌마 오셨네~"
"후.."
"아줌마.. 요즘 날씨 춥네 그지?"
"그러니까 너도 여기서 이러지말고 따뜻한 집에가서 공부나 좀 해"
"어어? 아줌마 드디어 이제 나랑 말하기 시작하는건가?"
이 꼬맹이가 처음 우리집앞에서 이렇게 죽을 치고 있던건..
그래.. 살랑살랑한 봄바람이 점차 후덥지근하고 끈적거리는
불쾌한 바람으로 바뀔때 쯤 이였던 것 같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우리집 담벼락이 마음에 든다는
이 녀석.. 교복을 입은 주제에 나도 못타본 삐까뻔쩍한 바이크며
대체 몇시부터 이곳에서 이렇게 죽치는지 쌓여있는 담배꽁초며
딱 봐도 학창시절.. 보기만 해도 재수 옴 붙는.. 그런
양아치놈 인 듯했다
"한심하긴.. 이제 그만 가 늦었다"
순간.. 내 팔목을 붙잡는 그 녀석이,
난 왜 그리도 무서웠었는지 모르겠다
잽싸게 내 팔목을 빼내자.. 무안해하는 그녀석이
딱 봐도 텅 비어보이는
지 가방을 뒤적여 나에게 하얀 목도리 하나를 내놓는다
"아줌마.. 이거줄게 12월 19일.. 오늘은 정말 기념일이니까
아니다.. 기념일 이라기엔 좀 그런가? 그래두 힘내라구!!"
"...."
"그럼 ~ 나도 이제 갈께.."
엄동설한 꽃샘추위에 비하겠냐만은
12월 중순..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날짜였다
순간 공포감에 빼내버린 내 팔목에..
집까지 걸어오느라 얼어버린 내 체온보다 더 차갑던 그 아이의
체온이 이제서야 내 팔목에서 올라온다
"꼬.. 꼬맹이 몸이라도 녹이고 가"
그때 왜 그런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말 한마디 오늘에야 섞어본 이런 양아치 같은놈에게
하얀 목도리를 선물받은것에 대한 감동이였던가..
아님.. 반년간 말한마디 안받아줬던 나에게..
방금 그렇게 무슨 벌레라도 묻은냥 화들짝 놀라 팔을 빼내버린 나에게..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웃어준 그 꼬맹이에 대한 감동이였던가..
"아줌마.. 밖에서 보는거랑 집이 좀 다르다 후즐근~ 한데?"
"..."
"그나저나.. 아줌마 커피한잔도 이렇게 맛대가리 없게 끓이면 시집은 어떻게가?"
"입 다물고 다 마시고 갈래 아님.. 지금 당장 나갈래?"
"하하핫 아~~ 노처녀 히스테리는 이래서 못말린다는구나.."
그 녀석이 우스갯 소리로 한건 알고 있지만..
솔직히 내 나이 21살 아줌마소리.. 노처녀소리에 욱했나보다
그래봤자 나보다 2살? 3살? 어려보이는 이 녀석에게
꼬맹이라고 불렀던건 그동안 이녀석이 꼬박꼬박 붙혔던
아줌마 소리가 기분 나빠서 였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나빠진 내 기분에.. 이 녀석 눈치를 보다 이내 조용해진다
그래서...... 갑자기 조용해져 버렸다
"..저기"
"왜?"
그냥 아무말이라도 하지 않으면.. 어색해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우린 서로 6개월이나 봐왔지만 처음으로 말해본..
아니지.. 서로 대화한건 오늘이 처음이였으니까
그동안 이 꼬맹이가 주절주절 말을 하긴했지만..
그래봤자 그냥 놀자는 양아치라 생각했으니까 무시해왔었다
할말도 없으면서 꼬맹이를 불러버린 순간..
커피를 휘휘 젓던 꼬맹이가 정말 귀여운 표정으로
날 올려다본 그 순간..
"이제 날도 추워지니까 너네 부모님도 너 걱정하실거고..
그러니까 너도 이제 그만 남의 집 앞에서 밤 늦게까지 이렇게 진치고 있는거 그만둬"
...... 난.. 마음에도 없는 엄마같은 소리를 해버렸다..
"그럼 담벼락 나 줄래?"
처음 이사왔을 때 담벼락 앞에서 앉아있는..
이 꼬맹이 곁을 지나 우리집 대문을 여는 순간 말했었던 말이다
'집주인아줌마 나 이집 담벼락 줘'
별.. 미친놈이 다있네 라고 생각했던 난
그냥 집으로 들어가려 한발을 내딛었다
'이 담벼락..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평범한 담벼락이였다 특별히 멋진 덩쿨식물이 타고 있었던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멋진 디자인의 담벼락도 아니였다
그냥 평범했던 빨간벽돌 담벼락이였다
이 꼬맹이가 원하는 이유도.. 그렇다고 이렇게
무례하게 무작정 달라는 이유도 도저히.. 모르겠다
"담벼락이 마음에 든다는 이제 그런 시덥지 않은 소린 집어치우고..
정말 그곳에 앉아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내가 납득할만 한 그런 이유가 있다면.."
"아아~~ 몸도 다 녹고 좋다 아줌마 오늘 무슨날인지 알고 그런거야?
아무튼 고마워 나 갈게 ~ 안녕 세경씨~"
이 녀석.. 키도 나보단 20센치 정도는 큰 것 같고 목소리도 꾀나 저음인데..
자세히 보니.. 아기고양이 같다
경계심이 가득한 눈으로.. 나에게 안녕이라 해줬고..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
아주 오랫만에 들어본 이름..
아 .. 그 녀석 내 이름을 알고 있었나보다
다음날.. 다음날도 그 꼬맹이는 없었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꼬맹이는 없었다
난.... 아직 이름도 모르는데
혹시 내가 그만두라고 해서 안오는게 아닐까 이래저래 자꾸 신경쓰인다
기념이라던 그날..? 12월 19일 어제는 대체 무슨 날이였을까..
그렇게 한동안 아기고양이 악몽만을 꾼것 같다
너무나 쉽게 두달이 지나버렸다
6개월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내 집앞엘 앉아있던 그 꼬맹이가..
두달만에 .. 다시 나타났다
교복이 아닌 꾀나 잘빠진 정장을 입었다
아.. 이 녀석 그동안 졸업반이였는데 이런 짓을 했던걸까
정말 내 생각대로 양아치가 맞았던 걸까
라는 생각보단..
그래 그냥 반가웠다 두달만에 집나간 아기고양이를 찾은기분이다
"아.."
"뭐야 꼬맹이 왜 또 왔어"
사실 무지 반가웠고 뭐라 따뜻한 말한마디 건내고도 싶었다
아니!! 그렇다고 이 꼬맹이가 좋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아주 어릴적부터 혼자였던 나를..
겨우 큰아버지가 마련해준 이 집에서 생계에 목숨걸며 일을 했던 나를..
아주 어렸을적부터 갖고싶은것을 갖는 법보단 빨리 잊어버리는 법을 익힌 나를..
학교도 하나 제대로 나오지 못한.. 정말 이 보잘것 없는 나를
이 집으로 이사온 후엔 이 녀석이 언제나 기다려주곤 했었으니까
고마웠다.. 그게.. 고마웠을 뿐이다
어쩐지 이 꼬맹이가 안왔던 그 두달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조차 가물거린다
뭐.. 같은 생활의 반복이였겠지만 말이다
"이제 꼬맹이 아니야 이제.. 아줌마도 아니야"
"빨리 집에가 오늘.. 정말 춥다"
이번에도
한세경은 이번에도.. 갖는법보단 잊는법이 익숙한 사람이니까
조금 힘내서.. 작은 아기고양이를.. 놓아줄거다
"이제 똑같은 어른인데.. 한세경도 나도 똑같은 어른이니까..
나 이 담벼락 줄래?"
".. 담벼락 주면.. 넌 뭘줄래?"
"날 주지.. 류.하.균을"
선심이라듯 쓰는듯 자기를 가르키며 씽긋 웃어버리는 이녀석의
그 어설픈 고백에
순간이였다 정말.. 머리가 새하얘졌다
마땅한 이유를 댈순 없었지만.. 머리가 새 하얗게 변했다
설마 이런 엉터리 유치한 고백때문이였을까..
"하핫 꼬맹아.. 아니 이제 어른이랬지?
어른이면 자신의 행동의 대한 옳은 판단을 내릴줄도 알아야지
다신 오지마 이젠 정말 귀찮아"
"저,-"
뭔가 말하려던 꼬맹이였지만 더이상..
내 마음이 이렇게 된 더이상..
정을 준다면 더 놓치기 싫어질거다
아무리 한세경이지만.. 나도 인간이니까 갖고 싶으니 안놓을지도 모른다
그치만.. 정말 오랜만이라
너무 반가웠나보다..
이렇게 눈물이 나는걸 보니..
겨우 말 몇마디 나눠본.. 이 꼬맹이 때문에 눈물이 나는거 보니
정말.. 그동안 그리웠나보다
그.. 사람의 정이란게 그립긴 그리웠나보다
"류하균.."
잠이 오질 않았다
혹시나 해서 창문에서 내다본.. 담밖엔 아무도 없었다
내 엉켜버린 머리속을
같이 풀어줄, 대화해줄 가족조차 없으니..
가만히 서서 창문밖만 내다 볼 수 밖에 없다
정말.. 오랜만에 끊었던 담배가 생각난다
쓰디 쓴 그 맛에 아주 그립게 나타나던 그 단맛이 생각난다
'다신 오지 않겠지.. 이제 어른이라는거 보니..
학교를 졸업한 아이겠지.. 오늘 정말 근사했는데..
도대체 이 담벼락이 뭐가 좋다는거야
낡아 빠지고 정말 그 녀석 말대로 후즐근하고.. 딱딱하고..
옛날 우리집.. ... 우리집..?'
뭔가가 쿵하고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덜컹 했다.. 롤러코스터 가장 꼭대기에서 내려오는 기분,
머리가.. 새하얘졌다
그 녀석 때문에..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담벼락
나도 모르게.. 우리집까지 생각하게 되버렸다
어릴 적.. 엄마와 아빠와 셋이 살던 그네가 있는 마당과
엄마가 아끼던 작은 텃밭이 있던 시골집..
작은 가방을 메고 학교까지 뛰어갔다 오면 엄마가
잘 다녀왔느냐고 날 반겨주던 우리집..
비록 시골이였지만.. 그땐 행복해서였는지
내 기억엔 그 집은 정말 아름다웠다고 남아있다
또 기억 중 한켠엔 아릿함과 공포가 남아있다
정말 무서웠다..
새빨갛게 아주 뜨겁게 물든 집..
단순한 가스벨브고장으로 일어났지만
아주 커다란 화재였다
건조했던 그 겨울에 일어났던.. 하얀색으로 물들었던 그 겨울에 일어났던..
아주 빨갛던 화재였다..
죽음이 뭔지 잘 몰랐을 나이였지만
내가 죽을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 였다
공포에 눈물만 흘리던 날.. 아빠는 꼭 안아주었고
엄마가.. 척척한 물수건으로 내 코와 입을 막아주었다
그렇게 의식을 잃었고.. 눈을 떴을땐
그 예쁜 집은 이미 잿투성이 집이 되었고
엄마..아빤 보이지 않았다
"에에에~ 얘네집은~ 담벼락만~ 남았대요~ 에에에~ "
일단 맡겨진.. 동네 이장님의 집에서 이상한 노래에 맞춰서 듣던 놀림이였다..
아마 잿투성이에 화재로.. 집이 많이 부숴졌고 그나마 멀쩡했던건
아직도 미련하게 버티고 있었던 담벼락 뿐이였다..
어린마음에 엄마아빠를 찾겠다고.. 언제나 일어나기만 하면
도착지도 없는.. 그 작은 동네를 빙글빙글 돌았고..
그 때마다 내 또래 아이들은 나를 담벼락이라고 부르며 놀렸다
아마.. 알수 없던 그 리듬에 맞춰 부르던 노래까지 지겹고 귀찮아져서
짤막하게 내 별명을 만들어 버린 것 같다
"후..."
작은 한숨을 내뱉으며 앉았던 곳은.. 언제나 덩그러니 남아있는
우리집 담벼락이였다
그나마 내가 도착할 수 있던.. 내 도착지였다
그 추운 겨울날 손발이 삐쩍삐쩍 갈라져 쓰리고 아파도
내가 가장 마음 편하게 있을수 있었던.. 우리집 담벼락이였다
"담벼락!!"
내 도착지였던 담벼락 아래에 쪼그려 앉아 조그만 손으로
눈물이 날것 같은 두눈을 쓱쓱 비벼대면..
어디선가 나타난 꼬맹이가 날 담벼락이라고 놀리며 또 다가왔다
"한세경.. 내 이름은 한세경이지 담벼락 아니야"
"아닌데 내 친구들이 너 담벼락이랬어.."
"이씨 쬐끄만게..!!"
갑자기 닥친 불행으로.. 학교조차 제대로 나가지 못했을 때였다
나보다 키도 작고 덩치도 작은 꼬맹이가..
가방을 메고 아무렇지도 않게 해맑게 웃던 그 모습이
어린마음에.. 질투가 났었나 보다
여러번 쥐어박던 그 작은 머리통을 가진 꼬맹이는
내가 쥐어박아도 가만히 있었다..
"안... 아파?"
갑자기 이 꼬맹이가 일어나 엄마아빠한테 내가 쥐어박은걸
이르면.. 어쩌지 난 엄마도 아빠도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레 물어본 그 꼬맹이는
"아파"
란 말을 남기며 내 앞에 쪼그려 앉았다
울지도 않았구 그렇다고 머릿통을 여러번 문질르지도 않았구
똑같이 내 머리통을 쥐어박지도 않았다
"담벼락.."
"담벼락 아니야 한세경.."
"담벼락.. 이쁘다 나 줄래?"
"응??"
"제일 이쁜거 같애 이 담벼락이.."
"우리..엄마껀데.."
"여기 때렸으니까 담벼락 나 줘"
"내꺼.. 아닌데.."
"그럼 나중에 어른되면 줘"
"... 그.. 래"
왜 그랬었을까.. 어른이 된다고 그 집은 내 집이 되진 않았을텐데..
무튼 난 그때 그래 라고 대답했다
"너 이름은.. 뭐야?"
"담벼락 친구"
"너 몇살인데!!"
"나 8살!!"
"씨.. 까불고 있어 나 10살이야!!"
"웃겨.. 나이만 많으면 다냐? 내 이름은 류하균이다"
"깔깔깔.. 류하균이 뭐야 새균맨 친구지? 새균맨!!"
"그러는 자긴.. 담벼락 이면서"
"아니라고 !! 난 한세경!!"
... 그래.. 그 건방진 꼬맹이 이름도 류하균..
그 녀석.. 이름도 류하균..
아.. 그거 였나보다
뛰어나가봤자.. 이미 한가한 담벼락 앞이였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 녀석이 한 유치한 고백에 마음이 흔들렸던게 아니라
오래전 나의 어린시절을.. 다시 생각하면
마음 아파지는 나의 어린시절을..
나도 모르게 건들였던 그 녀석의 이름에
마음이 덜컹한 거였나보다..
무작정 찾기 시작했다..
왜 찾느냐 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할정도로
이유 따윈 없었지만..
어쩐지 그 녀석을 찾아야 할것만 같았다
2월..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절기 소한도 모두 지났지만
그래도 여전히 차가운 날씨다
로션을 바르지 않으면 따갑고 갈라지는 날씨다
그때처럼 몇시간이나 앉아 나를 기다렸을 그 녀석이
혹시나 몸이 얼어.. 어디서 웅크리고 앉아 있진 않을까
평상시 잘도 끌고 오던 그 삐까뻔쩍하던 오토바이도 안가져왔던데
대체 어디에 앉아서 그 추위를 녹이고 있을까..
그렇게 큰 길까지 나왔을때 길건너 편의점 앞에 흐릿했지만
그 녀석이 보인다..
한번도 보지 못한.. 그 녀석의 뒷모습이 보인다
"저기.. 저.. 꼬맹아!!"
뭐라고 부를지.. 난감했다
이름을 부르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순 없었다
"꼬맹아!!! 야!!! "
모르겠다 주변사람들이 날 미친여자라고 생각하든 말든..
뒤돌아 보지 않는 그 녀석이 야속하고 미안할 뿐이다
혹시라도 차소리에 묻혀 내 소리가 들리지 않는건가 하고
몇번이고 다시 불러봐도..
여전히 그 녀석은 날 돌아보지 않는다
"야!!! 류하균!!!"
그제서야
슬그머니 뒤돌아 날 바라봐주는 녀석이다
여느때처럼 그렇게 한없이 맑은 미소를 지어주는 녀석이다
대체 이놈의 바보같은 눈물은 요즘.. 갑자기 늘어버린것 같다
그동안.. 나 바보같을만큼 참았던 그 눈물들이
이제야 흐르나보다 이제야 흘를수 있나보다
"아줌마??"
"근데 이 자식이 몇살차이나 난다고 아줌마라고 하는거냐!!"
입을 손등으로 가리고 피식피식 웃어버리는 녀석이 보이자..
이제서야 보인다
4차선 도로 하나를 눈앞에 두고 빽빽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나와
저 녀석이.. 이제야 눈에 보이고
날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는 지나는 사람들이 보이고..
이제야 마음이 놓이고 이제야..
하.. 이제야 나도 심장이라는게 뛰나보다
그동안 기절한줄 알았던 이 심장이.. 이제야 뛰나보다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다
나.. 자꾸 주저앉아버린다
아마 이 추운날 코트하나 잠바하나 걸치지 않고
무작정 이렇게 무식하게 뛰어나와서..
안그래도 추위라 하면 질색을 하던 내가
이 추운날 자꾸 얼어버리는 몸하나 못견디나보다
이 추운날.. 저 녀석은 몇시간을 꼼짝않고 앉아있었을텐데..
고작 이 짧은 시간을 못견디고 몸을 한껏 웅크려서 앉아버린다..
"아아아아악!!"
정말 짧은 순간이였다
웅크렸던 몸이 아주 순간 훈훈해지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려고 했던 참이였다
내 옆에서 들렸던 그 비명소리에 내 고개는 앞이 아닌..
비명을 질렀던 그 여잘 바라보았고..
그 여잔.. 도로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안색이 파래져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저절로 돌아간 내 시선엔..
아기고양이가..
"... 꼬.. 매..ㅇ...아.."
"아아아악!! 사람이 치였어!!!"
"..."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냥 얼었던 내 다리가 순식간에 일어나졌을 뿐이다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다
많고 많은 사람중에 하필이면 그 녀석일거라곤 생각 하지않았다
다만.. 저 많은 사람들에 가려서 그 녀석이 보이지 않을 뿐 이라고 생각했다
털썩..털썩 한발자국씩 떼어내는 그 발이 어찌나 무거운지..
이때쯤이면.. 그 꼬맹이 놀랬냐며.. 괜찮냐며..
달래주는게 매너일텐데
그 녀석.. 아직 그런건 모르나보다
아직.. 꼬맹이니까 어른인 내가 이해해줘야겠다
나 사고난 그사람이 가엽기보다 그 녀석이.. 아닐 거라는 확신이 필요해
그 자리까지
정말.. 힘들게 발 하나씩 떼어냈다
"하..하..안.. 세.."
걸음이 빨라졌다 어느 순간부터 흘렀던 눈물인지
범벅이 되서 이미 망가져버린 그 얼굴이 더 따끔거리기도 했지만..
들렸으니까..
한세경 이라는 내 이름이.. 그래 정확하진 않지만 들리긴 들렸으니까
"다..암.."
"아아아아아아아악!!!!! 꼬맹아!! 꼬맹아!!"
"담벼락.. 하아.. 이제야 내가 갖는줄 알았는데"
"뭣들하세요!! 왜!! 구경만 하시냐구요 구급차좀 구급차좀!!"
그제서야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들을 꺼내 전화를 걸기 시작하는 사람들이다
"이제.. 계약.. 성립인데.."
"안된다!! 안된다!!! 너 이러면 안돼!!"
"후.. "
바보같은게 똑같다..
온 머리가 피로 물들고 온 몸이 피범벅인데..
똑같이 웃는다
그 해맑은 얼굴로.. 다시.. 웃어버린다
"야!!! 류하균!!"
"이야.. 20년을 살면서.. 아.. 후...
딱 3번듣네.. 20년 미친놈처럼 이.. 아줌마 기다리면서..
내 이름.. 사랑하는 사람한테 딱.. 3번.."
"말하지마!! 힘들잖아 힘드니깐.. 말하지마 말하지말구!! 눈도 감지말구!!
아씨 왜 전화하긴 했나요? 왜 안오는건가요!!"
바짝바짝 입술이 마르고 그렇게 빨리 흐르는 그 시간들이
1초가 1년같이 더디게 흐른다
"후.. 그리고 사랑한단말은.. 딱 한번밖에 못하네..
... 사랑한다 한세경.. 12년 전 그 쪼그려 앉아있던 꼬마애한테
홀딱 반해서.. 나 정말... 후.. 그 꼬마만 생각하면서.. 살았어"
"이 등신같은게 어디서 꼬맹이주제에 한세경이래!!!
어쭈.. 너 자꾸 눈 감는다!! 안돼!! 빨리 눈떠 내 손 꼭잡으라구!!"
"하.. 너도 빨리한번 해줘.. 한번.. 듣게.."
"하흐흑.. 너 이렇게 말하는게 어딨어!!
... 사랑해.. 사랑하니까!! 제발 버텨줘 이렇게 죽기 없다!! 너 이러는거 아니다!!"
"하핫.. 한세경.. 뭐야.. 하.. 반년을 얼굴비춰줘도.. 못 알아본주제에..
지네 엄마아빠 기일날까지.. 하.. 모른척하던.. 주제에..
이런게 뭐가좋다고.. 하아.. 그래도.. 사랑했다.. 아주 미치게.."
점점.. 내 손을 잡던 그 힘이 풀려버리고
그 예쁜 눈이 감긴다
난..
한세경은 그렇게 난생 처음 키운 아기고양이를 잃었다
아기고양이를 잃은 그 해 겨울은 왜 그리도 차갑고
왜 그리도 아렸는지 모르겠다..
미치게 그립다..
그 아기고양이의 미소가
정말.. 아주 미치게.. 그립다
그 풀려가던 죽어가던 그 고양이에게 했던..
사랑한다는 말은 거짓말이였다..
아기고양이를 살리는 것에 걸었던.. 마지막 희망이였던 거짓말이..
난 이제야 진짜가 되어버렸다
아주아주 슬픈 앤딩인가보다..
편안하신가봐요
난 아직 이렇게나 심장이 저린데..
가끔 잠 잘못자 손발이 하얗게 질려 따끔거리는 것 마냥
심장이 이리도 저린데..
편안하신가봅니다..
아주아주.. 야속하기만 합니다
.............................................................................. The Ending
첫댓글 작가님이 야속해요. 해피이길 바랬는데... 정말정말 작가님이 야속해요. 엉엉
아무리 생각해도 해피로 끝나는 답이 안나와서요..
찌릿해요ㅠ.ㅠ 너무 슬퍼서 온몸에 전율이 돌아요.ㅜ.ㅜ 으헝 왜 그렇게 슬프게 끝난 건가요 작가님 너무 너무 감동적입니다
또 다시 읽어보니 또 많이 부족한데..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번외도 써주세요!! ㅜ 남주 이미지가 그 반올림에서 나오던 김기범 맞나요? 이미지 맞는거 같은데!!
아직 번외까진 생각 안했었는데.. 이미지 맞나요 다행이다아
우와 소설 살쓰시네요 ㅠㅠ...정말 잘봤습니다! 새드엔딩이라서 슬프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것같아요!
아직 많이 부족한데.. 하핫 감사합니다
아으으윽... ㅠ_ ㅠ 슬픕니다...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