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별 비교를 통한 소비흐름 평가 및 향후 여건 점검
담당부서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 오태희, 이규환, 조주연등록일2023.03.16 조회수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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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있다. 봄이 왔지만 봄이 온 것 같지 않다는 뜻으로 요즘 우리 경제 상황에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현재 다양한 국내외 요인들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특히, 방역조치 완화로 빠르게 회복되던 민간소비가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은 우려의 현실화 가능성을 점검해 보기 위해 최근 민간소비 동향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소비 여건을 주요국과 비교함으로써 향후 소비회복 흐름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BOK이슈노트 제2023-8호 참조).
미국은 팬데믹 이전 추세 상회, 한국과 유로지역은 여전히 하회
우리나라의 민간소비는 방역조치 해제(22.2/4분기중) 이후 서비스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이 빨라졌으나, 팬데믹 이전 추세를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모멘텀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로지역은 경제 리오프닝 및 확장적 재정정책이 개선요인으로 작용하였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차질, 경제적 불확실성 등으로 회복이 더뎌 과거 추세를 상당폭 하회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 팬데믹 초기부터 대규모 재정지원 등에 힘입어 내구재 등 재화소비가 호조를 보이면서 과거 추세를 빠르게 회복하였으며, 이후로는 서비스소비가 회복되면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림 1. 주요국 민간소비 회복 추이
주:1) 추세선은 2015.1/4~2019.4/4분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형추세를 도출하여 연장
2) 한국의 경우 전체 민간소비는 실적치, 형태별 소비는 전망치 기준
자료: 한국은행, 저자 추정
가계소득, 원리금 상환부담 및 주택경기 여건은 주요국보다 부정적
우리나라의 가계소득, 원리금 상환부담 및 주택경기 여건은 주요국에 비해 비우호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팬데믹 이후 노동공급이 크게 증가한 반면, 노동수요는 상대적으로 늘지 않아 향후 추가적인 고용 확대와 임금상승을 통해 소득이 증가할 여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할 때 금년중 가계의 실질구매력(실질임금×취업자수) 개선세는 지난해보다 상당폭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리금 상환부담이 주요국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소비회복을 제약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주요국보다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데다, 변동금리 대출비중도 커 높은 시장금리가 가계의 이자 비용에 빠르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주택경기도 주요국보다 부진[1]해 역자산효과와 이주시 수반되는 내구재소비(가전 및 가구 등) 위축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그림 2. 가계실질구매력1)
| 그림 3.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비중1)2)
| 그림 4. 국가별 가구당 DSR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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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실질임금×취업자수 자료: 통계청, 저자 시산 | 주:1) 신규 취급액 기준
2) 미국은 22.1/4분기, 영국 및 유로지역 국가는 22.2/4분기, 한국은 22.8월 기준
자료: FHFA, EMF, 한국은행 | 주:1) 22년은 3/4분기 기준
2)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3) BIS가 국별 부채잔액, 만기, 금리 등을 이용하여 추정
자료: BIS |
초과저축과 중국 리오프닝의 효과는 주요국보다 긍정적
반면, 가계 저축 누증과 중국 관광객 유입에 따른 민간소비 개선효과는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는 주요국과 달리 초과저축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주요국에 비해 리오프닝 시기가 늦었던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축적된 가계저축은 향후 소득충격시 완충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중국의 봉쇄조치 해제로 우리나라에 중국 관광객 유입이 늘어날 경우, 이는 자영업자 소득증대 등을 통해 민간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5. 주요국 저축률 및 팬데믹 이후 누적 초과저축액
주:1) 한국은 가계동향조사(개별가계) 기준, 미국 및 유로지역은 국민계정(총계) 기준
2) FRB(22.10월), NY Fed(21.4월) 준용 3) 자체 계절조정 4) 점선은 19.4/4분기 저축률
자료: 통계청(가계동향조사), FRED, BLS, Eurostat, 자체 추정
민간소비 증가세는 지난해보다 상당폭 완만해질 것
이러한 우리나라의 소비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년중 민간소비 증가세는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간 축적된 가계저축 등을 감안하면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우리경제의 회복에 있어 민간소비의 움직임이 중요한 만큼 글로벌 경기상황, 국내 부동산 경기 등이 민간소비 회복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
[1] 팬데믹 이후 주요국 주택가격의 최고점 대비 하락률[하락 지속기간]이 한국 –15.9%[15개월], 미국(22.12월 기준) –4.4%[6개월], 독일 –5.7%[7개월]로 나타나며, 주요국에 비해 한국의 주택가격 하락폭이 더 크고 하락기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