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과 오세훈의 차이>

[깨소금]

두 사람의 차이를 가만히 찾아보았습니다. 적어도 군중심리나 또는 현시적 착각이나 감성적 몰지각함에서 벗어나 미래의 우리 정치에 긍정의 힘을 불어넣을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 냉정히 검토해 보는 것이 맞다고 보아서 그랬습니다.

차이가 나더군요.
차이가 나도 근본적으로 그리고 아주 중요한 차이들이 존재하더군요.

둘 다 유년은 그리 행복한 사람들은 아니었나 봅니다.
강금실은 부친의 사업실패로 초등학교를 여기저기 전전하였으며,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부친의 빚쟁이들이 학교에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려서 아주 곤란함을 겪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울기도 많이 하였다지요. 그러다보니 과외는 고사하고, 치명적인 심리적 위축까지 겪으면서도 공부에 몰두하여 진학을 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합니다.

오세훈 역시 그의 말에 의하면 강북의 삼양동 한 가난한 마을에서 그리 풍족하지 않는 가운데 유년을 보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여기저기 찾아보아도 더 이상의 기록은 없네요.

하여간 이들은 이러저러해서 소위 일류대학(강금실 : 서울대, 오세훈 : 고려대)이라는 곳에 진학을 하게 됩니다.

둘은 여기서부터 조금씩 차이가 나기 시작합니다.

강금실은 폭정의 유신정권 후반기, 75년도에 서울대법대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웬걸 탈춤반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됩니다. 당시 대학 동아리 중 탈춤반에서 활동을 하였다는 것은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알만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오세훈도 유신의 심장이 그 움직임을 멈추던 해인 79년도에 고려대학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그의 대학시절에 대한 분명한 자료가 없습니다. 79년도 하면 우리 조국이 아주 의미심장하게 용출하던 시절인데도 말입니다.

강금실은 그러면서도 인문학과 철학, 심지어 미학, 심리학, 종교학에 대한 아주 깊은 독서를 하는 기록들이 나옵니다.(시네21 인터뷰기사 참조) 그런데 아쉽게도 오세훈에게는 이런 깊은 독서나 활동에 대한 기사나 인터뷰 자료들도 없습니다.

사람은 그가 무엇을 읽었고, 어떤 활동을 하였는가 하는, 그 과거를 돌아보면 오늘의 그 당사자의 생각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오세훈에게는 그런 기록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찌어찌하여 강금실은 사법고시에 패스하여 법관이 되고, 오세훈도 전두환정권의 초기 대학캠퍼스가 최루탄과 사복경찰들로 가득하던 그 시절 82년도에 사법고시를 패스합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 참 다행(?)히도 공부를 재학 중에 열심(?)히 하였나 봅니다. 정신이 제대로 된 사람들은 모두가 강제징집에, 옥살이에 피를 흘리고 있던 그 무렵에 말입니다.

하여간 그래서 강금실은 법관이 되어 첫 월급 60여만원을 받아서 부끄러워 책상 밑에서 세워보며 눈물을 훔쳤다지요. 그리고 하필(?) 결혼을 하여도 운동권남자를 만나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남편이 구속되자 그를 위한 혼신의 옥바라지와 함께 현직판사의 신분으로 국가보안법의 문제점과 부당성에 대한 의견서를 당당히 재판부에 제출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세훈은 보안사장교로 근무하게 됩니다. 아마 이 시기가 그 유명했던 윤석양 이병이 보안사의 국내인사 수천 명의 사찰 자료를 가지고 나와 용감히 양심선언을 하였던 그 시기와 비슷한가 봅니다. 사병 중에서도 가장 낮은 계급인 이병의 양심선언이 있을 때, 장교였던 그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그것도 정훈장교로 있었다고 하는데….

2000년으로 옵니다. 강금실은 민변의 부회장으로, 양심의 법조인으로 활동을 활기차게 합니다. 그러나 똑같이 변호사로 민변의 회원으로 있던, 오세훈은 그간 환경단체의 활동을 하면서 이력을 쌓습니다. 그리고 그해 총선에서 오세훈은 소위 철새(?) 삼인방으로 당시의 민주당을 선택하여 정계에 입문하려다 전격 한나라당으로 총선의 출사표를 던지게 되지요. 당시 한나라당은 이미 정권을 다 잡았다고 할 정도로 시국은 민주당 쪽이 아주 어렵던 시기였었지요.

둘은 똑같이 어려운 유년을 보내면서 꿈을 키웠겠지요.

그러나 이렇게 이후의 두 사람은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한 사람은 역사의 고통을 함께하며 호흡하려 하고, 그 여정의 언저리를 벗어나지 않았고, 또 한 사람은 상승된 신분의 기득만을 누리고 있었는지 특별하고, 구체적이며 주목받을 만한 행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이런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같은 사법고시를 하고 유년의 고통을 벗어났지만 한 사람은 그 고통을 보편적이고, 공적이며 유의미한 삶의 철학으로 승화하려 하였고, 한 사람은 철저히 개인의 고통극복과 양지의 추구로 이어지는 천박한 출세주의에 머물렀습니다.

차이는 극적으로 벌어집니다.

한 사람은 위장한 깨끗함을 강조하며 정계복귀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다 이 때다 싶은 아주 유리한 대목에서 사양 한 번 없이 적극 자신을 내놓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쪽의 사람은 자기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당의 참담한 지지율이라는 악조건의 환경에서도 결국 자신을 원하는 역사의 요구를 외면하지 못하지요.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세상이 자신을 필요로 한다면 어쩔 수가 없는 것 아닌가’라는 타자의 시선에 기준을 맞춘 고통스런 결단이라 할 수 있지요.

차이는 더욱 극적입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에 대한 생각의 노출을 접하면 한심한 차이에 이릅니다.

강금실은 ‘정치를 떠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노하며, 유세일정도 일부 취소합니다. 그러나 오세훈은 유세에서 ‘박근혜대표님 고맙습니다’라는 발언을 합니다. 차이가 벌어져도 이렇게 벌어질까요?

아주 간명한 차이를 하나만 덧붙이며 줄입니다.
아무리 열린우리당이 죽을 쑤어도 한나라당보다는 수백 배 나은 정당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강금실은 적어도 본인은 ‘한나라당은 선택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할 정도로 그의 생각은 역사에 성실합니다.

그러나 오세훈은 한나라당 후보입니다. 이 차이는 참으로 큰 차이입니다.

이 차이는 곧바로 쪽/방/의/ 노/인/에/게/ 가/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과 거/리/에/ 쓰/러/진/ 노/숙/인/을/ 보/고/ 마/치/ 못/ 볼/ 것/을/ 본/듯/한/ 태/도/로 곧바로 고개를 돌려버리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우리는 정치인을 탓할 자격이 없습니다. 정치인의 수준이 우리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누구 좋아라고 정치를, 정치인을 타박만 하고 있어야 합니까?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리 정치의 수준과 모순을 깨뜨려 나갑시다.

잘 보고, 적극 동참하여 제대로 선택하고, 그리고 한발 한발 우리의 역사를 온당하게 만들어 가는 겁니다. 우리 자신의 일입니다. 참여가 힘입니다.

자, 우리 주위를 돌아보며,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선거법으로 인해 말은 할 수가 없지만 대단히 좋아지고 있답니다.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말입니다. 강금실 파이팅입니다.
ⓒ 단재몽양

펌: http://www-nozzang.seoprise.com/board/view_mod.php?code=seoprise9&uid=67390&page=&search_c=&search=&search_r=&search_m=&memberList=

[나분사람]

강금실과 오세훈의 차이라 현재는 똑같은데...

[민의회]

한나라당은 택하지 않았다는 말에서 차이가 있다 던데....ㅎㅎ

[항농]

"두 사람의 차이를 가만히 찾아보았습니다. 적어도 군중심리나 또는 현시적 착각이나 감성적 몰지각함에서 벗어나 미래의 우리 정치에 긍정의 힘을 불어넣을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 냉정히 검토해 보는 것이 맞다고 보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