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은 해산물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선사합니다. 그중 대게는 제법 추워진 요즘 날씨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인기 생물이죠. 최근 대게와 거의 비슷하지만 제철 시기는 조금 더 긴 ‘홍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홍게 가격이 반 토막 났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사실 저렴한 홍게 가격 뒤에는 슬픈 현실이 숨어있었습니다. 오늘은 금값으로 불리던 제철 홍게가 반값에 팔리게 된 그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홍게에 대한 오해
홍게의 정식 명칭은 ‘붉은 대게’입니다. 동해안 대표 어종 중 하나로 전체적으로 붉은색을 띠고 있어 홍게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홍게는 일반 대게와 명확한 차이를 가지는데요. 익혔을 때 갑각 옆 부분이 대게는 2개의 옆줄, 홍게는 2개의 옆줄이 합쳐져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홍게가 일반 대게보다 더 깊은 수심에 서식한다는 차이점도 있죠.
일반적으로 트럭에서 파는 홍게는 짜고 살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종종 홍게의 맛에 오해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러나 산지에서 잡힌 홍게는 살도 튼실하고 특히 장의 맛이 달콤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홍게의 제철은 날씨가 쌀쌀해질 무렵인 9월~12월로 이 시기에 생물 택배 배송으로 홍게를 찾는 사람들이 많죠.
홍게 시세를 결정하는 살수율
7월 중순에서 8월 말까지는 홍게 가격을 결정할 수 없는 이른바 ‘금어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판매가 전면 중단됩니다. 홍게 시세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살수율’인데요. 살수율이란 대게 몸통에 살이 차 있는 정도를 말합니다. 보통 수심이 깊을수록 살수율도 높습니다. 또한 게가 서식하기 좋은 수온은 약 4도인데 게가 너무 아래쪽으로 내려가거나 수온이 조금만 변화해도 살수율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죠.
홍게 시세는 게의 등급과 희소성에 따라서도 달리 결정됩니다. 선별과정을 거쳐 크고 속이 꽉 찬 상급 품질의 홍게들만이 제철 홍게로서의 모습을 갖추는 것입니다. 강원도 붉은대게통발협회에 따르면 붉은 대게 어획량의 80%는 시장이나 가정의 식탁이 아닌 공장으로 판매됩니다. 조업 과정에서 크기가 작거나 다리가 일부 부러진 게들은 상품성의 낮아 공장 가공용으로 납품되는 것이죠. 가공용은 보통 30kg에 10만 원 내외 정도의 가격이 책정됩니다.
올해 홍게는 반값? 그 이유는…
현재 가공용 홍게는 30kg에 4만 원밖에 되지 않는 가격 폭락 사태를 맞았습니다. 원인 제공은 코로나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일본, 미국, 유럽 등 홍게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가공용을 사들였던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것입니다. 중단 이후 공장의 홍게 재고량은 적정량의 10배가 넘는 수준이 되기도 했죠. 홍게 가공공장 7군데의 재고는 대략 400톤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가공 공장들은 재고 소진만으로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어민들로부터 홍게를 사들일 여력도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민들의 조업 상황 역시 심각한데요. 납품용을 제외한 어획량의 단 20% 정도만이 상품용인데 이것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죠. 기름값, 인건비 등 문제로 현재는 바다에 나가는 것이 오히려 손해일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