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의
뇌졸중(Stroke, 중풍, 뇌혈관질환)이란 뇌혈관의 이상으로 인한 뇌조직의 혈류공급장애와 이에 따른 국소 뇌조직의 기능이상 증상 및 징후가 갑작스럽게 또는 빠르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허혈성과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출혈성 뇌졸중으로 나뉘어 진다. 증상은 비슷하지만 치료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뇌전산화단층촬영(brain CT)이나 뇌자기공명영상(brain MRI)을 시행하여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뇌졸중은 세계적으로 성인에 있어서 주 사망원인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9월에 통계청이 발표한 2001년 사망원인통계결과, 뇌혈관 질환은 암 다음인 제2위의 사망원인이었으며, 인구 10만명당 73.8명의 사망률로 1일 평균 사망자수가 97명을 차지하고 있었다.
2. 증상 및 분류
뇌졸중의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손상되거나 침범된 뇌조직의 고유기능에 따라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그림 1참조, 대한신경과학회).
1)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저리고 감각이 없다(그림 1-1).
2) 갑자기 말을 못하거나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그림 1-2).
3) 말할 때 발음이 어둔하다(그림 1-2).
4) 멀미하는 것처럼 심하게 어지럽다(그림 1-3, 4).
5) 걸으려면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린다(그림 1-3, 4).
6) 갑자기 한쪽이 흐리게 보이거나 한쪽 눈이 잘 안 보인다(그림 1-5).
7) 갑자기 의식장애(혼수)로 깨워도 깨어나지 못한다(그림 1-6).
8) 갑자기 심한 두통이 있다(그림 1-7).
<그림 1 삽입>
이와 같은 증상들은 뇌졸중의 유형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출혈성 뇌졸중은 처음에는 일반적으로 심한 두통, 오심, 구토가 발병 당시에 나타나서 출혈량이 많아짐에 따라 신경학적 증상의 정도가 점차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허혈성 뇌졸중을 유형별 임상양상에 따라 일과성 뇌허혈(transient ischemic attack), 진행성 뇌졸중(progressive stroke or stroke in evolution), 완전성 뇌졸중(complete stroke), 무증상성 뇌경색(silent cerebral infarction)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일과성 뇌허혈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 후 24시간 이내에 완전히 사라지는(회복되는) 것을 말하는데, 완전 뇌졸중 환자중 약 10%에서 일과성 뇌허혈 증상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일과성 뇌허혈 증상이 있었던 환자는 회복되었다고 안심하지 말고, 즉시 신경과 전문의에게 의뢰하여 원인질환과 뇌혈관계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시행한 후 그 원인을 제거하여 뇌졸중의 발병을 사전에 예방하여야 한다. 진행성 뇌졸중은 국소(경미한)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된 후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점점 심하게 악화(중증)되는 경우를 말하여 이는 매우 응급적인 신경학적 치료를 요하는 상태이다. 진행성 뇌졸중은 전체 허혈성 뇌졸중의 약20-30%를 차지하며 보통 뇌졸중 발생 후 48시간 이내에 흔히 관찰되지만 수일이 지난후에도 일어날 수 있다. 완전성 뇌졸중은 처음 뇌졸중의 증상이 발생된 후 변화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진행성 뇌졸중이나 완전성 뇌졸중의 유형으로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무증상성 뇌경색은 뇌졸중의 사전진단을 위해서나 다른 증상(두통, 어지럼증 등)들의 원인을 알기위해 시행한 뇌영상사진(brain CT or MRI)에서 우연히 발견된 뇌경색을 말하며, 환자는 뇌경색의 크기에 관계없이 신경학적 증상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임상적으로 무증상성 뇌경색은 일과성 뇌허혈과 마찬가지로 향후 뇌졸중의 재발이나 혈관성 치매로의 진행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매우 중요하다.
3. 진단
뇌졸중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자세한 임상 병력의 청취와 신경학적 진찰이다. 이를 통해 뇌졸중 유무, 임상적 유형, 뇌병변 부위를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일반혈액검사와 뇌졸중의 위험인자를 조사하기 위한 특수검사(혈청단백질, 혈액응고 시험, 결체조직 항체 등)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또한 뇌졸중과 심혈관질환은 흔히 동반되므로 심장에 대한 조사로 심전도(EKG, 24hr holter), 심장초음파, 심장핵의학 검사(M-SPECT) 등을 선택적으로 시행한다. 정확한 뇌병변 부위 및 범위를 알기 위해 뇌전산화단층촬영(CT) 또는 뇌자기공명사진(MRI) 등을 시행하고, 뇌혈관의 상태를 알기 위해 비관혈적 방법인 두경부 초음파(Transcranial Doppler Sonography;TCD), MR 혈관촬영(MR angio), CT 혈관촬영(CT angio) 또는 관혈적 방법인 혈관조영술(cerebral 4vv-angio)을 시행한다. 또한 뇌 혈류 및 대사 상태를 알기 위해 뇌혈류 SPECT(single-photon emission tomography), xenon- contrast CT or CT perfusion, MR perfusion, PET(positron emission tomotraphy) 등을 시행한다. 출혈성 뇌졸중인 지주막하 출혈인 경우에는 요추천자를 이용한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하여 확인한 경우도 있다. 이들 검사들은 모든 환자에게 모두 시행한 것이 아니라 환자의 연령, 위험인자, 임상 유형에 따라 선택적으로 시행된다.
4. 치료 및 관리
뇌조직의 특성상 한번 손상된 조직은 회복이 불가능하고, 신경학적 장애가 남기 때문에 뇌졸중의 치료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뇌졸중의 예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대상에서 예방이 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하였을 때의 치료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급성기의 치료 (혈액순환의 회복과 병변의 진행을 억제시키는 치료), 둘째, 물리 및 재활치료, 그리고 셋째, 일차적 혹은 이차적 예방이다. 여기에 모든 내용을 다 언급하기는 어려워 반드시 기억해야할 초급성기(뇌졸중 발병 3시간 또는 6시간 이내)의 치료와 일차적 또는 이차적 예방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출혈성 뇌졸중의 치료는 출혈 부위, 원인, 출혈량에 따라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출혈량이 적으면 흡수될 때까지 내과적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출혈량이 많거나 혈관 촬영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수술이 필요하다.
뇌혈관이 막히면 그 혈관이 지배하는 영역의 중심부(ischemic core)의 신경세포는 죽게 되지만, 교세포 1시간 이내에 혈류가 회복되면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1시간 이상 허혈상태가 지속되면 중심부의 모든 뇌세포는 죽게되어 뇌경색(cerebral infarction)이 발생하게 된다. 뇌경색은 혈관이 박힌 후 중심부에서부터 주위로 점차 진행되는데, 중심부의 주변부위를 'ischemic penumbra'라고 한다. 여기에 있는 세포들은 기능이 정지되어 있으나, 혈류가 개통되면 회복될 수 있는 가역적 손상 상태에 있다.
급성기 치료의 목적은 더 이상의 뇌조직 손상의 진행을 억제하고, ischemic penumbra의 뇌세포들을 회복시키고, 뇌졸중 발병 수일이내에 일어나는 뇌졸중 재발을 방지하는데 있다. 뇌졸중 발병 3시간 이내에 환자가 내원하면 혈관내 혈전(fibrin)을 용해시키는 혈전용해제를 사용할 수 있는데 신경과 영역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은 유로키나제(urokinast, prourokinase)와 rtPA(recombinant tissue plasminogen activator)이다. 정맥내 rtPA의 투여는 허혈성 뇌졸중 발병 3시간 이내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들 혈전용해제의 부작용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뇌내출혈이고 한번 발생되면 치사율이 매우 높으므로, 혈전용해제 사용 전에 출혈의 위험이 적은 환자에만 선택적으로 사용되어야 하겠다. 혈전용해제 사용의 금기사항중의 하나는 혈액응고제(헤파린 또는 와파린) 투여이므로, 급성 뇌졸중 환자에게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조건(NINDS 기준)에 해당되면 투여하거나 혈액응고제를 투여하지 않는 상태에서 신경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으로 전원하여야 한다. 본원에서는 초급성기 뇌졸중 환자가 내원하면 정맥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거나 도자(catheter)를 이용하여 막힌 동맥내에 직접 혈전용해제를 투여하여 치료하고 있다.
뇌졸중에서는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흔하지만 모든 환자가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장애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후유장애가 발생하면 포기하지 말고 언어치료, 재활치료(물리 및 운동)를 계속하여야 하며, 환자-가족-의료진이 하나가 되어 협력할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뇌졸중으로 인한 후유장애는 발병 후 6개월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 기간 동안에 재활치료를 제대로 시행한 환자와 시행하지 않은 환자(민간요법이나 침술에 의존한 환자)간의 후유장애 정도(경, 중등, 중증)는 매우 크다.
허혈성 뇌졸중에서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뇌조직이 손상되기 전에 막힌 혈관을 재관류시켜 회복시키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극히 일부분의 환자에서만 만족스런 결과를 얻고 있을뿐 대다수의 환자들은 후유장애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므로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치료(일차 예방)를 하거나 한번 발생된 환자에서 뇌졸중의 원인을 파악하여 재발되지 않도록 예방치료(이차 예방)를 하는 것이 뇌졸중의 치료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일차예방은 뇌졸중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들을 제거하거나 관리, 조절함으로서 뇌졸중 발생을 억제시키는 것이다. 이들 위험인자들은 나이(고연령), 성별(남), 인종(흑인), 유전적 요인 등과 같은 조절이 불가능한 요인들과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 운동부족, 일과성 뇌허혈, 경동맥 협착증, 약물남용, 코골이, 편두통, 경구피임약, 혈관염 등과 같은 조절이 가능한 요인들로 나뉠 수 있다. 일차예방의 주 대상은 조절이 가능한 위험인자, 특히 역학적으로 확인된 고혈압, 심방세동, 당뇨, 흡연, 음주, 고지혈증 등이다.
이차예방은 일차예방의 치료 및 관리와 같지만 1차 뇌졸중을 일으켰던 직접적인 원인을 파악하여 제거하거나 관리 및 조절하는 것이다. 경동맥 협착이 원인일 때에는 경동맥 내막절제술을 시행하거나 경동맥내 스텐트 삽입(수술이 어려운 부위이거나 고연령인 경우)을 시행한다. 심방세동이나 심근경색으로 색전성 혈전이 뇌졸중의 원인인 경우에는 항응고제(헤파린, 와파린)을 투여해야 한다. 동맥경화증이 원인으로 의심될 경우에는 항혈소판제제(아스피린, 디피리다몰, 티클로피딘, 클로피도그렐 등)를 장기간 경구 투여한다.
마지막으로 2001년 미국뇌졸중학회(번역: 대한뇌졸중학회)에서 발표한 뇌졸중예방지침을 소개하고자 한다.
- 성인남녀의 경우 적어도 2년에 한번 이상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 고혈압이 있는 경우 적절한 치료를 통하여 140/90 미만으로 혈압을 유지해야 한다.
- 모든 흡연자들에게 금연을 권고한다.
-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 조절과 함께 동반되는 고혈압에 대한 철저한 조절이 요구된다.
- 심한 경동맥 협착이 있는 경우 예방적 수술을 고려할 수 있으나 신중해야 한다.
- 심방세동이 있는 경우 연령 및 다른 위험인자를 고려하여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 중 하나를 선택하여 투여해야 한다.
- 고지혈증은 관상동맥질환과 다른 위험 인자를 고려하여 치료한다.
- 비만한 경우 체중을 줄일 것을 권고한다.
-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하라.
- 매일 적당량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라.
- 남자는 매일 두잔, 여자는 매일 한자 이하로 음주를 제한하라.
- 매일 일정량의 엽산(400ug) 및 비타민 B6(1.7mg)와 B12(2.4ug)를 채소/과일/육류/곡식의 형태로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