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36:1]
히스기야왕 십 사년에 앗수르 왕 산헤립이 올라와서 유다 모든 견고한 성을 쳐서 취하니라...."
히스기야 왕 십 사 년에...취하니라 - 사르곤 2세의 뒤를 이은 앗수르의 왕이 된 산헤림 (B.C. 705-681)은 그의 비문에서 '유다의 성읍 46개를 취하고 히스기야를 조롱 속의 한 마리 새처럼' 예루살렘을 봉쇄했다고 의기 양양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 사건은 히스기야 왕 14년( B.C. 701년)에 일어났다.
본문과 동일한 사건을 보도하고 있는 왕하 18:13-16에 따르면, 산헤립은 평화를 조건으로 하여 그 대가로 은 삼백 달란트와 금 삼십 달란트라는 막대한 양의 공물을 요구하였다. 이에 히스기야는 성전과 왕궁의 곳간을 털고 심지어 성전 문과 기둥에 입혀진 금까지 벗겨 앗수르에게 바쳤다. 그러나 산헤립은 언약을 지키지 않았다 그는 퇴각하는 척하다가 다시 예루살렘을 공격하면서 도성의 항복을 요구하였다.
[사 36:2]
앗수르 왕이 라기스에서부터 랍사게를 예루살렘으로 보내되 대군을 거느리고 히스기야왕에게로 가게 하매 그가 세탁업자의 터의 대로 윗못 수도구 곁에 서매....."
앗수르 와이 라기스에서 랍사게를 예루살렘으로 보내되...서매 - '라기스'는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약 25마일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성읍으로 당시 앗수르군의 주력 부대가 위치한 곳이다. 이곳에서 산헤립은 히스기야의 항복을 독촉하기 위하여 대군과 더불어 랍사게를 예루살렘으로 파견하였다.
'랍사게'는 고유 명사가 아니라 '왕의 술잔을 시중드는 사람'을 뜻하는 직책명인데, 아마도 왕과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는 고위 관료를 가리키는 듯하다, 왕하 18:17에 의하면, 그 외에 '다르단'과 '랍사리스'등도 같이 파견되었으나 본문에서는 생략되었다.
[사 36:3]
힐기야의 아들 궁내 대신 엘리아김과 서기관 셉나와 아삽의 아들 사관 요아가 그에게 나아가니라..."
궁내 대신 엘리아김과 서기관 셉나와...사관 요이가 그에게 나아가리라 - 앗수르의 사신들에 맞서 히스기야 진영에서도 역시 3명의 사절들이 파견되었다. '궁내 대신'은 문자적으로는 '집 위에 있는 사람'으로, 왕 다음 가는 권력의 서열에 위치한, 오늘날의 '총리'에 해당되는 직책이다. '서기관'은 국내외의 정치적 협약이나 사건들을 기록하고 또한 대외적인 공문서 처리와 서신 연락 사무를 기록하고 또한
대외적인 공문서 처리와 서신 연락 사무를 총괄하는 고급 관료를 가리키는 말인데,바벨론 포로 이후에는 전문적인 율법 교사를 일컫는 말 로 변했다. '사관'은 나라 안의 고위 관리를 가리킨다. 흥미로운 것은, 22:15과 연관하여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셉나와 엘리아김에 대한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이 성취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여겨진다.
[사 36:4]
랍사게가 그들에게 이르되 이제 히스기야에게 고하라 대왕 앗수르 왕이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네가 의뢰하니 무엇을 의뢰하느냐..."
랍사게가 그들에게 이르되 - 앗수르의 왕의 사신인 랍사게의 도전적인 연설이 소개된다. 그의 연설은 외교 언어인 아람어 대신 유다 방억으로 진행되는데(11절) 이는 명백히 유다 백성들을 분열, 선동하기 위한 것이었다. 여기 기록된 것들은 그가 말한 그대로를 정확히 옮긴 것이라기보다는 아마도 유능한 역사가에 의해 효과적으로 요약, 정리된 듯하다.
네가 의뢰하니 무엇을 의뢰하느냐 - 앗수르의 막강한 무력 앞에서도 항복하기를 거부하는 유다의 완강함에 대하여 놀라움과 경멸을 드러내면서 묻는 말이다. 여기서 핵심적인 단어는 '의뢰하다'(바타흐)는 말인데, 이단어는 5-7,9절에서도 연속적으로 나온다. 선지자 이사야가 거듭 경고했던 바와 같이 유다는 앗수르의 위협에 직면하여 애굽을 크게 의뢰하였다.
랍사케는 애굽을 의뢰하는 유다의 이러한 자신감을 꿰뚫어 보고 있으며 그것이 근거 없는 헛된 자만심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지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말한다.
[사 36:5]
내가 말하노니 네가 족히 싸울 모략과 용맹이 있노라 함은 입술에 붙은 말 뿐이니라 네가 이제 누구를 의뢰하고 나를 반역하느냐..."
내가 말하노니...입술에 붙은 말 뿐이니라 - '모략'과 '용맹'은 와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자질들로서 이들은 항상 거론된다. '모략'은 '전쟁을 계획하고 전략을 입안하는 힘'을 가리키며, '용맹'은 '계획되고 입안된 이 모든 것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능력' 혹은 '군대를 이끌고 나가 싸울 수 있는 영웅적인 힘'을 가리킨다.
그런데 랍사케는 히스기야 왕이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는 이 두 가지를 '입술에 붙은 말', 곧 전쟁할 때 아무 쓸모도 없는 말재주로 치부해버린다. 그가 이렇게까지 호언할 수 있는 것은, 여러 경고를 통해서 유다의 실정을 인지하고 있으며 유다가 무엇을 의지하고 있는 것까지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