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인 에디님이 대지사랑회 카페 '좋은 글과 영상방'에 감나무와 물까치가 쪼아서 먹다 만 '까치밥'을 올렸다.
회원인 내가 까치밥 사진을 보고는 글감을 얻었기에 잡글 하나 올렸다.
이에, 에디님이 댓글 달았기에 나도 재댓글 달았다.
그는 사진작가, 나는 댓글 다는 사람이 되어서 아랫처럼 서로 주고 받았다.
1. 에디님의 댓글
ㅎㅎ...슬그머니 미소가...
잎이 다 떨어진 감나무에 잔뜩 매달린 붉은 감...참 보기 좋지
그러나 겨울내 매달려 있지는 않지,
아마 지금쯤은 그대로 놔 두었어도 다 떨어져 버렸을 걸세
예전에 오래된 감나무는 키가 크고,목질이 약해서 잘 부러지기 때문에,
꼭대기의 감은 따기가 어렵지, 그래서 실은 꼭대기의 감 몇 알은 따지 못하고
남겨 두었을 걸세 ㅎㅎ
그러나 요즘은 감도 왜성재배를 한다네, 키가 커봐야 2~3미터 높이로 키우고 대신에
조밀하게 감나무를 심을 뿐 아니라 가지치기도 해서 수확량을 조절한다네
따라서 굵고 당도 높은 감을 가두는 것이지
이런데서...까치밥을 남겨 둘리가 없겠지? ㅎㅎ
2. 댓글 다는 사람의 댓글
요즘 감은 왜그리 맛이 없던지. 겉모양새는 알맞게 큰데도 맛은 별로이고.
특히나 대봉... 무척이나 큰데도...
예전의 감 맛이 아니야. 요즘 감은 때깔만 좋고 허위대는 커도...
내가 입맛 즐기는 사람은 아닌데도...
까치밥, 새밥마저도 먹는 내가 그랬나? 부리로 콕 흠집만 내고는 포르르 날아가버린 게 때로는 얄미워.
깔끔하게 다 먹던지...
얄밉게도 이것은 내 거야 하는 듯이 콕 찍고는, 전혀 쳐다도 보지 않고 버려진 것을 보면...
감나무 왜성으로 재배하려면 농약 무지하게 쳐질러대겠군.
요즘 곶감도 그래... 유황으로 훈증해서 색깔은 붉으스레 일정해서 보기 좋지만
먹으려면 왠지 께림직하고.
3. 에디님의 추가 댓글
맛이 덜한 건 아마도 익기전에 수확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네.
대부분의 과일이 비슷한데, 티비에서 본 건데, 우리가 맛 보는 감귤 말일세
그것도 제주의 농장에서 잘 익은 걸 따 먹으면 훨신 맛이 좋다더구먼,
대부분 덜익은 걸 따서 강제로 열이나 화학적 방법으로 숙성시키고
때깔 좋게 표면코팅까지 해서 출하 한다고 하네
맛도 맛이지만, 저장성도 차이가 나더군, 자연상태의 귤은 냉장고에서 잘 안썩는데
강제 처리한 귤은 1주일내에 썩더구먼...
감이라고 다를까?
4. 댓글 다는 사람의 추가 댓글
조금은 맞아.
하지만 본질은 수종 탓이야. 재래종은 과일 크기가 오종종하고 못났어. 때깔도 시원찮고.
그런데 시중에 나온 것은 과실 크기가 매우 큰 종자여. 속성재배하고, 거름 듬뿍 치고, 물 잔뜩 뿌리고, 농약도 은근슬쩍 치고...
시골 대봉감 있는데, 맛 징그럽게 없어.
시골집 오래된 감나무 감은 맛있어. 진짜 토종은 아닐 거여.
60여 년 전에 아비가 트럭으로 묘목을 사다가 심었는데...
요즘 과수원들 다 그럴 거여.
남보다도 하루라도 먼저 출하하려면 덜 익었는데도 따서, 후숙약품 슬쩍 치고, 때로는 훈증하고..
도시 소비자야 크면 제일이니까.
나같은 촌사람은 때깔 보고 사지.
진짜는 때깔이 고르지 않어!
사진작가와 나.
서로가 그냥 후루룩 쓰는 댓글인데도 그 속에는 많은 경험과 체험, 인생관이 묻어난다.
많은 세월을 보내서야 얻는 삶과 지혜이고, 자연스러움과 여유로움이다.
사이버 세계인 카페에 사진과 글을 올린다.
원문인 사진과 글에 대하여 댓글이 오고 가고...
사진작가의 사진, 한 장의 사진이라도 많은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한다.
하나의 소재인데도 정말로 많은 것을 엿볼 수 있다.
사진작가의 의도를 알면, 사진작가가 미쳐 보여주지 못했던 것조차도 독자는 꺼낼 수 있다.
한 장의 사진, 물까치가 먹다가 그만 둔 홍시라도 사진작가는 순간을 영원으로 남기었다.
잘 찍은 사진이기에, 시골 텃밭에서 홍시를 따는 촌늙은이인 내가 댓글 달았다.
위 댓글들은 그냥 한 번 후루룩 쓴 것에 불과하더라도 이렇게 글로 게시했다.
빠르게 댓글 단 것을 한 번 더 다듬으면 참으로 소중한 글이 된다고.
다듬지 않아서 조금은 거칠고, 매끄럽지 않아도 잔잔하게 독자의 가슴을 울릴 것 같다면서도 글 올렸다.
댓글도 모으면 하나의 서정문학이 된다는 것을 조금은 알기에...
나중에 다듬으면 산뜻한 산문글이 되겠지.
2017. 1. 11. 수요일. 최윤환
첫댓글 ㅎㅎ...아니...이 게...댓글이 본글이 되었구려!
카페나 브로그에서 댓글은 아주 소중한 교감의 현장이라 하겠지.
사진이나 글을 보고 읽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간략한 소감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댓글이라도 살아있는 댓글과 죽은 글이 있는 걸 아시겠지요?
물론 최형의 댓글은 100% 펄펄 뛰는 생글이지 ㅎ
그러나 "어린왕자" 라는 카페에는 보통 댓글이 100개 이상 달리는데도 나는 거의 안읽는다네.
왜냐하면 어제의 댓글과 일주전의 댓글이 오늘 댓글과 같은 데 읽을 이유가 없잖소? ㅎㅎ
아예, 메모판에 그럴사한 댓글 예문을 두어개 저장해 놓고 매일 복사해서 붙이기를 하는거야
그러니까 맨날 댓글이 똑같을 수 밖에...
별 달리 "글이나 사진 좋다"는 표현을 할 게 없어서 그렇다고 일면 이해는 하지만
어제나 그제나 오늘이나 똑같은 댓글을 단다는 건 좀 무례 아니겠나?
아예 달지를 말던가? 아마도 그 카페에서는 게시글이나 댓글 수를 집계해서 뭔 상을 주는 모양이야
매달 댓글왕을 발표하더라고...ㅎㅎ 참 내 그게 뭐라고...진짜 웃기지,
참! 그래서 며칠 전에 그 카페를 나와 버리고 말았네.
수 년간 허공에 헛손질 엄청 해댄 기분이 들더구먼...ㅎ
@정희태 내가 싫어하는 글이 있어.
뻔한 내용이거나, 훈계하는 듯한 내용이거나, 거짓 가식이 있는 글이거나...
남의 것을 퍼 와서 올리는 것들은 그냥 싫어.
나는 묻지. '네 것이 무엇이냐고?'
서투르면 어때? 누구나 다 그래, 처음에는. 하지만 서툴더라도 자꾸만 고치고, 더 잘 하려고 애를 쓰다보면 저절로 좋은 게 나오거든. 물론 늘 빼어난다는 뜻은 아니고.
댓글 달아주는 나도 그래. 마음에 안 드는 것은 댓글 안 달아.
그런 못난이들한테 댓글 달아주면, 더욱 못난 것들만 올릴 터.
정형 사진이야 이미 어느 경지에 올라섰거든. 홍시 사진? 그거 숱하게 보았어도
정형의 사진만큼은 아니야, 더우기 물까치 사진은 빼어나더군.
@최윤환 시골 텃밭에서 사는 나로서는.
산과 아주 가깝고, 밭이 세 개나 연이어져 있거든 온통 나무가 들어찼기에 새들은 늘 오거든, 날아가고...
더군다나 농약 전혀 안 치는 텃밭인지라 작은 동물도 많아. 새들한테는 그게 먹이가 되겠지.
자연스러운 먹이사슬.
그래서 일까? 정형이 찍은 사진. 나한테는 빙그레 웃지.
잘 찍었다는 것은 가식이 없다는 뜻도 되겠지.
정형.
그 많은 사진... 사진첩 책을... 물론 비용은 이천 대 이상은 들겠지?
나중에 나한테 한 권 증정하면 안 됄까? ㅋㅋㅋ. 그만큼 사진이 좋다는 뜻이지.
이거 본문을 살짝 다듬어야 하는데...
그냥 놔 두어야겠소. 후루룩 단 댓글이 이렇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댓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