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이 개봉도 하지 않은 시점에서 웬 <에피소드 3>라고 반문하실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에피소드 2>의 윤곽이 거의 드러난 지금, '이미 결론이 정해져 있는' 에피소드 3에 대한 예상을 하는 것은 그리 무모한 짓은 아닐 것이다. 아직 한 달 반이나(우리나라는 거의 세 달을!) 목 빠지게 기다려야 우리는 <에피소드 2>를 감상할 수 있으며, 그나마 다음 편은 그로부터 3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성질이 급해 제 명까지 살 것 같지 않은(?) 팬들을 위해 여기 <에피소드 3>에 대한 '비교적 근거 있는 소식'들을 모아 그 향방을 점쳐보려 한다. 물론, 2005년 5월 본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는 이 모든 것이 그냥 소문에 불과하다. 그러나 열성 팬들에게는 이러한 성급한 '예상'조차도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 스포일러 경고 : 이 글에는 에피소드 2와 3에 관한 비교적 자세한 내용이 담겨있으니, 스포일러의 유혹을 피하고 싶으신 분들은 알아서 대처하실 것!
어떤 영화가 될 것인가?
루카스는 <에피소드 3>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너무나 많다. 그는 <제국의 역습>이 그랬듯 <에피소드 2>에서 애너킨과 파드메의 러브스토리를 포함, 주요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치밀하게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 상대적으로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따라서, <에피소드 3>는 <에피소드 2>의 시점에서 불과 2년 뒤의 상황을 이어받아 전개될 것이며, 많은 예견된(!) 사건들이 빠른 속도로 전개될 것이다. 애너킨의 성격은 <에피소드 2>를 통해 매우 복잡하게 발전되었으나, 아직 그가 다스베이더가 되기까지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와 파드메(아미달라) 사이에서 생길 두 쌍둥이들의 행방도 <에피소드 3>에서 다루어져야 할 '골치 아픈' 숙제 중의 하나이며, <에피소드 2>에서 클론 군대를 보유하게 되는 팰퍼틴은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를 지닌 황제의 모습과는 아직 거리가 있는 듯 하다. 클론 전쟁에서의 수많은 영웅들의 활약상 - 물론 우리의 스타 보바 펫을 포함한 - 과 공화국의 붕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과연 이 한 편의 에피소드에서 모두 다룰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에피소드 3가 러닝타임이 무려 3시간 이상 되는 메가톤급 인스톨먼트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물론 '짠돌이' 루카스의 영화 제작방식과는 전혀 맞지 않지만 말이다.) 한번 일을 시작하고 나면 거침없는 기세로 끝장을 본다는 '소문난 일벌레' 루카스는 <에피소드 1>의 후반작업이 채 끝나지도 않은 1998년 6월부터 <에피소드 2>의 스크립트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이번에도 ILM의 '드림팀'과 함께 <에피소드 2>의 후반작업을 하며, 이미 2001년 7월부터 <에피소드 3>의 스크립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은 <에피소드 1>의 시나리오의 결함을 인정하고 “영 인디아나존스”에서 자신과 호흡을 맞추었던 베테랑 시나리오 작가 조나단 헤일스로 하여금 <에피소드 2>의 각본을 다듬게 한 바 있다. (마치 제임스 카메론이 <터미네이터 2>의 각본을 윌리엄 위셔에게 다듬도록 한 것처럼) <에피소드 3>에서도 조나단 헤일스가 각본 작업에 합류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IMDB에는 그의 이름이 올라와 있지만, 이것은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 아마도 이 힘든 작업을 그 혼자할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에피소드 2>에 이어 이 영화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될 것이며, 후반 편집작업까지 모두 디지털로 이루어지는 기념비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고 한다.
역사상 가장 어두운 판타지 영화?
클래식 트롤로지의 <제국의 역습>이 그랬듯 <에피소드 2>는 <에피소드 1>과 상반되는 매우 무거운 내용이 될 것이다. 그럼 <에피소드 3>는? 이보다도 훨씬 무거운, 아마도 판타지 영화 사상 가장 암울한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물론 '결말' 부분. 대부분의 스타워즈 팬들은 그 결말을 이미 알고 있다. 즉 그들은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를 시간을 거슬러 감상하게 되는 영화사상 유례없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팬들은 '애너킨'이 용암구덩이로 떨어져 심각한 부상을 당한 뒤 '악의 화신'으로 거듭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너무나도 명백한 이 결론에서는 <제국의 역습>의 “내가 바로 네 아버지다!”식의 쇼킹한 반전은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루카스는 결국 이렇게 암울한 분위기로 시리즈를 끝내야 하는가? 그러나 너무 걱정 마시라. 루카스는 모두가 감동할 만한 멋진 결말을 '이미' 준비해 놓았다고 한다. 루카스가 그 결말을 존 윌리엄스에게 이야기해주었을 때, 그는 '정말 멋진 엔딩이오!“라고 감탄하였다고 한다. 물론 안타깝게도 그 결말이 어떤 것인지는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내용을 다루게 될 것인가?
현재까지 드러난 <에피소드 3>의 윤곽은 다음과 같다.
1. 팰퍼틴이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고 공화국을 장악한다. 그러나, 영화는 시간관계상(?) 본격적으로 제국의 질서가 확립되기 직전까지만 보여줄 것이다.
2. 애너킨이 팰퍼틴의 유혹에 넘어가 '검은 악의 화신'이 된다. 잠깐, 그렇다면 우리는 이 '악의 화신'의 검은 마스크를 <에피소드 3>에서 다시 볼 수 있단 말인가? 그의 거친 호흡소리와 제임스 얼 존스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물론 루카스는 'yes'라고 대답하였다. 그는 전 세계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는 '제임스 얼 존스'에게 '비밀 지령'을 내려놓은 상태라고 한다. 길어야 5분 정도일 이 '악의 화신'의 등장장면이야말로 <에피소드 3>의 하이라이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3. <에피소드 2>에서부터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화려한 광선검 액션을 선보일 메이스 윈두를 비롯한 다른 제다이들의 운명을 예측하는 것은 팬들에게 또 다른 스릴을 안겨줄 것이다. 요다가 데고바로 피신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줄 지도 관심거리.
4. 파드메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많은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아직은' 여기 대해서는 누구도 확실한 답을 줄 수는 없다. 오직 루카스의 손에 달렸다. 그녀의 고향 행성 '나부'는 클래식 트롤로지에 언급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부'는 '데드스타'의 희생양이 된 '앨더란'과 같은 운명이 될지도? 그럼 불쌍한 겅간들은? 자자 빙크스와 이런 비극은 정말이지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다!
5.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던 '다스 몰'을 루카스가 <에피소드 1>에서 간단히 죽여버렸던 것은 다음 편에서 더욱 강력한 네미시스 '카운트 두쿠'(크리스토퍼 리)를 등장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다스 몰'은 부활할 것인가? 현재로서 그럴 가능성은 없다. '카운트 두쿠'는 <에피소드 2>의 결말에서 살아남아 <에피소드 3>에서도 모습을 드러낸다. <에피소드 2>에서 애너킨을 부추겨 그의 분노를 폭발하게 할 그는 <에피소드 3>에서도 운명의 갈림길에 선 중요한 역을 맡을 것이 확실하다. <에피소드 2>에서 아버지 장고 펫의 운명(?)을 지켜보며 '아픈 만큼 성숙해진' 보바 펫 역시 '예언대로' <에피소드 3>에 다시 등장하여 화려한 활약을 펼칠 것이다 <에피소드 1>의 분타 이브 클래식 장면에 몇 초 동안 출연했던 현상금 사냥꾼 오라 싱 역시 <에피소드 2>에 이어 <에피소드 3>에서도 등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해진다.
6. C-3PO는 '완벽한 황금색 로봇'으로 등장할 것이다. 루카스가 <에피소드 3>에서 팬들이 궁금해했던 의문점, 어째서 클래식 트롤로지에서 이 로봇이 자신의 창조자인 애너킨 - 다스 베이더를 알아보지 못하는가에 대한 힌트를 줄지도 관심거리.
7. 벌써부터 팬들은 애너킨과 오비완이 운명적인 대결을 할 로케이션 장소가 어디가 될 것인가를 놓고 혈전을 벌이고 있다. 조지 루카스는 원래 <제다이의 귀환>을 제작할 당시, 애너킨이 부상을 당하게 되는 화산 지대를 영화 속에 등장시키려 하였고, 그의 의도에 따라 당시 아트 디렉터였던 조 존스톤(<쥬만지>와 <쥬라기 공원3>를 만든 그 감독이 맞다)은 이 화산지대의 모습을 멋지게 스케치하였으나, 결국 이 부분은 영화화되지 않았다. 당시 루카스는 조 존스톤에게 언젠가 그의 스케치를 쓰게 될 것이라고 말하였으며, 머잖아 그것이 현실화 될 것이다. <에피소드 3>의 클라이막스 장면의 배경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전 세계의 유명한 화산지대들이 팬들 사이에서 언급되는 가운데, 그 배경이 스튜디오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들'은 돌아올 것인가?
한편, 팬들은 클래식 트롤로지의 영웅들이 <에피소드 3>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지의 여부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트롤로지의 최고 인기 캐릭터 중 한 명이었던 한 솔로의 출연 여부가 단연 최대의 관심사.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현재로서 그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제작자 릭 멕컬럼에 따르면, 그 뿐만 아니라 츄바카와 모프 타킨 역시도 <에피소드 3>에 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은 알 수 없는 것. 루카스 필름측은 오랫동안 한 솔로와 츄바카가 만나는 시점을 다룬 외전들의 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에피소드 3>에서 그것이 다루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 부분, 혹은 이 부분에 대한 힌트라도 <에피소드 3>에서 제시 될 것을 기대해 보자. 릭 멕컬럼의 말과 상관없이, <에피소드 4>의 카리스마틱한 악당 모프 타킨(크리스토퍼 리와 단짝으로 호러 영화에서 호흡을 맞추곤 했던 피터 커슁이 연기한)이 젊은 모습으로 <에피소드 3>에 등장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한때 미남 배우 가브리엘 번이 젊은 시절의 '모프 타킨'역으로 캐스팅 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역시 아직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불과하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해그리드의 역을 맡았던 로비 콜트레인과 <에피소드 2>의 애너킨 역으로 한때 물망에 올랐던 라이언 필립, 심지어 윌리엄 대포까지도 <에피소드 3>의 캐스팅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다는 소문이 있다. 과연 진실은?
해결해야 할 과제
루카스는 <에피소드 2,3>를 통해 '콰이곤 진이 오비완과 애너킨, 요다가 그랬던 것처럼 포스의 영이 되지 못한 이유를 포함한 포스의 비밀들'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식으로 이 난제를 풀어 나갈 것인가? 또한 약간은 무리한 시간 설정(<에피소드 1>은 <에피소드 4>로부터 불과 32년 전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으로 인해 생긴 모순점들이 조금이나마 해결될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 매우 젊은 제다이였던 오비완이 <에피소드 4>에 이르러 갑자기 폭삭 늙은 60대의 노인이 되어버린 점, 그보다 더 젊었던 애너킨이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스크가 벗겨졌을 때는 오비완보다 더 늙어보이는 노인이 되어 있었던 점 등.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제다이들의 종말은 과연 어디부터 어디까지 다루어질 것인가? 아마도 많은 부분들이 관객들의 상상력의 몫으로, 혹은 외전의 몫으로 남겨지겠지만, 팬들은 이 모든 것을 <에피소드 3>에서 보길 원한다!
“신화”는 계속될 것인가?
루카스는 <에피소드 1>의 제작에 착수한 후 어딜 가더라도 <에피소드 6>이후의 이야기를 영화화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지겹도록 받아 왔다. 그는 그때마다 - 바로 몇 달 전까지도 - 냉정하게 'NO'라고 대답하였다. 여기에 대한 그의 가장 낙관적(?)인 대답은 이것. “에피소드 3를 완성하고 나면 나는 60세가 될 것이며, 그 후 20년 정도는 스타워즈가 아닌 프로젝트에 전념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80세가 되어서도 기력이 왕성하다면 10년 정도를 투자하여 다음 삼부작을 구상해 보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겠지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장차 '노인이 될' 루카스보다 더 심각하게 되는 사람은 바로 스타워즈의 장엄한 주제곡을 작곡했던 장본인 존 윌리엄스. 올해 벌써 69세인 그가 과연 다음 삼부작(만일 만들어진다면!)을 만들 때까지 살 수 있을 것인가? 그가 없는 <스타워즈>를 감히 상상이라도 할 수 있겠는가? 결국 <에피소드 7,8,9>의 영화화는 현재로서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너무 실망하지는 마시라. 1997년 클래식 삼부작의 '스페셜 에디션'판을 공개하여 '깜짝 쇼'를 연출하였던 조지 루카스는 새로운 장면을 대거 추가시킨 또 다른 버전의 '스페셜 에디션' 판 클래식 삼부작을 준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전 스페셜 에디션 판에서 <제다이의 귀환>의 모습을 따라 컴퓨터 그래픽으로 수정된 <에피소드 4>의 '자바 더 헛'의 경우처럼, 이번에 새로 추가될 장면으로 인해 <에피소드 1,2,3>와 클래식 삼부작간의 일관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소문에 의하면 새로이 추가될 장면 중에는 '데드 스타'에 의해 파괴되기 전의 앨더란의 장면이 포함되어 있으며, 레아의 양아버지 베일 오가나도 잠시 등장한다고 한다. 심지어 오비완의 마스터였던 콰이곤 진이 '포스의 영'으로 등장한다는 소문도 있다. 많은 팬들이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클래식 삼부작의 DVD는 <에피소드 3>의 공개 후 바로 이 버전으로 출시될 것이며, 어쩌면 1997년과 같은 전 세계적인 극장에서의 '로드쇼'도 기대할 수 있을 지도 모르니, 클래식 삼부작을 극장에서 못 보았다고 땅을 치셨던 분이 계신다면 아직 절망할 때는 아니다. 문제는 2006년까지 어떻게 기다리느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