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첫날 ‘尹 순방’ 놓고 파행 거듭… 野 “사과해야” 與 “억지 그만”
[2022 국정감사]
외통위 국감, 시작 32분만에 중단… 밤 10시 김정숙 관련 질의로 또 정회
野, 개의 하자마자 박진 퇴장 요구… 朴장관 “말꼬투리 잡아… 국력 낭비”
“버르장머리 없다” 의원들간 막말도
MBC 보도경위-적절성 놓고 공방 “없는 내용 자막 삽입” “언론 옥죄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에 비치된 노트북 앞에 ‘정쟁국감 NO 민생우선 YES’라는 피켓이 붙어 있다(왼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치탄압 중단하라!’라는 피켓으로 맞섰다. 사진공동취재단
4일 시작된 윤석열 정부의 첫 국회 국정감사는 첫날부터 여야의 거센 충돌이 펼쳐졌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여러 상임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과 야당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 등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한 사과와 박 장관 해임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파행을 거듭했다. 외통위 관계자는 “전·현직 국회의장단을 비롯한 다선 의원들이 주로 활동하는 외통위에서조차 여야가 이토록 극렬하게 대립한 것은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개의 32분 만에 파행된 외통위는 오후 2시 12분에야 속개됐지만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영상 상영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재차 충돌하면서 43분 만에 다시 파행됐다. 여기에 오후 10시 41분경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 관련 질의로 인해 또 정회했다.
이날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개의 선언과 동시에 박 장관의 퇴장을 요구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바보인가. (윤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한테 ‘이 ××’라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서 단 한마디 사과도 듣지 않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나가야 하냐”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외교 참사가 아닌 민주당 억지에 의한 국익 자해 참사”라고 응수했다.
오후 속개된 외통위에선 윤 대통령의 음성이 공개됐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은 윤 대통령의 음성을 재생한 뒤 박 장관에게 “윤 대통령이 책임질 수 없는 것이니까 외교부 수장인 박 장관이 물러나라”고 했다. 이에 박 장관은 “사적 발언에 대해 말꼬투리를 잡아서 빈손외교다, 막말외교다 논쟁을 벌이는 것은 국력 낭비”라고 일축했다.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 비속어 발언과 박진 외교부장관의 해임문제를 두고 여야간 대립으로 파행이 계속됐다. 원대연 기자
행정안전위원회에선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발단이 돼 막말과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대통령이 욕설하고 비속어 논란을 일으키는 말씀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그 거짓말을 누가 믿느냐”고 하자 여야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갔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여당 의원을 향해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에서도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MBC를 향해) 자막을 편집하고 왜곡했다고 하는 것은 언론과 방송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옥죄기”라고 비판하자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미국’이란 말이 없었는데도 MBC는 자막에 삽입했다. 이것은 편성과 편집의 자유를 넘어선 것”이라고 맞섰다.
이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도 관련 공방이 오갔다. 여당 추천인 김도인 이사는 “‘취재 내용이 불분명할 때는 확인될 때까지 방송하지 않거나 잠정적으로 보도해야 한다’는 MBC의 보도 가이드라인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야당 추천의 김석환 이사는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한편 국제기자연맹(IFJ)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여당이 MBC를 형사고발한 것은 명백한 언론 자유 침해로, 이를 규탄한다”고 했다.
박훈상 기자, 권구용 기자, 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