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RACK(클리앙)
2023-12-20 22:38:47
클리앙에서 한약의 보험 급여 확대 기사를 보고, 생각나서 제가 있는곳이기도한 일본의 한의학 포지션인 한방의학 이야기를 해볼려고 합니다.
1. 일본에서 한의사포지션은?
사실 한국과 중국은 한의사와 일반적인 의사로 동양의학,서양의학이 나눠저 있지만.
일본에서 한국의 한의사포지션에 해당하는 직종은 없습니다.
그나마 접골사가 카이로프레틱을하고, 침구사가 침을 따로 뜨는정도....
그럼 한약은? 약사나 의사가 그냥 알아서 만집니다.
2. 일본에서 한약은 어떻게 이용되는가?
개복수술후 대건중탕처방.
조현병에 에빌리파이와 같이 억간산처방
일리노테칸(항암제)으로 항암치료하면서 반하사심탕처방
뭔가 이상한 조합이죠???
하지만 일본에서는 한약이 기본적으로 이렇게 쓰입니다.
심지어 가이드라인에 들어가있는 한약도 많습니다.
보통 산부인과에서, 생리불순같은거 치료할때는 한방약이 1순위로 처방되구요 (가이드라인도 그렇게 되어있습니다.)
심지어 보험처리까지 됩니다.
즉, 한약을 의사가 약사가 만지다보니까. 진단도 기본적으로 서양식 진단으로 합니다.
너가 기운이 허해서 이약을 써야겠구나와 같은 방식이아닌
알러지성비염같은데? 소청룡탕써보자구나 같은 느낌으로 말이죠. (물론 동양의학적으로 처방하는곳도 있습니다.)
3. 일본에서 의사가 한약을 같이 다루는 이유
일본이 따로 한의사를 두지않고, 의사나 약사가 이도류를 휘둘르는 이유는 역사적인 원인에 기인합니다.
서양의술을 하는 의사가 따로 들어온게아니라, 원래부터 동양의술로 치료하던 일본내 한의사(올바른 명칭은 아니지만 편의를 위해서 일본내 한의사라고 하겠습니다.)가 서양의술이나 기술등을 하나하나 추가하면서 근대화를 겪고 지금의 의사(서양식의사)로 포지션 변환한거에 가깝습니다.
사실 16세기까지 일본의 한방의학은 한국과 중국의 전통의학과 비슷했습니다.
중국의 음양오행론이라던가, 생약의 군신좌분류등을 도입해서 말이죠.
당대 중국의 최신의학을 일본내에서 적극적으로 지지하던게 후세파라는 그룹입니다.
이때 이 후세파에게 반기를 든 세력이 등장합니다. 일본 한방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중 하나인 요시마츠 토도를 포함해서, 그런 철학관적인거 복잡해서 못써먹겠다!!. 심지어 당대 중국의 최신의학에는 일본에서 구하기 힘들거나, 일반적인 서민이 구하기 힘든 재료로 가득차있는데 이걸 어디다 써먹냐!!. 차라리 이런 실용적이지도않은 이론과는 거리를둔 상한론으로 돌아가자!! 라고 주장한게 고방파입니다.
절묘하게 이때즈음 네덜란드를 통해서 서양의학이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특히 해부학과같은 개념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후세파의 동양철학관적 사상보다는, 실증적인 문물의 유입이 시작되다보니 서양의학과 후세파의 의견이 맞물리며 후세파와 고방파의 싸움은 결국 고방파의 승리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때를 기준으로해서, 일본의 한방의학은 상한론중심+서양의학짬뽕 구조로 흘러가게 되었고. 그러한 결과가 지금과 같은 구조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4. 현대일본에서의 한약
고로 일본에서 한방약은 대다수가 서양의학적인 마인드로 입각하여 처방되어집니다.
이렇게 사용되고, 보험적용도 되다보니 한약도 제약회사를 중심으로 규격이 통일되어 있구요.
일본에서 한약이 대부분 엑기스산인 이유는 제약회사가 규격을 통일하여 공장에서 찍어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병원안가도 될만한 증상은 전부 한약이 동시에 커버하고 있다봐도 무방합니다.
심지어 큐신이라는 한약제제로 만들어진 약은 일부 부정맥증상에쓰이는 일반의약품이구요.
실제 임상현장에서 한약은 주로 치료할때의 보조제제로써 많이 쓰입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소염진통제 처방할때 위장약 같이 처방하는 느낌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제약회사도 팔리면 팔릴수록 좋기 때문에, 제약회사 주도로 한약의 무작위임상실험을 하는경우도 있고, 일부 의대나 약대에 의뢰해서 일부 한약의 정확한 작용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서포트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마황탕의 항인플루엔자바이러스 작용이나 오령산의 아쿠아폴린수용체 작용등등...) 이렇게 어느정도 실적이나 에비던스가 입증되면 위에서 말한 대건중탕과 같이 실제 임상 가이드라인에 실리는 케이스도 많이 있구요.
그래서 그런가, 한국과 비교해서 동양의학은 미신이다! 라고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는듯 하네요.
특히 약대나 의대에서도 한방관련해서 연구하는 연구실은 항상 인기입니다.
5. 정리
뭐 제가 권위자도 아니고, 뭐라 말할 자격은 안되지만, 일본에서 살다보니 한국에서 동양의학은 무조건 허구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든, 한약으로 모든병을 다 치료할수 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든,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드는건 사실입니다 하하....
그냥 일본은 이렇습니다. 클리앙에도 현직 의료종사자들 많은걸로아는데, 도움이 되신다면 참고가 되었음 좋겠네요 ㅎㅎ
출처 :https://blog.naver.com/wnsgus98106/222848149941
첫댓글 댓글 중---
고약상자(NYout)
사실 서양도 한약을 사용했었습니다. 그러다가 화학이 발전하면서 화학 성분을 중심으로 한 약물학이 발전했구요. 오늘날 서양 의학은 biomedicine 쪽으로 급격하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예측으로는 지금 한방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이 곧 빠른 속도로 biomedicine으로 대체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Biomedicine의 기본 개념이 생체의 매커니즘을 이용해서 치료효과를 얻는 방식이라서, 한방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이걸 학술적으로 체계 있게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에, 곧 많은 한방 치료를 대체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아마도 10년 이내에 각 개인의 DNA 풀 시퀀스를 서비스 할 수 있을 것 같고, 이걸 데이터베이스화 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미 십여개의 주요 질환에 대한 유전자 분석은 서비스 해주는 회사가 있기는 합니다. 이러면 각 개인의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고, 이 사람이 어떤 질병에 얼마나 취약한지 수치로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아주 높은 수준의 체질 정보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심지어 태어나기 전 태아 상태에서 이런 정보를 미리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2)만약 한방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이런 정보들과 기존의 한방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겁니다. 수백년 전의 한방 이론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고수한다면, 점점 뒤쳐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egmont
서양약도 그중에서 여러가지로 물질 탐색해서 유효성분 찾아내서 대량생산하는 거죠. 예를들어 아스피린도 아플때 버드나무 껍질 다려먹으면 효과 있던 것을 화학식 찾아내서 만든거죠. 우루사도 웅담성분 화학식으로 재조합한거구요.
한약도 이렇게 보면 서양약과 별차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결국 유효성분이 몸에서 반응하는 거니까요. 적용기전 밝혀내고 임상시험을 통해 증명하고 GMP지켜서 제대로 만들면 문제 없습니다.
일본처럼 임상시험해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고 GMP지켜서 제대로 만들면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한국은 임상시험으로 입증도 안되고 제대로 만들어지는지도 모르게 제조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