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이어 신분증도… 휴대폰, 지갑의 모든 걸 꺼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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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나 기자 입력 2021.08.04 03:00 조선일보
서울 동작구에 사는 직장인 서지원(24)씨는 지갑을 안 들고 다닌 지 2년이 넘었다. 대신 스마트폰 케이스에 카드 하나 달랑 끼워 넣고 다닌다. 그는 “종종 가는 코인노래방도 요즘은 카드 결제가 되고, 쿠폰·포인트 같은 것도 요샌 앱으로 다 적립하니 지갑 자체를 쓸 일이 없다”며 “지갑이 없어도 불편하긴커녕 너무 간편하고 좋다”고 했다.
지갑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취업·생일 등 다양한 상황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늘 ‘선물 1순위’로 꼽혔던 생활 필수품, 지갑이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금, 카드를 비롯해 쿠폰, 사진·메모, 명함, 신분증 등 지갑에 넣을 만한 것들이 빠르게 전자화(電子化)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마지막까지 버텨온 신분증도 6개월 이내에 실물(實物)이 필요 없어진다. 행정안전부는 내년 1월부터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시범 운용한다. 관공서·은행 등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실물 신분증을 대체할 수 있다. 이미 통신 3사와 경찰청은 작년 6월부터 편의점에서 술·담배를 살 때 등 한정적으로 쓸 수 있는 ‘모바일 운전면허증’(PASS 앱)을 제공해왔다. 행안부는 내년 상반기엔 ‘모바일 주민등록증 확인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사람을 만날 때도 “제가 명함을 안 가져와서, 문자로 보내 드릴게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번거롭게 종이를 들고 다니는 대신 사진 파일이나 ‘리멤버’ 같은 명함 관리 앱을 통해 명함을 전달하고 또 관리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남모(28)씨는 “취업한 다음 가장 먼저 산 게 ‘명함 지갑’이었는데 요즘은 책상 어딘가에 박혀있는 신세”라고 했다.
이 밖에도 지갑 한편을 차지했던 애인·가족의 사진, 메모 등은 이미 스마트폰의 사진·메모 앱으로 들어간 지 오래다. 식당·카페 등에서 제공하는 할인, 방문 쿠폰도 스마트폰 앱의 ‘e-쿠폰’ 등으로 대체돼 방문·구매 횟수를 개당 1000원씩 사고파는 상황에 이르렀다. 신원 확인이 필요한 사원증, 회원증도 점차 안면 인식 등의 방식으로 대체되고 있다. 현금 사용이 빠르게 줄면서, 한국은행은 화폐 발행액을 점차 감축하고 있다. 지난해 화폐 발행액은 36조 4725억원으로 3년 새 2조원 넘게 줄었다.
‘가죽 지갑’이 사라지고 대신 주목받는 것은 스마트폰 ‘가죽 케이스’다. 과거 지갑에나 적용됐을 ‘천연 소가죽’ ‘명품 케이스’ 등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전원이 꺼졌을 때 필요한 주(主) 사용 카드 등을 한둘 넣는 용도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나모(26)씨는 “여자 친구가 군대 전역 선물로 사준 지갑에 카드 하나만 넣어서 들고 다니다가, 최근에는 이걸 안 쓰고 스마트폰 카드 케이스를 새로 사서 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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