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십경(水聲十景)은 조선시대 겸재정선의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중 인왕산 아래 수성동(현 종로구 옥인동)을 산수로 표현한 <수성동도>에서 차용한 것으로 작가는 붓과 먹이 아닌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사람이 떠나간 빈 공간 안에 겹쳐진 자연 풍경을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전달하고 있다.
장민승 작가는 2009년 9월부터 철거가 진행 중이던 현 종로구 옥인동 소재의 옥인 시민아파트를 찾아 291세대 중 특정한 10세대의 내부 모습을 외부의 자연경관과 함께 카메라에 담았다. 두 개의 풍경이 공존하는 이 곳은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삶의 터전이었던 백악산과 인왕산 아래 장동 일대를 화폭에 담은 곳으로 현재 진경산수화에 그려져 있는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여 자연공원으로 조성 중이다. 다큐멘터리적 대상들이 최대한 배제된 특정한 공간을 선택한 작가는 내부의 벽지와 같은 내장재에서 보여지는, 인간에 의해 양식화되어 재현된 자연과 열린 창문너머의 순수 자연이 중첩된 상황을 60인치가 넘는 대형사진으로 재현함으로서 시각의 한계를 초월한 섬세하면서도 회화적이고 초현실적인 풍경으로 보여준다.
6-305 from the series In between times 2010 155 x 187cm archival pigment printed on cotton-paper (사진제공 : 조현화랑)
작가는 겸재 정선이 작품에 담고자 했고, 이 아파트에 살았던 사람들이 창문 너머로 바라보던 인왕산의 풍경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함으로서 삶의 흔적이 베어있는 철거현장이 아닌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법한 낯설고 기이한 풍경을 선사한다. 단순한 기록 차원의 다큐멘터리를 넘어, 장소에 대한 주관과 주제 의식을 통해 공간과 자연에 대한 새로운 미학적 가치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장민승 작가의 시각으로 포착된 특정한 장소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정적인 상태로 마주할 수 있으며, 이는 보는 이의 감성을 한층 더 풍부하고 정교하게 이끌어낸다.
장민승 작가 소개
영화음악, 가구디자인과 제작, 전시기획 연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작업을 해 온 장민승(1978년생)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학과 및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가구디자이너로 시작, 록밴드 활동과 음악 코디네이터, 영화 프로듀서 등 다방면으로 호기심을 채우면서 활동해오다 최근에는 디자인 언어에 대한 고민을 통해 건축이나 가구 등 사물의 문화적 맥락을 관찰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One&J 갤러리, 2010), <수성십경(水聲十景)>(아트라운지 디방, 2010) 등 개인전을 가졌으며, 최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서울도시탐색전을 통해 서울의 생활상과 그 이면을 색다르고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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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십경 in busan celebrate night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작업을 해 온 장민승작가의 전시 오프닝은 언제나 흥미롭다. 직접 연주를 하기도 하고 다양한 퍼포먼스들이 보여주기도 한다. 한여름밤, 해운대 조현화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 오프닝에 진수영Trio가 격정적인 재즈공연으로 축하자리를 마련한다.
장소: Cafe Van (조현화랑 건물 3층)
시간: 8pm
연주소개
진수영Trio (Piano 진수영, Drums 김책, Contrabass 송남현)
2010 한국대중음악상 재즈&크로스오버 최우수연주상을 수상자이며, 교수로서 연주자로서 활동하고 있는 김책과 뉴욕 맨하탄에서 수학하며 활동하고 있는 약관의 피아니스트 진수영 그리고 다양한 스코오프를 보여주는 무지개빛 같은 젊은 음악가 송남현이 함께하는 연주로서, John Coltrane의 Modal Approach에 대한 관심과 태도에 대한 오마쥬를 바탕으로 진수영군의 오리지널 곡 들, 스탠다드 곡들로 구성된 격정적인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