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점심 시간이 가까워지는 시간에 카페에 잠시 들러 백령도의 많은 사진들과
글을 보며 몇 일전의 기억이 떠올라 간단하게 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이번 백령도 여행은 내가 나와 사귀는 시간이 되어 주었고,재충전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정이 풍랑으로 인해 1박2일에서 2박3일로 하루 길어진 백령도 여행은 예상 못했던
일이었기에 은근히 신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배편 때문에 어쩔수 없는 일이 되었고, 생각해보니 회사에도 월요일에 당장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없어 다행이었습니다.
일요일(9/10) 밤에 회사 상사분께 전화를 드렸더니 재밌겠다고 하시면서 잘 놀다 오라고
말씀을 해주시니 맘이 더 편해졌습니다.
여름 휴가를 즐기지 못했던 저에게는 아주 좋은 여행이 되었습니다.
항상 여행을 떠나기 전 배낭을 싸고, 출발하기 전의 설렘이 참 좋습니다.
2006년 9월 9일 새벽 4시20분 알람소리에 일어나(2006년도 들어 제일 일찍 일어남^^)
백령도를 향한 준비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내리면서 택시 콜을 부르고, 집앞(안양평촌)에서
명학역(1호선)까지 와서 5시30분 전철(첫전철)을 타고 인천연안부두까지...
이렇게 백령도를 향한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여행이란, 그 동안 노폐물처럼 내 몸에 쌓여있던 찌꺼기들을 모두 걸러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파란하늘과 푸른바다, 초록빛산과 들...
파도소리와 콩돌이 바닷물에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소리...
갈매기와 잠자리...
파도에 밀려와 수북하게 쌓인 다시마...
콩돌하나 주어 두둘기면 나오는 굴...
손가락으로 살짝만 파면 나오는 조개...
이런 모든 것들이 노폐물을 씻어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여행지에서는 수많은 인파들로 북적거리기 일수인데,
백령도에서는 같이 간 일행들 세상 같았습니다.
여유가 느껴지고 넉넉한 이장(민박집사장님.영화“홍반장”을 연상케 하신분)님의
배려가 더욱 감사하게 느껴지고, 같이 간 일행들(30명) 모두 넉넉해 보이셨습니다.
오랜만의 여유가 제 마음 또한 풍요롭게 해주었습니다.
사곶해변과 비행장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천연비행장도.. 고운모래도.. 손가락으로 살짝만 파면 나오는 조개들도..
심청각
백령도는 막연하게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기에 자세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찾게 되었습니다.
효녀심청의 전설 또한 백령도에서 전해지는 전설인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심청각 2층 창문 사이로 바라본 풍경이 good 이었습니다..^^
중화동교회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896년) 교회라고 합니다.
80년이상 되었다는 색고운 무궁화꽃과 햇빛에 반짝이던 십자가가 떠오름니다.
물곰
우리나라에 물곰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마지막날 유람선 관광할 때 살짝이 고개을 내밀었다가 들어가던 물곰을 생각하니
살며시 미소가 지어집니다.^^
콩돌해안
신발 벗어던지고 어린아이마냥 콩돌에 발맞사지 했던 기억을 떠올리니
조금 창피한 생각도 듭니다...^^
집에 돌아오던 날 쌀쌀해진 기온에 닫아둔 창문 밖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자동차소음이
콩돌들이 파도에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소리로 환청이 들렸습니다.
순간 내 자신이 생각해도 어찌나 황당했는지 모른답니다..^^
까나리 액젓
아침에 일어나 민박집 창문을 열면 약간 비릿하면서 요상 야릇한 냄새가 나곤했었는데
그게 아마도 까나리 액젓의 냄새가 아니였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양의 빨간색의 까나리 액젓 통이 기억이 납니다.
메밀 칼국수
고소하면서 갈끔한 맛의 메밀 칼국수는 가끔 먹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메밀칼국수 먹으러 백령도를 갈수도 없고 걱정입니다..^^
마지막날 이른 점심으로 인해 반도 먹지 못하고 남긴 칼국수가 점심시간이
가까워진 이 시간에 생각이 나니 배에서 신호를 보냅니다.
메밀칼국수 대신 복칼국수라도 먹어야할 것 같습니다...^^
두무진 포구
저희가 묵었던 민박집이 있던 곳입니다.
민박집 사장님의 장산곶횟집에서 우럭과 놀래미 회와 매운탕을 먹었고,
다시마를 건져올리시는 아주머니와 허리가 살짝이 구부신 할머니께서
작은 바구니에 자연산 굴을 반쯤 따오시던 모습과 포구 끝쪽에서는
놀래미와 다시마를 말리고, 한쪽에서는 조개를 캐고 계시는 젊은 아주머니의
모습이포구의 배주위를 날아다니던 갈매기들과 겹치어 생각이 납니다.
통일기원비가 위치해 있는 산책코스가 참으로 맘에 들었습니다.
첫 번째 날은 강한 바람과 함께 산책을 즐겼고,
두 번째 날은 장어구이를 먹고 서해최북단의 석양을 보았고,
세 번째 날은 아침을 먹고 올라가 두무진포구의 아침풍경을 감상했었습니다.
민박집 이장님의 유람선 관광으로 이루어진 비경은 말과 글로 표현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두무진 해안의 비경은 백령도에서도 최고로 꼽힐뿐만 아니라 백령도에 와서
이곳을 못보고 가면 백령도에 왔다갔다고 말하지 말라 할정도라고 합니다.
코끼리 바위를 비롯 장군바위, 형제바위,촛대바위, 물곰 서식지 등등...
매번 힘들게 땀 흘리며 힘든 산행을 하던 여행과는 달리
섬 여행은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좋은 추억으로 간직될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 고생이 많으신 아하님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같은 방을 사용했던
초록지붕님과 파도리님, 블루아이스님 좋은 추억을 같은장소,
같은시간대에 만들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다른 일탈 가족분들도 무지무지 많이많이 반가웠습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첫댓글 어촌여행 후기중 가장 좋은 후기 입니다 누구라고 말은 못하지만 좀 배우소
내말이 상줘야돼 / 서울역 대합실 물품보관함에 백령도산 메밀칼국수 넣어놨습니다. 식기전에 찾아 드세요 ㅎㅎ / 씨익님이 먼저 드실수도...
벌써 찾아 먹었는데 맛은 별로더라 ..백령도 맛이 나긴 나는거 같은데 ..중국산 냄새와 북한산 냄새가 더 강하더라~~?? 혹시??
씨익님! 과찬이십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하님! 점심시간에 안양에서 서울역까지는 넘멀어요..안양역 대합실에 넣어주셨더라면..^^
생생한 후기를 접하니 다시한번 그 섬 에 가 있는 착각이 드는군요 후기 고마워요 끌림님~ 역시 예리하신 씨익님- 가만히보면 남대문 안가본 사람이 목소리가 더 크죠^^*
추암님 아직 모르시나 본데 요즘은 남대문에서 소리 치는 사람 없어요 ,눈빛 턱짖으로 다 한당께요
생생하게 느끼셨다니 다행입니다...그럼 후기 작성한거 성공한거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제가 닉을 기억을 못해서 얼굴하고 매치가 안됩니다. 다음기회 뵙게되면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눈에 백령도 여행길이 들어옵니다. 담에 또 만나요.
블루아이스님이 우도에 갔다온 이후 왕언니 얘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했었거든요.뵙게되어 반가웠습니다.
백령도 가는 뱃길 생각하기도 싫어용
오는 길은 편안했잖아요...^^ 그래도 나중에 또 가고 싶어질것 같아요~
지났으니 하는 얘긴데, 나름 스릴넘쳐 잼났는데.....오는 뱃길은 사실 좀 심심터라는..쿄쿄~ 끌림님..조근조근 후기 잘~ 쓰셨네..기억력도 참 좋으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