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 말고 깨어라
쉬지 말고 흘러라
새 아침이 올 때까지
어두운 이 밤을 지켜라
..........
그 암울했던 시기에는 이런 노랫말 한마디에도 힘을 얻고, 용기를 내고는 했었지요.
천리길 / 김민기. 작사.곡.노래 (1979년)
동산에 아침 햇살 구름 뚫고 솟아와
새 하얀 접시 꽃 잎 위에 눈부시게 빛나고
발 아래는 구름 바다 천리를 뻗었나
산 아래 마을들아 밤새 잘들 잤느냐
나뭇잎이 스쳐가네 물방울이 날으네
발목에 엉킨 칡넝쿨 우리 갈길 막아도
노루 사슴 뛰어간다 머리 위엔 종달새
수풀 저편 논두렁엔 아기 염소가 노닌다
가자 천리 길 굽이 굽이쳐 가자
흙 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쏟아지는 불햇살 몰아치는 흙 먼지
이마에 맺힌 땀방울 눈가에 쓰려도
우물가에 새색시 물동이 이고 오네
호랑나비 나르고 아이들은 촐랑거린다
먹구름이 몰려온다 빗방울도 떨어진다
등 뒤로 흘러내린 물이 속옷까지 적셔도
소나기를 피하랴 천둥인들 무서우랴
겁쟁이 강아지는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가자 천리 길 굽이 굽이쳐 가자
흙 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동산에 무지개 떴다 고운 노을 물들고
하늘가 저 멀리엔 초저녁 별 빛나네
집집마다 흰 연기 자욱하게 덮히니
밥 냄새 구수하고 아이들을 부르는 엄마소리
가자 천리 길 굽이 굽이쳐 가자
흙 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출렁이는 밤하늘 구름엔 달 가고
귓가에 시냇물 소리 소골소골 얘기하네
졸지 말고 깨어라 쉬지 말고 흘러라
새 아침이 올 때까지 어두운 이 밤을 지켜라
가자 천리 길 굽이 굽이쳐 가자
흙 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랄랄라 랄랄랄랄랄라
랄랄라 랄 랄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