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부, 비용절감위해 외국회사에 아웃소싱
여권 보안체제 구멍 위험, 거센 논란
미국의 첨단 전자여권이 일부 외국 회사들에 의해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여권제작 비용절감 때문에 보안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미국정부는 전자 칩을 내장해 발급하고 있는 새 전자여권 가운데 일부를 외국 회사들에게
아웃 소싱을 해서 제작해온 것으로 워싱턴 타임스가 26일 폭로했다.
미국정부의 아웃소싱을 받아 미국여권을 제작해온 외국회사들의 소속 국가들을 보면 독일
과 네덜란드, 이스라엘, 태국 등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두고 있는 한 회사는 미국정부로부터 여권제작 수주를 받아 인건비가 싼
태국에서 만들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여권 제작을 외국회사들에게 아웃소싱하기로 결정한 기관은 연방 정부와 의회 등의
인쇄물 제작을 맡고 있는 GPO(Government Printing Office)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GPO는 미국여권의 일부를 블랭크, 공여권으로 외국 회사들에게 제작하도록 함으로써 1억
달러의 여권제작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미국 여권을 통제하고 있는 미 국무부는 외국회사들이 제작해온 전자여권은 블랭크 여권
이므로 미국민들의 신상정보가 누출되는 등 보안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워싱턴 타임스의 보도를 접한 연방의회 의원들과 전문가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비용절감 때문에 보안상의 중대 구멍이 뚤릴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연방하원 상무위원장인 민주당의 존 딩겔 하원의원은 “보안을 가장 중시해야 하는 미국여권
이 외국 회사들의 손에 의해 제작되고 있다는데 당혹감과 우려를 금치 못한다”고 성토하고
의회차원에서 조사할 것임을 경고했다.
실제로 네덜란드 회사가 미국전자여권을 태국에서 제작하는 과정에서 중국 스파이의 표적이
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워싱턴 타임스는 전했다.
미국의 전자여권에는 겉표지에 디지털 사진과 여권번호, 여권소지자의 개인정보 등이 담긴
극소형 전자칩이 내장되어 있다.
이에 따라 비록 블랭크 여권일지라도 외국스파이에게 넘어갈 경우 미국첨단여권의 보안체계
가 뚤려 악용될 위험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파문을 일으키자 GPO의 감사관실은 자체 조사에 착수하며 미국 전자여권의
해외제작을 중단하는 조치를 즉각 취하고 나섰으나 앞으로도 계속 성토당할 것으로 보인다.
글/ 한면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