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둘람굴에 매인 사람들
<목사님! 크리스마스가 다가 오네요
주위에 어려운 목사님들께 쌀을 좀 보내 주시라고 백만원 입금했습니다
수고 스럽더라도 부탁드립니다 감기조심하고 건강잘챙기세요 ᆢ**>
12월 13일(수) 아침에 오지랖 사역에 성심껏 협력해 주시는 한 분이 보내오신 메시지입니다.
지난 11월부터 금월에 이르기까지 이런저런 명목으로 몇 몇 분들의 귀한 섬김이 있었습니다.
전방 지역의 장병들을 위한 햄버거 보내기 사역을 비롯하여 약한 교회 달력을 위한 후원과 쌀 나누기 사역을 위해 이 어려운 시기에 금쪽같은 물질을 보내 주신 분들의 귀한 사랑과 섬김을 흘러보내며 목회자로서의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게 됩니다.
특별히 쌀 나눔 사역을 위하여 대상지를 선정함에 있어서 약한 교회들을 추천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추천을 통하여 수도권에서 개척교회를 섬기는 한 가정을 알게 되었습니다.(총 13개 교회에 20키로 쌀을 흘러 보냈습니다.)
부 교역자로 섬기던 시절, 지인 분이 개척 멤버없이 교회를 설립하여 4-5년간 피나는 노력 끝에 몇 가정을 전도하여 교회 분위기가 달라지려 했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동안 열심히 양육하며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의 자리매김이 되던 한 가정이 잠수(?)를 타더라는 것입니다.
수일 후 알고 보니 이분들은 주변의 시설이 괜찮은 중형교회 전도팀에 의해 등록한 상태였으며, 본인들도 연락하기가 껄끄러우니까 단절해 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몇 차례 하니까 사람에 대한 기본적 신의가 사라지는 것이 두렵다는 고백에 뭐라고 할 말이 없었습니다.
열심히 복음의 씨앗을 뿌려 싹이 나고 자라가는 재미가 들려고 하면 조건과 시설이 좋은 규모있는 교회로 옮겨 가는 가슴 아픈 목회적 현실 체험담을 접하며 농어촌 교회와 도심지의 개척교회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가슴 시린 이러한 목회적 생태 구조는 개척교회를 기성교회들이 왜 품어야 하는 가를 단편적으로 보여 준다 하겠습니다.
쌀 나눔 사역을 통하여 알게 된 수도권의 한 상가교회의 사정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비슷한 예라 하겠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의 3층을 임대하여 교회를 설립한지 어언 십년의 세월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자립은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부르심에 대한 소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교회를 출석하고 있는 가족들의 면면이 너무나 귀하고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맨땅에 헤딩하듯이 다섯 식구로 교회를 시작하였기에, 예배당 임대료를 위하여 부부는 생활 전선에 알바 형식으로 내 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은 건강했기에 그런대로 버텨왔지만, 삼년전 사모님은 가슴에 혹이 생기는 암 진단을 받고서 현재는 투병중이라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부군되시는 목사님도 택배 알바를 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요즘 힘들어 하고 있다며 생면부지의 목사의 궁금증에 답변하시는 사모님의 답변을 들으며 그저 가슴으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화 도중 지나온 삶이 주마등처럼 스치는지 울컥하시는 목소리를 들으며 “사명이 무엇이기에”“오직 주의 사랑에 매인 삶이 어떠하기에”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짧은 통화속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자신들에게 붙여 주신 하나님의 뜻을 붙 쫓고 살아가고 있는 사모님 부부의 사연을 들으며, 다윗이 장인인 사울왕에게 쫓기며 피난했던 아둘람 굴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어 졌습니다.
1. 그러므로 다윗이 그 곳을 떠나 아둘람 굴로 도망하매 그의 형제와 아버지의 온 집이 듣고 그리로 내려가서 그에게 이르렀고 2. 환난 당한 모든 자와 빚진 모든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가 다 그에게로 모였고 그는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그와 함께 한 자가 사백 명 가량이었더라(사무엘상 22:1-2)
경우는 다르지만, <환난 당한 모든 자와 빚진 모든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가 다 그에게로 모였고> , 세상살이에서 소외된 상처받은 이들이 기대고 돌봄받고 있는 약한 상가교회 목회자로서의 삶을 내려놓지 못하는 한 가지 이유 역시 현대판 아둘람 굴의 필요성 때문입니다.
때로는 너무나 외롭고 지쳐 버틸 힘조차 남아 있지 않지만, 나같은 연약한 이를 부르신 그분의 사랑에 매임이 크기에 그 사랑 때문에 도심 속의 아둘람 굴을 떠날 수 없고 포기할 수 없는가 봅니다.
무엇보다 마음 아픈 것은 보험에 가입된 지 3개월이 되지 않아 병원비 부담으로 진료를 받지를 못하고 있다는 말이 가슴을 때렸습니다.
인생의 황금기를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현대판 아둘람 굴에 매인 삶을 자원했던 목회자 가정을 향한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요청합니다.
혹시라도 이 가정의 현실적 어려움에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사랑의 짐을 나누어 주실 분은 010-5532-5935(이도형 목사)에게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격적인 추위에 건강 조심하셔요 ^-^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