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언어
현생 인류의 발상지로 알려진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는 인간 언어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사용되는 고유 언어는 약 2500여 개 정도로 파악되고 있는데, 예전의 유럽의 식민지 정책에 의하여 영어와 프랑스어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Lodhi 1993: 79). 많은 수의 언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지역은 오랜 기간 동안 문자가 존재하지 않은 까닭에 문헌 자료가 불충분하고, 또 기후적, 지리적 특성상 연구에 어려움이 있어서 다른 지역들에 비하여 언어들에 대한 연구가 아직 미진한 편이다. 또한 많은 토착 언어들이 소멸 위기에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의 언어는 사하라 사막을 기준으로 남북 지역의 언어적 차이가 큰데, 이는 사막을 건너 서로 왕래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언어들은 크게 사하라 사막 북쪽의 아프로아시아어족(Afroasiatic language family)과 나일-사하라어족(Nilo-Saharan language family), 니제르-콩고어족(Niger-Congo language family), 코이산어족(Khoisan language family), 오스트로네시아어족(Austronesian language family), 인도유럽어족(Indo-European language family) 등으로 나누어지며 특히 세 어족, 아프로아시아어족, 나일-사하라어족, 니제르-콩고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이 많다. 이 중 가장 넓은 지역에서 가장 많은 화자들에 의하여 사용되고 있는 언어는 니제르-콩고어족이다. 개별 언어들 중에서는 동아프리카에서는 스와힐리어(Kiswahili), 서아프리카에서는 하우사어(Hausa)가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스와힐리어는 니제르-콩고어족에, 하우사어는 아프로아시아어족에 속한다.1)
아프리카의 링구아 프랑카 스아힐리어
스와힐리어는 본래 케냐, 탄자니아 동부 해안 지역에 분포한 언어였다. 그러나 지난 천 년 동안 아랍계, 페르시아계, 인도계 문화와의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많은 차용 어휘들을 받아들였고, 지금은 사용 지역 또한 내륙으로 확장되어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 르완다, 부룬디, 소말리아 남부, 오만, 모잠비크 등 동아프리카 10여 개 국에서 사용되는 등 전체 화자가 5천만 명에 이르는 언어이다. 따라서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들에서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언어로 등장하는 언어가 바로 이 스와힐리어이다. 예를 들어 영화 ‘라이언 킹’에 등장했던 ‘심바(simba)’는 스와힐리어로 ‘사자’를 뜻하며,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는 ‘문제 없다’라는 뜻이다. 그 외에 ‘감사합니다’는 ‘아산테(asante)’, ‘실례합니다’는 ‘사마하니(samahani)’이다.2)
코이산어족의 흡착음
아프리카에서 사용되는 언어들 중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는 언어로는 아프리카 서남단 칼라하리 사막을 중심으로 부시맨과 호텐토트족들에 의하여 사용되는 코이산어족(Khoisan languages)가 있다. 부시맨은 인류 문화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라 불리는 수렵, 채집 문화를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는 부족이며 호텐토트족 역시 원시적인 형태의 목축을 하는 부족이다.
이들의 언어에는 흡착음(Click sound)이라고 불리는 소리들이 존재한다. 이는 우리가 흔히 혀를 차거나 입을 맞출 때 내는 ‘쯧쯧, 쪽쪽’하는 소리와 비슷한데, 코이산어에서는 이러한 흡착음의 종류가 무려 80여 개에 달하며 독립된 개별 음운으로서 의사소통에 사용된다. 흡착음은 원래 코이산어에만 존재하였으나 지금은 주변의 반투어에까지 전파되어 반투어의 방언들에서도 흡착음이 발견된다. 예전에는 코이산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이 100여 개 이상 있었으나 지금은 상당수가 사멸되어 30여 개 정도만 남아있으며 화자 수는 20만 명을 넘지 않는다.3)
쇼나어의 성조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의 대부분의 언어들은 성조(tone)을 가지고 있다. 즉 소리의 높낮이에 의해 단어의 의미가 구분된다. 예를 들어, 쇼나(Shona)어에서 pàr는 ‘-를 화나게 하다’의 뜻이며 pár ‘-을 긁어내다’의 의미를 가진다. 쇼나어의 한 방언에서는 전체 단어의 약 10퍼센트가 성조에 의해서만 구분된다. 때때로 이러한 성조는 단어 의미를 구별할 뿐만이 아니라 문법적인 기능으로도 사용된다. 즉, vá no bik a는 ‘그들은 요리를 한다’, va nó bik a는 ‘요리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이다.4)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유럽어 : 아프리칸스어

아프리칸스어의 사용지역
아프리카의 남쪽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에서 사용되는 아프리칸스어(Afrikaans)는 16~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사용하던 언어가 시간이 흐르면서 독자적인 변화를 거치며 만들어진 언어로 인도유럽어족 중 게르만어파에 속한다. 이후 네덜란드 본국과의 교류가 단절되고, 프랑스, 포르투갈, 영국에서 온 이주자들의 언어 그리고 아프리카의 토착 언어인 반투어와의 혼합이 이루어졌다. 어휘는 90% 이상이 네덜란드어에서 기원하나 문법적으로는 네덜란드어와 많이 다르게 변화했다. 특히, 아프리칸스어는 17세기에 전해진 네덜란드어를 기원으로 하기 때문에 17세기 네덜란드어의 일부 특징들이 보존되어 있으며, 아프리칸스어 화자들은 네덜란드어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아프리칸스어는 19세기 초까지는 네덜란드어의 한 방언으로 간주되었으나 지금은 독립된 하나의 개별 언어로 간주되고 있으며, 1925년 이후 부터 영어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공용어이다.5) 현재 약 1000만 명의 사람들이 모국어 또는 제2외국어로 아프리칸스어를 사용하고 있다.6)